<뉴스타파> 취재진들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수행원들에 의해 격리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동영상이 공개됐다.

▲ 8일 박근혜 후보가 외신기자클럽 기자회견을 마치고 외신기자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뉴스1

전국언론노동조합과 해직 언론인들이 만드는 인터넷방송 <뉴스타파>는 지난 8일 서울 태평로 소재 프레스센터에서 <뉴스타파> 기자들이 박근혜 후보를 취재하는 도중 감금됐던 사건을 10일 새벽 동영상을 통해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8일 김재철 MBC 사장 해임안을 부결시켰으며, 양문석 방통위원은 부결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청와대와 박근혜 캠프의 외압에 대해 구체적으로 폭로하기도 했다.

▲ 저지당하는 <뉴스타파>팀 - 뉴스타파 화면 캡처

10일 <뉴스타파>에 따르면, 외신기자를 대상으로 한 행사를 마치고 나오는 박근혜 후보에게 <뉴스타파> 조성현 PD는 "김재철 사장 해임을 막겠다는 보고를 김무성 전 의원에게 받으셨나요?"라는 질문을 했고 곧바로 박근혜 후보 측에 저지 당했다. 조성현 PD의 거듭된 질문에도 박근혜 후보는 웃기만 할 뿐 대답이 없었다.

"여기 앞에서는 (취재하는 것은) 가능하죠?"라는 취재팀의 저항에, 박 후보 측 관계자는 "외신 아닌데 이러면 안 되지"라며 <뉴스타파>팀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길을 막아섰다. 이어 박 후보 측 관계자는 "OO아! 문 열고 밖으로"라며 <뉴스타파>팀을 건물 비상계단 밖으로 내보낼 것을 명령했고, 관계자들은 "문 닫아, 문 닫아"라며 <뉴스타파>팀을 감금시켰다. 몸싸움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박 후보 관계자 측은 카메라 기자를 밀치며 기자의 촬영을 방해했다.

<뉴스타파> 취재진들은 비상계단 쪽에 격리됐고 그 사이 박 후보는 건물을 빠져나갔다. 이러한 소동에도 이정현 새누리당 공보단장은 보지 못한 척 지나갔고 조윤선 새누리당 대변인은 "오늘 풀로 운영되는 거 모르셨나봅니다. 죄송합니다"라며 자리를 피했다.

'김재철 MBC 사장 해임 문제에 청와대와 여당 인사가 개입됐다'는 중대한 폭로에 유력 대선 후보가 침묵으로 일관하는 모습, 질문하는 취재진들을 감금시키는 조치를 취하는 태도 등에서 언론을 대하는 박 후보의 태도를 엿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뉴스타파>의 보도 이후 트위터에서는 "벌써 독재 박근혜 12월 19일 청소대상" "KBS 수신료 뱉어내! 뉴스타파 후원하게" "찍소리 못하고 살던 유신 독재 시절 남영동 대공실로 끌려가는 기자들의 모습이 상상된다" 등 박근혜 후보의 독선적 태도에 대한 누리꾼들의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한편, <뉴스타파>팀은 9일 박근혜 후보 캠프에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뉴스타파> 제작진은 공문에서 "'뉴스타파 취재진 일시 감금 사태'가 박 후보 캠프의 과도한 경호일 뿐만 아니라 언론의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비판적 언론을 길들이려는 '폭력'과 '탄압'이라고 규정한다"며 "뉴스타파 취재진 일동은 이번 감금 사태에 대한 박근혜 후보 캠프의 공식 입장 표명과 사과, 그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책임자 처벌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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