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데스크>가 단독 보도한 안철수 후보의 박사 논문 표절 의혹의 제보자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캠프 소속 인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해직 언론인이 만드는 인터넷방송<뉴스타파>는 20일, MBC <뉴스데스크>가 지난 1일 단독 보도한 '박사 논문 표절 의혹'의 제보자가 박근혜 후보 캠프 소속 인사라고 보도했다.

▲ 20일 <뉴스타파> 보도 캡처

20일 <뉴스타파>에 따르면, 박근혜 대선 후보의 교육정책을 담당하는 행복추진단의 추진위원인 A교수는 9월 안철수 대선 후보의 박사논문 표절의혹을 갖고 MBC측과 접촉했다.

A교수는 9월 초순부터 MBC를 비롯한 언론사 2~3곳의 기자들과 접촉을 했고, 안 후보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한 정보를 건네기 시작했다. 그러나 일주일이 지나도록 안 후보 논문 표절 의혹이 보도되지 않자, A교수는 한 언론사의 취재기자에게 연락해 "우리 팀이 다 본 것이다"라는 말을 했으며, "추석 전에 터뜨렸으면 좋겠다"라며 보도 시점을 취재기자에게 직접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A교수가 접촉했던 언론사는 수 차례 검토 후 논문 표절 의혹이 기사 가치가 없는 것으로 판단해 보도하지 않았다.

A교수는 이와 비슷한 시기에 MBC 기자와 접촉했다. '직접 MBC 현원섭 기자에게 연락을 해서 이런 의혹이 있다고 말을 했느냐'고 <뉴스타파> 취재진이 묻자, A교수는 "전화를 하긴 했다"고 답했다. A교수와 MBC 기자가 접촉한 이후, MBC <뉴스데스크>는 1일 단독 보도라는 이름으로 '박사 논문 표절 의혹'을 보도했다. 보도가 나간 이후, A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MBC 보도를 링크시켜놓고 "이런 경우가 점입가경.. 어디가 끝일지.. 계속 나오는중. 이러다 안철수 방어하다 사퇴할 듯. 말 그대로 '철수'..."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뉴스타파>는 "결국 박 후보가 대선 공약 수립을 위해 구성했다는 학계 자문단이 상대 후보의 약점을 찾아내 언론에 은밀히 제공한 정치공작"이라며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은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평했다. 그러나 '안철수 박사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인 MBC 현원섭 기자는 A교수가 제보 사실을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문제의 해당 교수로부터 제보는 물론 통화한 사실도 없다"고 발뺌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 교수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기자들에게 접근해서 자기들이 원하는 정보를 흘리고 그 정보가 뉴스 포맷을 통해 마치 객관적인 취재인 것처럼 전달된다면 국민들은 알아야 하는 정보를 알 수 없게 되고 기자가 정치권력이나 특정집단에 의해서 이용당하는 사례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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