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에게 물대포 쏘는 폭력경찰은 물러나라"
"국민을 기만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을 탄핵하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움직임이 25일에도 계속되고 있다.

광우병반대시민연합, 대운하반대시민연합, 미친소닷넷 등 8개 모임으로 이뤄진 '국민주권수호시민연대'는 오후 2시 대학로 방송통신대학교 앞에서 '생명주권 수호 국민가두행진'을 열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막아내야 한다. 국민을 기만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을 탄핵시키자"고 주장했다. 행진 전 '미국 국기 찢기' 퍼포먼스 등의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 '국민주권수호시민연대'는 25일 오후 2시 대학로 방송통신대학교 앞에서 '생명주권 수호 국민가두행진'을 열었다. ⓒ곽상아
▲ 이날 행사에 참가한 이들이 미국 국기를 찢고 있다. ⓒ곽상아
정부, 한나라당, 미국 규탄 이어져

이들은 성명을 발표하고 "아무도 믿을 수 없는 현실에서 우리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서는 스스로 일어설 수밖에 없었다"며 "국민을 속이기만 하는 대통령은 즉각 사임하라. 우리의 요구를 외면한다면 국민은 온 몸을 바쳐 대한민국을 해치는 이들과 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또 "미국은 협상에서 한국민의 목숨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태도를 견지하며 동맹국의 정치 지도자를 마치 식민지 국가를 대하듯 무례하게 행동했다"며 "한국민은 언제든지 미국을 버릴 수 있음을 잊지말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이어 "전 국민이 근심과 걱정으로 밤을 지새우는 형국에서 정작 국회는 광우병 쇠고기 문제를 다룰 상임위 한번 열지 않았다"며 "이 모든 책임은 야당의 거듭된 상임위 개최 요구를 거부한 한나라당이다. 한나라당은 이 모든 사실에 대해 사죄하고 즉각 정당을 해산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용국 국민주권수호시민연대 공동대표는 "오늘(25일) 새벽 경찰이 평범한 시민을 탄압하는, 매우 비참한 일이 발생했다. 국민은 맨주먹밖에 없는데 왜 방패로 찍어야 했느냐"며 "하지만 우리는 기 죽지 않는다. 한나라당, 미국, 광우병 위험 미국 쇠고기를 퇴장시키자"고 주장했다.

2시 50분, 500여명 시민들 청계광장으로 행진

2시 50분경 이들은 대열을 정비해 방송통신대에서 청계광장을 향해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국민주권수호시민연대 외에도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 운동본부'를 비롯한 네티즌들도 결합했다.

▲ 500여명의 시민들이 청계광장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곽상아
행진에 참가한 500여 명의 시민들은 대학로에서 종로 5가, 청계 5가, 세운교를 거쳐 청계광장으로 향하는 내내 "이명박을 탄핵시켜라" "국민에게 사기치는 조중동은 자폭하라" "청소년 탄압하는 독재정권 물러나라" "경제만 살리면 된다고 믿어줬는데 이제는 국민 건강을 팔아먹고 있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행진 도중 지켜보는 시민들에게 "함께 해요" "미친 쇠고기 드시면 안 됩니다"는 말을 건네기도 했다. 관심있는 몇몇 시민들은 행진 구호를 함께 외쳤다.

지나가던 시민 황상철씨(50)는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 쇠고기를 수입하면 안 된다"며 "나도 행진하고 있는 저들과 같은 생각"이라고 밝혔다.

25일 새벽 경찰의 강경진압을 지켜봤다는 김모씨(30)는 "우리나라에 과연 국민의 생명을 보호할 정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4천만 국민의 건강주권이 달린 문제에 시민들이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는 것이 어떻게 불법적인 일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이철씨(43) 역시 "경찰이 어제 마지막에 우리를 해산시키기 위해 물대포를 쐈는데 공안정국의 분위기가 되살아나는 듯 했다"며 "미국 쇠고기 문제 뿐만 아니라 의료보험 민영화, 한반도 대운하 등 이명박 대통령이 저지르고 있는 일 때문에 온 나라가 큰일나게 생겼다"고 우려했다.

두 자녀를 데리고 나온 주부 김성향씨(34)는 "어제 경찰의 강경진압을 인터넷으로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그런데 방송사에서는 그렇게 큰 일을 속보로 내보내지도 않더라. 언론도 장악당한 작금 상황이 너무 답답하다"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대통령이 진정으로 귀담아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 5시경 청계광장에 도착한 시민들. ⓒ곽상아
4시 20분 경 10분간 거리에서 휴식한 이들은 다시 대열을 가다듬고 행진을 재개해 5시경에 청계광장에 도착했다.

5시 30분경 일부 시민들, 경찰과 대치

5시 30분경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의 삼보일배에 동참하려했던 시민 100여명은 이를 막는 경찰들과 실랑이를 벌였다.

▲ 5시 30분경 시민 100여명과 경찰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 ⓒ곽상아
시민들은 전경을 향해 "너희들을 위해서 나온 거다. 미 쇠고기 들어오면 너희들이 단체급식으로 다 먹어야 한다" "국민들을 상대로 지금 뭐하는 거냐. 양심을 지켜라" "책임자들이 앞으로 나와라. 불쌍한 전경만 앞에 세우지 말아라" "국민들이 스스로 목숨 지키기 위해 의견 표현하는 것이 왜 불법이라고 방패로 찍느냐" 등을 외쳤다.

6시경 일부 시민들이 경찰의 봉쇄선을 뚫고 청와대로 향하려고 진출하는 등 미국산 쇠고기 파문과 관련한 시민과 경찰의 대치상황은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기사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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