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외치는 서울 청계광장에 '가제트'가 나타났다. 머리엔 웹캠과 헤드셋을 쓰고, 손에는 무선인터넷을 장착한 노트북을 든 모습이 마치 몸에 각종 기계를 장착한 '가제트 형사' 같다.

아프리카 TV(http://www.afreeca.com/) 시청자 엄모(23)씨는 지난 24일 밤 인터넷으로 집회 생중계를 보다가 이날 처음으로 촛불집회 생중계에 나섰다. 아프리카는 회원이면 누구든 직접 찍은 영상을 생중계할 수 있는 곳으로 촛불집회 참가자들에게는 지상파 방송사만큼 익숙한 매체다.

"다른 인터넷 까페에서는 촛불집회에 같이 참여하자고 조직하고 그러는데 아프리카는 생중계가 가능하니까 한 번 나와봤습니다. 누구라도 관심만 있으면 중계할 수 있어요. 아무도 강요하지 않지만 자발적으로 나가서 하는 거죠."

그는 아프리카TV 직원도, 관계자도 아니다. 방송 쪽 일을 하고 있는 전문가도 아니다.

현재 대학 휴학 중인 그는 "정식 기자는 아니지만 미약하나마 방송을 통해 이 현장을 알리고 싶어서 나왔다"며 "평소 정치에 무관심한 10대들도 참여하는데 뜻을 같이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간단한 장비만 있으면 누구나 생중계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촛불집회 현장에서는 디지털카메라와 캠코더를 든 '시민 취재진'을 종종 볼 수 있다. 25일 오후 아프리카TV에서는 50개 안팎의 동영상이 생중계 되고 있다.

▲ 엄씨가 머리에 쓴 웹캠을 통해 현장 상황이 인터넷에 생중계된다. ⓒ민임동기
엄씨는 "정치적으로 할 말은 별로 없다"며 "그냥 시국이 국민들의 정서와 여론에 반해서 돌아가는 것이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계속 부담없이 나와 생중계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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