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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후보 위해 전폭적으로 뛰지 않아 안타깝다”문재인 캠프 공동선대위원장 김영경 인터뷰 (하)
한윤형, 윤다정 기자 | 승인 2012.10.19 18:03

한국 최초의 세대별 노동조합 청년유니온의 초대 위원장이었던 김영경이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의 캠프에서 일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청년유니온 위원장을 할 당시 꽤 언론보도를 탄 그이지만, 대선 정국을 논할 때 거론되기엔 아직 중량감이 떨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는 현재 시민캠프의 대표이면서 10인의 공동선대위원장 중 한 명으로 캠프에서 꽤 중요한 위치에 있다. 이색적인 노동조합 활동 이후 정치권의 일에 힘을 보태고 있는 그의 행보는 그 자체로 색다르면서 한편으로는 여러 가지 고민거리를 던져준다. 김영경 공동선대위원장을 만나 노동조합과 정당의 바람직한 관계설정과 현재의 대선 정국 등에 대한 폭넓은 얘기를 나눠보았다. 이 인터뷰 기사는 운동과 행정, 정치의 관계를 고민하는 상편과 문재인 캠프 상황과 대선 정국을 고민하는 하편으로 나누어 게재된다. 

   
▲ 문재인 후보는 지난 9월 27일 열린 '담쟁이캠프' 1차회의에서 김영경 시민캠프 공동대표를 옆자리에 앉히는 파격적인 자리배치를 선보였다. ⓒ연합뉴스

미디어스(이하 ‘미’): 민감한 얘기를 하겠다. 청년유니온 위원장할 때보다 사진이 잘 안 나온다. (웃음)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건가. 아무래도 정치기사에서 찍는 사진이 인터뷰이를 찍는 것과 다르기 때문일까. 

김영경(이하 ‘김’): 그런 거라기보다, 내가 이런 경험이 별로 없어서, 사진을 찍는 행사인지 아닌지 잘 구분을 못한다. 평소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건 아니지만, 그나마 신경을 쓰면 사진이 좀 낫게 나온다. (웃음) “내일 선대위 회의는 공개회의다, ‘모두발언’하세요” 이러면 ‘공개회의면 뭐란 거지? 모두발언이라니 그게 뭐지?’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알고 보니 공개회의란 건 기자들이 와서 사진찍는 회의라는 거다. (웃음) 아침 7시반 회의라 화장도 대충 하고 머리도 다 못 말린 상태에서 풀어헤치고 나갔는데 사진들을 찍더라. 사람들은 캠프하면 그 정도는 알 거라 생각하고 알려주는 사람도 없는데, 사무실 위치도 몰라서 회의지각하고, 지난 2주가 그런 식이었다. 복장도 ‘야인’으로 살다가 조금이라도 갖춰 입으려 하니 힘들었다. (웃음) 그래서 단체티 입고 다니던 장하나 의원님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 그분도 요즘은 양복 입으시더라. (웃음) 캠프 얘기를 해야겠다. 10명의 공동선대위원장 중에 한 명이다. 밖에서 정치공학적인 시선으로 보기엔 안철수한테 사람을 뺏길까봐 자리를  너무 많이 만든 게 아니냐고 말하기도 한다. 캠프를 세 개나 만들고 민주당 의원들은 한군데에는 소속이 되게 했으며 웬만한 시민사회 인사들도 안철수 쪽에서 못 데려가도록 자리를 남발했다는 것이다. 꼭 그런 시선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멤버가 그렇게 많은데 유기적으로 잘 돌아갈까, 역할 분담이 이루어지고 협력이 잘 될까 하는 의구심이 있다.

