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총선 정통민주당의 출범을 선언하던 한광옥 전 비서실장의 모습. ⓒ연합뉴스

18대 대선이 2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새누리당의 내부 분열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박근혜 후보가 내세운 경제민주화를 두고 이한구 원내대표와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위원장 간의 갈등은 김 위원장의 '최후통첩'으로 이어졌고, 안대희 쇄신특위 위원장은 동교동 계 한광옥 전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장을 주요 직책에 임명할 경우 사퇴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이다.

당내 내홍이 심화되고 있는 와중에 한광옥 전 김대중 비서실장은 9일 YTN 라디오 <김갑수의 출발 새아침>과의 전화연결에서 "안대희 위원장이 (나에 대한 영입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매우 정치적인 것"이라며 "내가 마치 비리사건에 연루된 것처럼 얘기하고 있는데 사건의 증인이 양심고백을 했고 현재는 서울고법에 지금 재심청구중에 있다"고 주장했다. 한광옥 전 비서실장은 2003년 퇴출 직전이었던 나라종금 측 관계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가 2008년 8.15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바 있다.

이어 한광옥 전 비서실장은 '위원장직을 맡지 말고 백의종군 해 달라'는 안대희 위원장의 요구에 대해서는 "그건 내가 판단해서 결정할 문제이고, 정말 박근혜 후보를 위한다면 안대희 위원장이 지금의 태도를 취해서는 안 된다"며 "인사 문제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인신공격을 섞어 얘기하는 것은 객관적인 평가에 있어서 바람직한 것은 아니며 국민대통합위원장직 사퇴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 전 실장은 새누리당에 입당한 계기에 대해 "내가 생각하고 있는 동·서 지역 화합, 또는 국민대통합, 남북통일의 전향적인 자세확립 등이 정책적으로 어떻게 실현될 수 있을까 하는 고민 끝에 박근혜 후보를 중심으로 한 새누리당에 입당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이상돈 새누리당 비대위원ⓒ연합뉴스

반면, 이상돈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 위원은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전화통화에서 한광옥 전 고문 영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상돈 위원은 한광옥 전 비서실장의 비리 문제에 대해 "법원의 확정판결이 있으면 재심에 의해서 무죄판결로 확정되기까지는 분명히 유죄다. 새누리당은 지난번에 의혹만 가지고도 최구식 전 의원, 현기완 전 의원, 홍사덕 전 의원, 그리고 현영희 전 의원을 탈당하게 하고 제명했다"며 "그들은 현재까지 어떠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확정도 없음에도 당을 떴다. 이에 비춰보면 한광옥 전 실장 영입은 형평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한광옥 전 고문을 임명하더라도 호남민심을 얻기는 힘들 것"이라며 "호남에서는 개혁세력이 굉장히 세다. 현재의 민주당에 대해서 보다 진전된 개혁을 원할 뿐 과거 회귀형 민심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위원은 안대희 위원장에 대해 "안대희 위원장이 위원장을 그만두면 정치쇄신특위가 와해되는 것"이라며 "안대희 위원장은 우리 국민 다수, 특히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층에서 필요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나오고 있는 '김무성 선대위원장 카드'에 대해서도 이상돈 위원은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며 새누리당 인적 구성에 대한 전면 쇄신을 요구했다.

이 위원은 "현재로선 특별하게 선대위원장을 맡으실 분이 당내에 별로 없다"면서도 "김무성 전 의원에 대해서 걱정하는 것은 솔직히 말씀드려서 발언 사고 가능성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위원은 "김무성 전 의원이 툭툭 던지는 발언은 국민 눈높이에 많이 벗어나서 사고가 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달 김무성 전 의원은 "나같은 사람이 민주화세력이고 노무현은 6월 항쟁에 참여 안했다"고 발언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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