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사 옆 건물에 부착돼 있는 박근혜 후보 현수막 ⓒ미디어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국민대통합'을 기치로 전면에 내세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인들이 요구하고 있는 '김재철 MBC 사장 사퇴' 등에 대해서는 수개월째 침묵으로 일관해 비판이 빗발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아래 언론노조)은 30일 정오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언론장악 대선 활용 새누리당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은 언론장악 대선활용 책동을 즉각 중단하고 공정언론·언론자유를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김재철 MBC 사장은 횡령과 배임 의혹뿐 아니라 공정방송 파탄, 밀실 민영화 추진 등 해임 사유가 차고 넘치지만 해임안 처리는 여전히 차일피일"이라며 "이는 방문진 이사들이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 눈치보기를 한 결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언론노조는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이 추구하는 나라가 진정 민주주의에 기반한다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언론자유 훼손 문제에 답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은 공정언론을 요구하는 언론노동자와 시민들의 정당한 주장을 '정치공세' 운운하며 외면하고 심지어 매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근혜 후보는 30일 오후 정보방송통신(ICT) 대연합회와 미래IT강국전국연합 주최로 열린 간담회에서 "공영방송 이사회가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균형있게 반영하고, 사장 선출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투명하게 하겠다"면서도 '김재철 MBC 사장 사퇴'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 퇴진' 등과 관련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은 "MBC 뉴스데스크는 조중동·종편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김재철 사장은 공영방송을 팔아먹겠다고 나서고 있다"며 "악마 같은 김재철이 저렇게 날뛰도록 비호한 세력이 누구인가? 바로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여당의 방조로 학력위조, 비리, 5공 인사 등 숱한 의혹을 가지고 있는 이길영씨가 이사장이 되고 KBS 사장 선임도 여당의 비밀 공모로 추진되고 있다"며 "앞으로 언론장악의 행태가 박근혜 후보까지 이어진다면, 언론 노동자들은 결코 지켜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 전국언론노동조합이 30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언론장악 대선 활용 새누리당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미디어스

정영하 언론노조 MBC 본부장은 "현재 MBC에서 방송을 만들어야 할 방송인들이 애먼 교육을 받고 있다"면서 "언론장악을 위해 공영방송을 망가뜨리는 데 일조하고 있는 박근혜 후보가 언론 공정성 요구에 침묵으로 일관한다는 걸 언론 구성원뿐 아니라 국민들 모두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본부장은 "현재 국민들은 'MBC 문을 닫으라'한다"며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 김재철을 몰아내고 국민들과 함께 새롭게 MBC를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석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언론정책에 관한 새누리당의 마지막 입장을 들으러 왔다"면서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은 여당 편향적인 KBS 이사들을 통해 KBS 사장을 뽑아 편파 방송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본부장은 "새누리당이 편향 방송을 위한 사장 선임을 이대로 밀어붙인다면 KBS 구성원들은 보복으로 되갚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필립 이사장 퇴진과 편집권 독립'을 주장하고 있는 부산일보 노조의 이호진 위원장도 "이곳은 부산보다 공기가 차다. 지난 언론악법 투쟁 때도 그랬지만, 이곳의 겨울은 빨리 찾아오는 것 같다"면서 "지난 언론 총파업 때 부산일보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부산일보 노조원들은 힘겨운 시간을 보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호진 위원장은 "기자회견장에서 정수장학회가 떳떳한 장학회라고만 떠들던 박근혜 후보가 안타깝다"며 "최필립 이사장과 박근혜 후보가 언론 공정성을 계속적으로 외면한다면, 부산일보 노조는 힘겨운 시간을 겪더라도 준엄한 심판으로 응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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