: 선대위원장들의 경우는 일주일에 네 번 정도 회의가 있다. 미래캠프 민주캠프 시민캠프 세 개가 있는데 이들 각자 내부에 정책 만드는 팀이 있어서 이걸 조율하는 회의를 해야 한다. 역할로 보면 미래캠프가 기본적으로 정책을 만드는 곳이지만, 민주캠프 안에도 자체적으로 정책을 만드는 공감팀이 있고 메니페스토 본부도 있다. 시민캠프 역시 시민사회의 정책 아이디어를 수렴해야 하니 결국 정책적 기능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미래캠프가 주도적으로 다른 캠프에서 받아들이고 논의한 정책들을 조율해야 하는 회의를 하게 되는 거다.  

근데 내가 봤을 땐 이렇게 캠프가 나뉜 것치고는 혼선이 없는 상황인데, 이건 문재인 후보가 후보 되기 전부터 준비를 많이 했고 기본기가 탄탄해서 그렇다. 참여정부 때 잘못을 많이 얘기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때의 경험 위에서 출발한다는게 다른 후보들과의 차이점이다. 이정우 경제민주화위원장 말이 문재인 후보처럼 자기 국정비전과 정책공약을 완벽하게 짜서 들어오는 후보를 못 봤다고 한다. 내가 보기에도 워낙 문후보가 꼼꼼하고 완벽주의적인 성향이라, 경선과정에서 정책이란 정책은 다 검토하고 본인 스스로 소화할 수 있게 공부를 했다. 물론 그럼에도 여전히 디테일이 떨어지는 부분은 있다.

그래서 약간 의사결정이 더디긴 해도 조율이 안 되는 건 아니다. 또 선대위원장 숫자가 많다고는 하지만 각자 자기 역할이 명확하게 주어져 있다. 예전 선대위원장이 정무적 역할, 즉 언론전략이나 현안 대응 정도만 했다면 지금의 선대위원장들은 훨씬 역할이 폭넓고 자기 영역이 있다. 가령 나는 시민캠프의 공동대표이면서 거기서 2030 네트워크를 만들어서 청년들의 목소리를 담는 역할을 한다. 에듀머니 대표인 제윤경 선대위원장은 미래캠프에 치중해서 경제민주화, 특히 가계부채 문제나 약탈적 금융 문제 등에 대한 정책을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참여연대 출신의 김민영 선대위원장은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담아서 새정치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안도현 시인까지 네 분이 당 바깥 사람이고 나머지 여섯 분은 국회의원이다. 이학영 의원은 당과 시민캠프의 가교 역할을 하기 위해 시민캠프에 치중하신다. 박영선 의원은 미래캠프를 지원하는 역할, 나머지 네 분은 민주캠프를 지원하는 역할이다. 정무적 역할을 넘어서, 지지층으로부터 요구를 받아들여 정책을 만드는데까지 개입하는 일종의 채널 역할로 업무 영역을 넓힌 상황이다. 그래서 자기 역할이 없는 게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너무 많은 역할이 요구되는게 문제다. 캠프 사람들은 숫자가 많다 해도 너무나도 바쁜 상황이다. 

   
▲ 시민캠프 1차회의. 왼쪽부터 공동대표단인 김영경 청년유니온 초대 위원장, 김민영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 문재인 후보, 제윤경 에듀머니 대표, 작곡가 김형석씨 ⓒ연합뉴스

: 캠프에서 의견을 수렴하다 보면 민주당을 향한 시민들의 정치적 요구를 많이 듣게 될 것 같다. 어떤 요구들이 있나?

: 정치쇄신에 대한 요구 아니겠나. 기득권을 내려놓고 변화된 모습을 보이란 거다. 새누리당에 대해선 이미 그 지지층을 제외하면 부동층조차 기대를 안 한다고 본다. 이럴 경우 정치에 대한 변화는 민주당이 할 수 있고 해야만 한다는 게 핵심이다. 지금 시민캠프 차원에서도 “민주당에 돌직구를 던져라”라는 간담회를 목금토 사흘 동안 추진하기로 했고 오늘(당시는 수요일) 오전 10시에 기자회견을 한 상황이다. 두 번째로 계파 청산에 대한 요구가 있다. 당내 계파문제를 뛰어넘어서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요구다. 니들끼리 언제까지 싸울 거냐고 사람들이 묻고 있는 거다.

