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국민앞에 고개를 숙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22일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쇠고기 파문과 관련해 국민과의 소통 부재를 인정하며 모두 자신의 탓이라고 사과했다.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 소홀했다는 지적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발표는 그간 국민과의 소통 부족을 스스로 인정하고 국민 앞에 고개숙여 사과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그러나 ‘자신의 탓’이라고 인정만 했을 뿐 이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지난 22일 방송 3사는 메인뉴스를 통해 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일제히 보도했으나 보도 태도 또한 대국민담화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방송3사는 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전하며 이에 따른 추후 방향과 배경만을 언급했을 뿐 담화가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간과했는지, 문제점은 무엇인지를 짚는 데는 소홀했다. 또 대국민담화 발표에 따른 여야의 상반된 입장을 보도하긴 했지만 이마저도 여야의 대립각에 초점을 맞춰 상반된 입장만을 부각시켰다.
SBS, 대국민담화 후속조치 언급
먼저 SBS는 <8뉴스>를 통해 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전한 뒤, 이로 인한 앞으로의 방향을 예측하는데 보도의 초점을 뒀다.
SBS는 이어 "청와대와 정부의 홍보 시스템 개선과 총리의 역할 확대를 통한 정책 조정 기능 강화 등 후속 대책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며 "다만 쇠고기 파동에 따른 문책인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SBS는 문책 요구와 관련,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누군가 책임을 지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상황을 '문제'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KBS, 대국민담화 배경과 향후 수순 언급
KBS도 <뉴스9> "모두 내 닷"에서 대국민담화를 전한 뒤 "인적쇄신론 일축"을 통해선 담화 배경과 향후 수순을 주요하게 다뤘다.
KBS는 이어 "민심을 다독거리는 한편으로 한미 FTA 비준의 당위성을 강조하는데 주안점을 뒀다"면서 "그러나 국정쇄신이란 표현은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아 여권일부와 야당의 청와대, 내각 문책 요구를 거부한 셈"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SBS와 KBS가 대국민담화의 배경과 향후 수순에 보도의 초점을 맞췄다면 MBC는 이 대통령이 왜 대국민담화에서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강조했는지에 초점을 뒀다.
MBC는 <뉴스데스크> "국민께 송구, 모두 제 탓"에서 대국민담화를 언급, 이어진 "지금 비준해야"를 통해 "이 대통령은 담화의 반 이상을 한미자유무역협정 비준을 강조하는 데 썼다"고 보도했다.
MBC는 또 "그때는 미국 대선전이 본격화돼 미국 의회의 연내 비준이 힘들어진다"며 "미국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재협상을 하자고 요구할 우려가 있다"는 정부의 해석을 덧붙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발표를 두고 일각에선 성난 민심이 가라앉을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한다. 야당이 반발하고 있고, 인적쇄신 등의 후속조처도 빠져있을 뿐더러 다음 주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을 고시를 강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방송3사는 대국민담화의 배경과 추후 수순에 초점을 두었을 뿐 일부에서 제기되는 문제점과 이 대통령 담화문이 안고 있는 한계를 명확하게 지적하지 않았다.
KBS, "특감취소 신청할 것"
한편 KBS는 감사원의 KBS 특감 실시와 관련, "내일 '특감'취소 신청"을 통해 "감사원의 KBS 특별감사 결정에 대해 KBS는 결정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 심판을 내기로 했다"면서 "특감을 청구한 사유가 사실과 다른데다 결정 과정에도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KBS는 '표적 감사 비판'에서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감사원의 이번 결정을 두고 정치적 의도가 분명한 표적 감사라고 비판하며 비상대책위 구성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