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승희 민주통합당 의원

KBS가 지난 4년간 난시청 해소를 위해 집행한 예산 1,091억원 중 79%에 해당하는 860억원이 난시청 해소와 무관하게 사용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1일 민주통합당 유승희 의원은 KBS가 제출한 자료에 대한 분석을 통해 "최근 4년간 난시청 해소를 위해 KBS가 집행한 예산 1,091억원 중 79%에 해당하는 860억원이 난시청 해소와 무관하게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구체적으로 난시청 해소와 무관하게 집행한 예산은 KBS비즈니스 위탁비·차량 장비보강 132.3억원(12%), TV송중계소 디지털화 726.8억원(67%)"이라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특히 난시청 해소를 명분으로 KBS가 지난 2010년 320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디지털시청 100% 재단'의 경우 2012년 예산 집행률이 2%(2.8억)에 불과해 KBS가 난시청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면서 "난시청 해소에 필수적인 소출력중계기 설치 예산은 한 푼도 집행하지 않아, 다른 목적으로 재단을 설립한 것 아닌가 하는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 의원은 "4년간 감소한 난시청 가구 수는 6.1만(2009년 기준 전체의 9%) 가구에 불과해 KBS가 난시청 해소 의지없이 '생색내기' 사업을 전개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의원은 또 "최근 4년 난시청 민원은 10만 건에 육박하고 있다"며 "접수된 민원을 전체의 10% 정도라고 가정한 뒤, 접수되지 않은 민원까지 포함하면 매년 약 25만명의 국민이 난시청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 2008~2012.8월 난시청해소 집행 세부내역과 예산 - 유승희 의원실 제공

유 의원은 "난시청에 따른 수신료 면제금액은 4년간 819억원에 육박하고 있어 수신료 수입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이는 전체 수신료 면제금액의 32%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수신료 인상의 큰 원인이 된다. 즉, 책정된 난시청 해소 예산은 제대로 집행도 하지 않은 채 수신료 인상만을 무책임하게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KBS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BS의 난시청 수신료 면제금액은 2009년 212.4억원, 2010년 208.2억원, 2011년 205.5억원, 2012년 7월 194.1억원으로 조사됐다.

유승희 의원은 "난시청과 무관한 사업에 예산을 집행한 것은 공영방송사로서 가장 중요한 책무를 포기한 것"이라며 "특히, 난시청 해소를 명분으로 320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디지털시청 100% 재단'의 2%라는 충격적 예산 집행률은 재단 설립의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케 하는 대목이다. KBS는 수신료 인상 운운하기 전에 온 국민이 TV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 '디지털시청100%재단' 사업내용별 예산액, 집행액, 불용액 - 유승희 의원실 제공

그러나, KBS홍보실은 21일 오후 "KBS의 난시청 해소는 크게 송신과 수신의 두 가지 방향으로 추진되는데, 송신 측면에서 송중계소 신설이나 성능 향상을 통한 난시청 해소가 기장 기본적 방법이고, 이와 더불어 수신 측면에서 현장 확인을 통한 부분적 해소가 부가적 방법"이라며 "민주당 유승희 의원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에 나섰다.

이어 KBS는 "KBS가 송중계소 디지털화를 위해 사용한 예산은 디지털TV 난시청을 해소하기 위한 디지털 간이 TV중계소 신ㆍ이설과, 아날로그 TV중계기를 디지털 TV중계기로 변경하는데 사용한 금액으로서 이는 난시청 해소를 위한 가장 기본적 비용"이며 "KBS비즈니스 위탁비와 난시청 지역조사, 수신 상태 측정 등을 위한 차량 및 장비 보강에 소요된 예산 역시 난시청 해소를 위해 기초적으로 소요되는 비용"이라고 주장했다.

'디지털시청100%재단'의 예산집행률이 2%에 불과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유승희 의원실의 자료 중 2012년 예산집행실적(2.8억원)은 8월말 현재 집행액으로, 10월 15일 현재 23.5억원을 사용해 약 17%의 집행하였으며, 9월부터 본격적으로 수신환경 개선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바, 대부분의 예산이 연말에 집중적으로 집행될 예정"이라며 "소출력 중계기의 경우, 2012년에는 방통위와 지상파 3사 (KBS,MBC, SBS)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어 재단 사업에서 유보한 것이며 2013년에는 중반으로 예정된 방통위의 채널 재배치 사업이 완료되는 대로 설치작업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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