: 그런 요구들에 대해 민주당 내부는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나.

: 내가 보기엔 심각하게 보는 의원과 그렇지 않은 의원으로 나누어져 있는 것 같다. 뼈아프게 느끼는 분들은 정말 발 빠르게 돌아다니며 어떻게든 쇄신을 해야 한다는 얘기를 한다. 하지만 워낙 복잡한 곳이다 보니 못 받는 건지 안 받는 건지는 몰라도 여전히 꼼짝 않는 사람도 존재한다.

: 쇄신을 고민한다 해도 그게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부터가 고민스럽지 않을까? 민주당 내부에서 쇄신에 대해 반응해야 한다고 보는 사람은 어떤 종류의 복안을 가지고 있나?

: 의원님들 한분 한분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까지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나나 정당 밖에서 온 이들의 쇄신에 대한 요구는, 정당이란 게 걸림돌이 될 게 아니라 능력을 보여야 할 게 아니냐는 거다. 정당정치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납득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정당 스스로가 문제해결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금까지 선거 때마다 ‘이렇게 하겠습니다’ ‘저렇게 하겠습니다’ 약속은 많이 했지만 결국은 민주통합당도 ‘새누리당이 방해해서 안 된다’고 핑계를 대면서 안 지킨 경우가 많았다. 가령 지금 투표시간 연장 문제로 시민사회가 난리인데, 이럴 때 의원 누구 한명이라도 총대를 메고 밤샘농성을 하든 새누리당과 끝장토론을 하든 매달려서라도 이거 하나만이라도 통과시킬 생각을 해야 하는데, 정략적으로 이용당할까봐 겁난다고 움직이지를 않는다.   

: 정략적으로 이용당한다는 건 어떤...?

: ‘투표시간 연장은 야권에 유리하기 때문에 민주당에서 주장하는 것이다’ 뭐 이런 식의 새누리당 논리에 수세적으로 반응하면서, “우리가 하면 안 되는 것 같아요” 이런 식으로 얘기하면서 손을 놓는다. 그럴거면 도대체 왜 정당정치를 강조하냐 이거다. 투표시간 연장은 다른 법안에 비해 훨씬 보편적인 공감대가 형성된 문제인데 이것 하나 통과시키지 못하면서, 이것에 대해 총대를 메는 의원 하나도 없으면서 정당정치를 말하는 것이 얼마나 웃긴 일인가. 나는 정당쇄신이 결국 정당이 정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유권자를 납득시키는 것에 있다 본다. 이걸 보여주지 않으니까 사람들이 답답해한다. 

내가 청년들을 만나보면 다들 문재인에 대해선 호감이 있는데 민주당이 변할지는 모르겠다고 한다. 가령 민주당이 최저임금제 문제나 청년고용할당제 문제를 해결 해줄는지에 대한 신뢰가 없다. 선거니까 저런다고 생각한다. 결국 문제해결능력을 보여주는 정치개혁의 시작이라 생각한다. 청년들이 그 부분에서 민주당이 안 된다고 생각하니까 안철수 지지로 가버린다.  

: 어떻게 생각하면 안철수에게도 문제해결능력이 있는 건 아니고, 오히려 아직 손발이 없다 보니 그냥 머리 차원에서 혼자 생각하고 편하게 발언해버리는 것에 불과할 수 있는데, 이미지는 그렇게 구성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닌가 한다. 

