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데스크>의 '할머니''할아버지' 자막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는 가운데, MBC <뉴스데스크>의 잦은 방송사고는 김재철 사장 체제의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또 다시 제기됐다.

MBC <뉴스데스크>는 5일 "후보님, 내 말 좀 들어 보세요"라는 제목으로 보도한 기사에서 시민들의 이름과 나이 대신에 '대학생' '할머니' '할아버지' '환자' '근로자'라고만 적힌 자막을 내보내, 기본적인 영상편집 방식조차 지키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보도는 MBC노조 파업 도중인 지난 7월 입사한 디지틀조선 출신의 시용기자가 리포트한 것이다.

▲ 5일 신설된 '경청 코리아'의 자막 - MBC <뉴스데스크> 화면 캡처

이처럼 '황당한' 자막의 배경에는 MBC노조 파업 도중 신설된 부서인 'MBC뉴미디어뉴스국'이 있는 것으로 꼽힌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의 이재훈 민실위 간사는 7일 공정언론공동행동 주최로 열린 'MBC 제작시스템과 보도, 어떻게 망가졌나' 보고대회에 참석해 "할머니를 보고 할머니라고 생각하지 않을 분이 계신가? 할아버지를 보고 할아버지라고 보지 않을 시청자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황당 자막'의 배경에는 뉴미디어뉴스국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훈 간사는 "음성이나 영상으로 충분한 정보가 시청자에게 전달되지 않을 때, 자막으로 처리하는 게 일반적이다. 뉴스데스크의 이번 자막 사태는 저널리즘의 기본도 지키지 못한 부끄러운 일"이라며 "해당 부서 인력들의 정확한 채용 과정과 절차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우리도 해당 부서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뉴미디어뉴스국과 관련된 사고는 이번 뿐이 아니다. 지난 7월 27일에 방송된 <뉴스데스크>의 'MBC-구글 SNS 현장중계'에서 배현진 앵커는 서울과 런던의 주요 SNS망 연결 지점을 소개하면서 "이곳은 서울의 한 기업체 사무실인데요. 다들 모여 계시네요"라며 환호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도했다. 하지만 방송 화면 속의 사무실은 MBC 여의도 사옥 6층 뉴미디어뉴스국 사무실이었다.

▲ 지난 7월 27일 <뉴스데스크> 15번째 리포트 'MBC-구글 SNS 현장중계' 캡처. '서울의 한 기업체 사무실'은 사실 여의도 MBC 사옥 6층의 뉴미디어뉴스국 사무실이었으며, MBC 뉴미디어뉴스국 직원들이 '올림픽을 응원하는 일반 시민'으로 둔갑됐다는 지적이다.

또 MBC <뉴스데스크>가 10월 7일 안철수 후보의 편법 증여 의혹을 보도하면서 '안철수의 가면'이라는 표현을 인터넷판 제목으로 뽑은 부서도 뉴미디어뉴스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윤영무 MBC 뉴미디어뉴스국 국장은 "인터넷 뉴스는 제목을 좀 재미있게 붙일 수도 있는 것이다.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보도는 네티즌들이 선정한 '최악의 대선 보도'로 선정됐다.

이재훈 간사는 보고대회가 끝난 뒤, <미디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5일에 보도된 기사를 보면 자막만 문제가 아니라 음성도 문제였다. '제조업 종사자'가 말하고 계신 '분명하고 그건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요. NLL 문제는' 부분은 오디오도 들리지 않는다"며 "'경청 코리아'라고 기획했지만 무엇을 시청자에게 전달하려고 하는지 잘 모르겠다. 하나마나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MBC 보도국측은 <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 자막은 사고나 실수가 아니라 애초 취지에 맞게 제작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MBC 측 관계자는 "각층에서 열심히 사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한데 모은다는 취지에 따라 한 사람당 3초 정도의 시간을 할애해서 15명의 인터뷰를 담았다"며 "그 사람들이 국민으로서 무슨일을 하는지에 포커스를 맞췄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름, 직업, 거주지 등을 길게 삽입하면 너무 빠른 시간에 바뀌다 보니 시청자의 혼동을 일으키리라 판단했다"며 "그렇다고 아예 안 넣을 수도 없다보니 인터뷰 취지와 물리적 한계를 고려해 삽입한 자막이니 양해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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