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가 정수장학회의 MBC 지분 매각과 MBC 민영화 추진에 반발, 김재철 MBC 사장 해임을 촉구했다. MBC노조는 "김재철 사장이 있는 한 민영화 추진은 계속 될 것"이라며 "박근혜 후보가 공모한 사실이 없다면 김재철 사장 해임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MBC노조는 15일 서울특별시 여의도 MBC 정문 앞에서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과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 비밀회동'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결사투쟁을 선포했다.

▲ MBC 노조가 15일 서울특별시 여의도 MBC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미디어스

MBC 노조는 대국민 호소문에서 "(비밀회동은)국민의 자산인 공영방송 MBC를 팔아치우는 계획"이라며 "수천억 원 내지 수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정수장학회의 지분 가치를 이번 대선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부산·경남 지역에 선심성으로 뿌리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MBC 노조는 "공영방송 MBC의 매각은 정부와 여당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박근혜 후보가 김재철이나 이명박 대통령과 사전에 충분한 교감을 나누었을 것이란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MBC 노조는 "김재철 사장 해임안은 현재 방문진에 상정돼 있고 방문진이 서두른다면 예정된 25일 이전이라도 언제든지 임시 이사회를 열고 김재철을 해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박근혜 후보가 김재철과 MBC 매각을 위해 공모한 사실이 없다면 김재철을 조속히 해임함으로써 자신의 결백을 입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용마 MBC 노조 홍보국장은 사측이 15일 MBC특보를 통해 해명한 △최-이 회동은 '비밀회동'이 아니었다 △회동과 관련해 도청의혹이 있다 △민영화는 1년~2년 전부터 준비했다 △부산일보와 MBC 지분 매각 대금 사용은 정치적 의도가 없다 등 4가지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용마 홍보국장은 '비밀회동은 단순한 업무협의'라는 사측의 주장에 대해 "최-이 대화록에는 "극비리에 추진한다는 이진숙 본부장의 언급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최필립 이사장과 이진숙 본부장이 1대 대주주인 방문진을 빼놓고 2대 주주인 정수장학회와 극비리에 주식 매각을 논의했으면서, '단순한 업무 협의 내지 업무보고'라는 것은 뻔뻔한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용마 홍보국장은 MBC 민영화 논의에 대해 "1~2년 전부터 민영화 논의가 있었다는 사측의 주장은 거짓말"이라며 "MBC 매각계획이 구체화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두 달 밖에 되지 않았고, 이상옥 전략기획부장이 주도해 민영화 방안을 검토한 것은 노동조합이 업무복귀를 결정한 직후"라고 반박했다. 또 "김재철 사장은 정수장학회가 부산일보 지분과 달리 MBC 지분 30%의 매각 대금은 부산·경남 뿐만 아니라 전국의 대학생 반값 등록금으로사용하는 것을 검토해왔다고 밝혔지만 최-이 대화록에는 부산·경남 지역에 대한 언급만 있을 뿐"이라며 "더구나 매각 대금의 이자 200억 원으로 전국대학생 등록금의 절반을 지원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용마 홍보국장은 "김재철 사장은 엉뚱하게 도청의혹을 제기하며 MBC 매각 논란의 논점을 흐리는 물타기 시도에 나섰다"며 "그러면서도 김재철 사장은 'MBC 매각을 하지 않겠다'는 말은 절대 하고 있지 않고 있다. 이는 명백하게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연장해보겠다는 야욕이자 줄대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MBC노조는 방문진이 어떻게 대응하나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MBC 노조는 이날부터 MBC 정문 앞에 천막을 치고 철야농성에 들어가는 등 투쟁 수위를 높였다. 이용마 홍보국장은 "오는 25일까지 김재철 사장을 해임하지 않는다면 잠정 중단됐던 파업을 다시 재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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