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YTN이 정부여당에 불리한 사안은 축소로 일관하는 등 대선보도의 편파성이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YTN 내부에서 제기됐다.

▲ YTN은 23일과 24일 두 차례에 걸쳐 '청와대 적극 개입 정황...이시형 25일쯤 소환'라는 제목으로 내곡동 특검 문제를 다뤘다. -YTN 뉴스 캡쳐

24일 YTN노동조합 공정방송추진위원회에 따르면, YTN 사회1부에서는 내곡동 특검과 관련해 '청와대 적극 개입 정황...이시형 25일쯤 소환' 리포트가 제작됐으나 부장의 지시에 따라 23일 오후 한 차례만 방송된 뒤 '삭제 데이터'로 옮겨졌다.

공추위는 24일 성명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의혹'에 대한 YTN의 축소보도는 이번만이 아니다"라며 "지난 9일에는 '대통령 일가가 부담돼 기소하지 않았다'는 서울지검장의 발언을 YTN만 리포트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내곡동 사저 매입은 대통령의 직접 지시에 의한 것'이라는 청와대 전 경호처장의 인터뷰 내용을 YTN만 보도하지 않았다"며 "공추위는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의혹'에 대해 유달리 소극적 보도로 일관하고 있는 데 대해 그 배경과 의도를 철저히 따져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공추위 성명이 발표된 직후 YTN은 '청와대 적극 개입 정황' 리포트를 한 차례 더 방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YTN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아들의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반론이나 검증도 없이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의 일방적 주장만을 보도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YTN은 23일 오후 5시 뉴스에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아들 특혜 채용 의혹'을 제기한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을 출연시켰으나 별도의 반론이나 검증 없이 김상민 의원의 주장만을 여과없이 보도했다.

공추위는 "각 캠프의 출연을 통해 자신들에게 제기된 의혹을 물어보고 반박이나 해명을 듣는 경우는 납득이 되지만,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를 불러놓고 상대방의 반론 없이 그 의혹을 더 자세히 설명하게 하는 경우는 누가 봐도 편파적"이라며 "YTN이 일부 종편처럼 대선 특수를 누리기 위해 선정적인 방식의 보도를 할 필요는 없으나 최소한 보도할 것은 해야 하고, 하지 말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 김상민 의원은 23일 YTN에 출연해 '문재인 아들 특혜 채용' 의혹을 제기했다. -YTN 뉴스 화면과 YTN 노조 공추위가 제공한 자료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의 출연에 대해 YTN 정치부는 2시와 3시 뉴스에서 각각 안철수 캠프와 문재인 캠프 인사가 출연했기 때문에 안배를 위해 5시 뉴스에 새누리당 의원을 섭외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공추위는 "4시 뉴스에는 문재인 후보측의 우상호 대변인 출연에 앞서 박근혜 캠프의 김경재 기획담당특보가 전화로 출연해 NLL논란과 정수장학회에 대한 박근혜 캠프 쪽의 입장을 설명했기 때문에 기본적 출연 안배에서도 YTN은 형평성을 잃었다"고 밝혔다.

이어, "단지 섭외만이 아니라 출연자의 성격과 출연내용을 살펴보면 편파성은 더욱 두드러진다"며 김상민 의원에 대한 질문 가운데 '문재인 아들 의혹'이 40%를 차지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한정호 YTN 홍보팀장은 25일 <미디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다양한 여·야, 무소속 후보들이 출연할 수 있는 것이고, 최대한 균형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YTN은 대선 방송의 원칙들을 준수하고 있고, 불공정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노사공정방송위원회에서 잘잘못을 따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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