: 그런 부분이 있다. 결국 핵심은 문재인 후보가 되든 안철수 후보가 되든, 저야 문재인후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정당정치를 부인하실 게 아니라면, 정당정치가 어떻게 변해야 하느냐는 물음에 대해 두 사람이 동일하게 놓여 있다고 생각한다. 안철수 후보가 지금은 가볍게 발언하지만, 단일화를 통해 안철수 후보가 야권주자가 된다고 치자. 그러면 그도 정당정치에 대한 변화의 목소리에 답을 내놔야 하는 입장이다. 그래야 청년들의 그에 대한 관심이 단순한 팬심에서 정치에 대한 관심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보면 정당개혁의 키포인트는 안철수 후보에게 있는 걸까. (웃음)

: 그러면 현재 민주당의 상황은 어떠한가. 문재인 후보를 중심으로 잘 융합이 되어 있는걸까. 경선 전에 그렇게 잡음이 많았는데, 손학규나 김두관이나 정세균을 지지했던 사람들, 또 경선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정동영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후보에 밀착해서 활동을 하고 있는가, 이런 지점에서 의구심이 있다.

: 하고 계신 분들이 있고 안 하고 계신 분들이 있지만, 그리고 하고 계신 분들 중에 정말 열심히 도와주는 분들도 있지만, 개인적인 판단을 말한다면 별로 안 되고 있다고 본다. 지금 민주당이 뒤에서 받치면서 같이 가는게 아니고, 문재인 후보가 혼자 영웅적인 행보로, 진정성과 정책발표를 통해 여기까지 끌어올린 상태인 것 같다. 그런데 지금 지지율이 추석 이후 또 약간 답보 상태라고 말해야 하는 상황이다. 나는 그런 상황의 원인은 민주통합당이 움직이지 않는데에 있다고 본다.

: 캠프는 다른 진영에 비해 비대하고 활발히 활동 중이라 했는데, 이 캠프와 당의 연결고리는 또 약한 상황인걸까.

: 민주당 내의 융합 분위기가 적은 것 같다. 미래캠프 시민캠프 민주캠프도 모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럼에도 조직을 가동하고 지역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서 사업을 하는 것은 정당의 역할이다. 가령 내가 있는 시민캠프는 정치변화를 꾀하는게 자기 역할인거다. 그런데 이런 활동으로는 바람은 만들어낼 수 있지만 아래의 민심을 끌어오는 것은 결국 정당의 문제인데, 그 정당이 안 움직이고 있으니 지지율이 답보상태인 것이라 본다. 특히 문재인 후보의 호남에서의 지지율이 잘 안 나오는데, 이게 물론 안철수 후보의 ‘호남의 사위’라는 주장이 먹혀 들어가서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민주당의 역할이 없단게 큰 게 아닐까 싶다. 민주당이 문재인 후보에게 날개여야 하는데 장애가 되는 상황이다.  

: 정당 조직은 문재인 후보가 안철수 후보에 대해 강점을 보여야 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장점으로 부각해야 할 부분에서 압도하지 못하니 말씀하신대로 어려운 상황이 펼쳐지는 것 같다. 그런데 이걸 잘 끌어내지 못하는 것도 후보의 책임인 부분도 있지 않을까. 가령 문재인 후보 개인이 지역 정치인을 만나는 등의 스킨십이 부족하다는 보도도 있다.

: 그런 노력을 의도적으로 하셔야 하는 입장이고, 내가 보기엔 안하고 있지는 않다. 근데 좀 쇼를 하고 싶어 하지 않는 그런 성향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지금 상황이 문재인 후보 혼자 가서 악수하고 당원 격려하고 열심히 하는 정도로 해결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내가 수도권에 있어서 그런지 지역정서를 모르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캠프에서 내게 주어진 역할은 세대니까 나는 거기 더 집중을 하면 될 것 같다. (웃음)

