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방송 라디오 <고성국의 아침저널> 홈페이지

정치평론가 고성국씨에 대한 편향성 논란이 YTN, OBS에 이어 불교방송에서도 불거졌다. 고성국씨는 현재 아침 7시부터 9시까지 진행되는 불교방송 라디오 <고성국의 아침저널>의 진행을 맡고 있다.

불교방송 노동조합 민주방송실천위원회(이하 민실위)는 지난 8일 성명을 통해 "불교방송 노동조합은 고성국 박사가 패널로 출연한 YTN 토론 프로그램과 타 방송사 출연내용 등을 모니터링 한 결과, 엄정한 중립을 지켜야 할 정치평론가로서 금도를 넘는 부적절한 편향 발언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시사평론가 고성국씨는 지난 8월 28일 박근혜 후보의 전태일 재단 방문이 재단 측의 반대로 거부됐을 때 YTN에 출연해 "그래도 대권후보인데 원천적으로 막아야 했나, 막아선 분들이 미숙하다"고 박 후보를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 또 안대희 전 대법관이 박근혜 캠프에 들어가 '법관의 정치성'을 놓고 비판이 제기됐을 때도 "정치권에 만연한 부패사건과 공천비리에 엄격한 쇄신의 칼을 대겠다는 의지"라고 말해 편향성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민실위는 불교방송에도 이와 같은 사례가 있었는지 보도국 차원의 철저한 진상조사와 회사의 입장을 공식 요구했으며, 지난 5일 이에 대해 박관우 보도국장은 "담당 CP와 부서장을 소집해 긴급대책 회의를 열었고 그 결과 불교방송 프로그램에서는 심각한 수준의 편향 발언이 확인되지 않아, 제작 책임자로 하여금 진행자에게 이같은 부정적인 여론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실위는 "불교방송의 간판 시사프로그램 진행자가 대선을 앞두고 특정 정당 편향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는 사실은 심히 우려스럽다"며 "정치편향 논란으로 물의를 빚고있는 고성국 박사에 대해 (사측이) 어떤 책임있는 조치를 취할 것인지 유심히 지켜볼 것이며 납득할 만한 해명이나 재발 방지 대책이 제시되지 않을 경우에는 또 다른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현재 <고성국의 아침저널> 청취자 게시판에는 고성국씨가 진행을 맡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 불교방송 라디오 <고성국의 아침저널> 청취자 게시판

한 청취자는 "한쪽 편에 완벽하게 서있는 사람을 시사평론가로 내세워서는 안 된다. 공정하게 보려고 해도 고성국씨는 너무나 지나친 박근혜 지지자"라고 지적했으며, 다른 청취자는 "사회의 여론과 무수한 불자들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고성국씨를 아직도 그 자리에 그대로 내버려둔다는 것은 불교방송 제작진과 (불교방송의) 정체성 마저 의심 들게 한다"고 꼬집었다.

불교방송의 한 관계자는 "고성국 평론가가 해당 방송을 시작한 이후 고성국 평론가의 색깔에 맞춰 프로그램이 대폭 변화됐다"며 "시사라디오 프로그램이 사회자의 색깔에 맞춰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고성국 박사와 가까운 이들로 패널이 재구성되는 등 정도가 좀 심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관우 불교방송 보도국장은 19일 <미디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YTN, OBS, 연합뉴스 등에서 고성국씨 논란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적어도 불교방송 라디오에서는 그런 편향적인 발언은 하지 않고 있다"고 항변했다.

박 보도국장은 "이미 책임자를 통해 '공정하게 방송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만약 우리 방송에서도 고성국씨가 편향적인 발언을 할 경우, 라디오 진행자를 교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성국씨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편향성 논란에 대해 "내 스스로 편향돼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내가 분석한 것을 박근혜를 편든다고 읽어 버리면 뭘 더 이야기 할 수 있나"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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