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 위에서 고공농성을 할 당시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의 모습. ⓒ오마이뉴스 윤성효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에 반대해 309일 동안 영도조선소 내 크레인 위에서 고공농성을 벌였던 민주노총 김진숙 지도위원은 한진중공업이 당초 약속했던 '경영정상화'와 '해고자 복직'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조합원들의 민주노총 탈퇴 공작에만 골몰해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은 17일 저녁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전화연결에서 "수주를 위해서라든지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해서 사측이 어떤 노력을 한 바가 없다. 민주노총 탈퇴 공작에만 골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10일 이재용 사장의 명의로 1년 8개월 전 정리해고된 생산직 직원 93명에게 재입사 안내문을 보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10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권고안을 수용하면서 '정리해고자를 1년 내에 재고용하겠다'고 노조와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김진숙 민주노동 지도위원은 "지금 4년 넘게 수주를 받지 않은 상황이기에 일거리가 없다는 핑계를 대며 사측은 (해고되지 않았던) 현장에 있는 조합원의 80% 이상을 휴업하게 하고 있다. 교섭권이 사측에 있는 일방적인 휴업이다 보니 민주노조 쪽에 있는 조합원들은 복귀가 되지 않고 있다"며 "현장에 있는 민주노조 조합원은 130명이지만, 복귀가 돼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세 명이다. 사측 노조를 만들 때도 조합원을 빼가면서 사측에서 이야기했던 논리들 역시 '민주노조를 탈퇴하지 않으면 복귀시키지 않겠다'는 것이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김진숙 지도위원은 "재입사가 되더라도 사측이 경영정상화나 수주를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일감을 핑계로 휴업을 하게 만들거나 재교육을 보낼 것"이라며 "이들에 대한 선별복귀 조건도 '민주노조 탈퇴'로 걸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조를 탈퇴하라고 회유하는 것은 부당노동행위가 아닌가'라고 묻자, 김 지도위원은 "현재 노동부든지 노동위원회든지 전부 사측의 대변인 역할을 하거나 대리기구처럼 되어 있다"면서 "(정부가) 노동자들의 억울하고 딱한 사연들을 시정하고 중재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지금의 현실에서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김 지도위원은 "사측노조도 조합원을 위해 일거리를 만들어내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부산노동청 국정감사장 맞은 편에 버스를 대절해가지고 반대집회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측의 경영정상화는 허울뿐이다. 이렇게 사측이 노사의 약속을 지키지 않아 투쟁을 해도 극단적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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