: 민주당에 대해 가진 불만을 좀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

: 선거는 일종의 전쟁이고, 그러면 이겨야 하고, 특히 나는 정권교체를 무조건 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그러면 내 입장에서 보면 버선발로 뛰어나와 자기 일처럼 달라붙어 자당 후보를 위해 일해야 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런 사람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국정 감사 기간이라 그런지 다 자기 일이 아닌 것 같다. 대선이 마치 문재인 후보 혼자만의 일인 것 같다. 대선이 있는 해엔 국감을 없애야 하나? (웃음) 그런 생각까지 했을 정도다. 그런다고 국감은 제대로 하고 있는지, 자기 자랑은 하려고 하는데 뭘 제대로 하는 것 같지는 않고 이런 부분이 매우 답답하다. 이런 건 밖에 있는 사람이 보기엔 의원의 의지의 문제로 보이지만 또 내부에 들어와 보면 어떤 공학적 측면의 얘기가 있다고 하니 내가 모르는 속사정까지 재단해가며 말을 하지는 못하겠다. 근데 의원 128명의 마음을 모으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일까 싶은 그런 생각은 있다.

: 그러면 본인이 민주당에서 하는 일에 대해서 말해보자. 2~30대 청년층을 이끌어내어 정책을 제안받고 소통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모임도 주선한 것 같던데.

: 현장에서 다양한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캠프에 전달해 청년을 위한 정책을 만들도록 하는 게 내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문재인 후보의 경우 이미 세 후보 중에 유일하게 청년정책이 나왔다. 내가 판단하기에는 상당히 좋은 정책이다. 근데 국민들이나 청년들이나 정치에 바라는 기준치가 높다. 박원순 시장이 워낙 시정을 잘해서 눈이 높아져 있는 부분도 있다. 사람들은 거대 담론뿐만 아니라 우리가 생활에서 고민하는 다양한 것들도 정책에 반영되길 원한다. 이 기대에 부응해야 정치가 생활과 만날 수 있다. 이런 것들을 명예부시장을 하면서 느꼈다.

   
▲ 다른 명예부시장들과 함께 박원순 시장과 찍은 사진. 왼쪽부터 청년 부시장 김영경씨, 장애인 부시장 양원태씨, 박 시장, 어르신 부시장 박종화씨 ⓒ연합뉴스

결국 디테일의 문제가 있다. 2030이라 말하는 것도 추상적인 개념을 넘어 그 집단 안에서도 타겟을 분류하고, 그들 사이에서 어떤 것이 주요한 갈등이고 문제인지를 얘기를 들어야 한다. 그리고 거기에 대해서 디테일한 생활밀착형 정책이 나와야 한다. 그래서 내일(지난 목요일)부터는 디테일이 살아있는 청년 미팅을 할 예정이다. 내일은 요즘 사회개혁을 가장 바라는 세대로 나타나는 30대 초반의 미혼여성을 만날 계획이다. 사실 캠프 내 30대 여성을 봐도 그런 정치성향이 보인다. 그들을 만나서 결혼에 대한 얘기부터 시작해서 전반적인 정치변화에 대한 요구, 문재인 캠프에 바라는 점 등 소소한 얘기를 통해서 풀어 보려고 한다. 앞으로 문재인 후보가 정책 행보는 어떻게 하고 정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30대 여성 기준으로 말하려 들어보려고 한다.

다음주 화요일에는 토익시험에 대한 미팅이 있다. 취업준비생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게 토익점수 올리는 거라고 하지 않나. 다음주 목요일에는 학자금 미팅이 예정되어 있다. 학자금은 대출받은 사람들에겐 오히려 학교 다닐 때는 큰 문제가 아닌데 졸업을 하고 나온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청년들에게 심각한 문제다. 가계부채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학자금 탕감 문제를 타겟팅해서 디테일한 청년 정책을 만들어낼 계획이다.  

: 좋은 접근인 것 같다. 그런데 청년들과의 만남을 주선하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에선 분명 좋은 부분이 있지만 민주당에서 제대로 된 정책이 세팅되지 않는다면 김영경씨가 포장지 역할만 하고 끝나는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민주당 내부의 청년 문제에 대한 공감대나 정책 해결 의지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 많이 부족하고 여전히 더디지만 변화가 아예 없진 않다고 본다. 나는 청년을 대변하는 사람들이 청년 문제를 말하는 데에서 그칠게 아니라 다양한 부분에서 자기 목소리 내는 과정을 통해 정치를 더 학습하고 정치에 대한 세대교체까지 이루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청년비례대표로 들어온 장하나 의원과 김광진 의원이 그런 역할을 하면서 균열을 내고 있는 것 같다. 청년위원회의 위상이 대선 후에 더 높아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여기와서 내가 한 일 중 하나가 청년위와 대학생위와 청년비례 의원 둘 네명에 문재인 후보 지지하는 청년모임인 ‘문워크’ 사람들까지 다 묶어서 청년전략회의를 구성한 것이다. 이는 단순히 선거 대응을 넘어서 당내에서 계속 일할 분들이 같이 고민한 지점을 목소리 내기 위해 만든 것이다.
 
여기 들어와서 의원들을 한 분씩 다 만나보진 않아서 자세히 파악되진 않지만 만나본 분 들중에선 공동선대위원장이기도 한 김부겸 전 의원이 청년 문제에 많이 동의하는 편이다. 김부겸 전 의원은 '총선 때 대구 지역구에서 선거운동을 하기 위해 내려가 보니 민심이 장난이 아니더라, 밑에서 기어보니 정치가 왜 바뀌어야 하는지 알겠다'고 말한다. 또 '정치에 대한 청년의 눈높이를 존중하고 이에 맞출 때에 정치개혁이 가능해진다'고 말한다. 전적으로 동감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그래도 486세대가 더 청년층과 소통이 되는 것 같다. 당 청년위원장이기도 한 박홍근 의원, 이인영 의원, 그리고 초선 은수미 의원 등이 말이 잘 통하는 편이다.

: 민주당 안에 어느 때보다 시민사회세력이 많이 들어와 있다. 외곽에서 들어온 사람들끼리 어떤 네트워크 같은 것은 있는지.

: 따로 만나는 건 아니고 일을 하다 보니 분야별로 묶인다. 사람들이 캠프에서 직함이 하나가 아닌데, 가령 내가 미래캠프에선 일자리위원회 위원이기도 하다. 여기에 은수미 의원과 이계안 전 의원이 있으니 그 분들과 네트워크는 있는 셈이다. 이계안 전 의원은 어제 일자리위원회 회의에서 처음 뵈었는데 상당히 소탈한 분인 것 같았다. 불안정노동인 비정규직에 대해선 오히려 같은 일을 하는 정규직보다 돈을 더 많이 줘야 한다는 얘기를 전에 하는 걸 들었다. 북유럽식 모델을 말한 것 같은데 진취적인 것 같다.

: 본인의 계획은 어떤가. 선거가 끝나고 나서 민주당에서 무언가를 계속할 생각이 있나.

: 교수님과 복학하기로 약속하고 휴학했다.(웃음) 한림대 정치경영대학원에 장학금을 받고 들어왔는데, 들어가자 마자 휴학을 하게 된 상황이다. 어떻게 보면 대선 캠프 결합한 이유 중 하나가 정치를 공부하게 되는 상황이니 현장의 정치를 경험해보자는 생각이었다. 교수님도 그렇게 격려하셨다. 정치란 것도 일종의 변증법적 종합의 과정인지라 지금의 경험이 이후의 행보에 영향은 미치겠지만 당장 정치적으로 뭘 하겠다고 말할 수 있는 계획은 없다. 일단은 공부를 하러 돌아가야 한다.

: 장학금은 받았다지만 생계는 또 따로 해결해야 할 게 아닌가. 원래 학원강사로 청년유니온 위원장이 되었는데, 유니온 일이 너무 바쁘다 보니 그만두었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다시 학원강사를 하게 될까.

: 그래야 할 것 같다.

: 당료로 일하지 못하는 것이 아깝단 생각도 든다. 한국의 정당이 말이 정당정치이지 의원 중심이라 당료의 역할이 매우 한정적이다. 내부에선 그런 고민이 없나.

: 보좌관들에게서 특히 그런 얘기를 들었다. 보좌관이 아무리 일을 열심히 해도 의원 개인의 역량을 넘어설 수 없는 정당정치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다. 정치지망생들을 안고 가며 경험을 쌓을 기회를 줄 수 있는 시스템을 정당이 마련해야 할 거라 본다. 민주당 청년비례대표 때 지원한 사람이 400여명 정도다. 그런데 청년비례대표가 결정된 이후 이 사람들 중 의원실 인턴을 간 경우도 있다. 나머지는 그냥 주변에 붕 떠서 부유한다. 아는 이는 자기가 아는 친구가 보좌관으로 있다고 그냥 그 옆에 가서 앉아서 정치공부한다고 한다. 물론 그들 중 실력이 안 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청년비례대표 4명 뽑고 2명 의원 만드는 걸로 끝나는게 아니라 그런 정치지망생들을 키울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을 당이 알았으면 좋겠다. 우연히 다른 영역에서 ‘뜬’ 사람이 정치적 능력이나 경험도 없는데 인기에 영합해서 당내로 들어오는 것만을 바라보지 말고, 이런 친구들을 당직자로 쓰고 보좌관 기회도 주고 그런 과정에서 훌륭한 정치인을 만들 수 있다는 그런 장기적인 계획을 세웠으면 좋겠다. 
 
: 슬슬 마무리 해야 할 시간이다.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는 될 거라고 보나.

: 예측의 문제가 아니다. 꼭 되어야 하고, 되게 할 거다.

: 마지막으로, 안철수를 지지하는 청년 세대에게 공세적으로 한 말씀 부탁드린다. 너무 ‘어그로’는 끌지 마시고. (웃음)

: 청년들만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건 아니다. 기성세대도 안철수 후보를 정말 많이 지지한다. 그런데 이 두 세대의 지지는 결이 다른 것 같다. 기성세대의 경우 기존 정치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다. 반면 청년들의 경우 일종의 유명인에 대한 지지, 팬덤적 성격이 강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청년들이 그래서 문제라는 게 아니다. 30대 초반인 나부터 시작해서 지금의 2~30대는 정치에 대해 별로 학습한 경험이 없는 것 같다. 그나마 의미있는 경험이 박원순 서울시장이 아닐까. 뽑았더니 서울시립대에서 반값등록금도 하고 무상급식도 실행되는 것을 목격했다. 그리고 이 ‘박원순 학습효과’가 안철수 현상으로 나타난게 아닌가 싶다.

솔직히 문재인 캠프에 오기 전에는 나도 안철수 후보에 대한 선망이 있었다. 지금은 잘난 척 말하고 있지만 나도 깊숙한 고민은 없었던 거다. 그런데 그날 캠프 합류를 제안받았을 때, 나는 12월 19일에 내려야 할 선택을 석달 앞당겨서 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한 시간, 사실은 매우 짧은 시간을 고민한 것이지만 그렇게라도 고민을 하고 보니 정치가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결국 정당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철수 후보도 정당개혁을 말하지 않나. 

그래서 나는 본인이 판단의 당사자가 되었다고 생각한 상황에서 이 약간의 더 깊은 고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문재인 후보든 안철수 후보든 후보 개인을 팬처럼 지지하는 것도 일종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며 참여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보다 더 관심을 가지게 되면, 바깥에서 욕만 하는게 아니라 내부에서 무엇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를 고민해 보면 좀 다른 결론이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럴 경우엔 나처럼 생각이 달라져 있는 것을 발견하는 청년들이 많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 오늘 좋은 말씀 감사드린다. (웃음) 

   
▲ 시민캠프 인선안을 발표하는 김영경(왼쪽)과 안도현 시인(오른쪽)의 모습 ⓒ연합뉴스

한윤형, 윤다정 기자  ahrim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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