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 융합시대, IPTV를 장애인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장애인의 접근권을 모색하는 '장애인의 IPTV 접근권 보장을 위한 토론회'가 22일 오후 12시 서울 광화문 일민미술관 5층 미디액트 대강의실에서 개최됐다.

장애인미디어운동네트워크 주최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장애인들의 IPTV 체험 사례를 바탕으로 IPTV 시행령의 문제점과 장애인 미디어 접근권에 대해 첨언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IPTV 화면해설, 자막, 수화방송 서비스 활성화해야"

▲ '장애인의 IPTV 접근권 보장을 위한 토론회'가 22일 오후 12시 서울 광화문 일민미술관 5층 미디액트 대강의실에서 개최됐다. ⓒ송선영

먼저 장애인미디어운동네트워크 정책연구팀의 박규민 활동가는 시각장애인 입장에서 느낀 IPTV 체험 사례를 소개했다.

박 활동가는 "IPTV는 초기 화면에서부터 접근이 매우 힘들고 시각장애인의 경우 활동보조기가 없을 경우 무용지물이 돼 버린다"면서 화면해설, 자막, 수화방송 서비스를 활성화해야 장애인들의 IPTV 접근이 용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활동가는 이어 IPTV 리모콘를 언급하며 "비장애인의 손에 맞춰 제작된 것으로 버튼과 버튼 사이의 간격이 매우 좁고 손에 장애가 있는 사람은 사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체장애인인 장애여성공감의 김미희씨도 "리모콘이 너무 디자인에만 충실한 나머지 손에 장애가 심한 분들의 경우 쉽게 누를 수 없을 정도"라며 "리모콘 버튼이 한글이 아닌 영어로 돼 있어서 교육 혜택을 받지 못한 사람이거나 어르신들의 경우 불편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장애인 프로그램 찾기 힘들어"…"자막, 청각장애인에 꼭 필요해"

장애인 IPTV 체험단은 이밖에도 인기 프로그램 위주의 편성을 지적하는 한편 자막 방송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장애인미디어운동네트워크 기획운영팀 팽명도 활동가는 "장애인 프로그램을 찾아보기 힘들다"며 "단지 오락프로그램에 치중한 점이 아쉬운 부분으로 일반 시민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면 더 좋을 것"이라고 제언하기도 했다.

데프미디어(농인독립영상제작단)의 강묘애씨도 "IPTV는 외국영화를 뺀 모든 프로그램에 자막이 없기 때문에 케이블, 공중파의 재방송과 별반 차이가 없다"면서 "모든 프로그램에 자막을 만들어 넣으면 여러 사람들 눈에 거슬릴 수도 있겠지만 정보접근권이 약한 청각장애인에게는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 ⓒ송선영

"방통위·시민사회단체, 장애인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이날 토론회의 초점은 장애인 미디어 접근권에 대한 보다 적극적 행동과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 맞춰졌다.

장애인미디어운동네크워크 진희 활동가는 "장애인 당사자들의 직접 체험을 통해 장애인 접근권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내용과 IPTV법 시행령에 어떤 내용이 포함돼야 하는지 알리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라고 장애인 IPTV 체험단 운영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IPTV법 시행령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장애인의 관점에서 이야기 하고 정책을 제안하는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낮아 아쉬운 이때 방송통신위원회는 작지만 의미있는 시도에 귀 기울여야 한다"면서 "시민사회단체는 사회적 소수자의 권리가 보장되는 IPTV법 시행령이 마련되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통위 담당자 "IPTV 내 자체편성 어렵다" 시민방송 등 '우회적' 방법 제시

장애인의 IPTV 접근권 보장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 융합사업담당 배영식 사무관은 "방송 부분과 관련한 시청각 장애인들의 방송접근권은 현재 방송법에 권장 조항으로 되어 있다"고 밝힌 뒤 "IPTV는 방송채널 사업자가 만들어놓은 프로그램을 걸어놓는 오리지널 플랫폼 사업자이기에 자체편성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일부 장애인들이 주장하고 있는 장애인 관련 프로그램의 자체 편성은 IPTV 안에서 원칙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배 사무관은 이어 "시청자 참여프로그램과 같은 것을 IPTV에서 편성할 수 없기 때문에 향후 다른 방안, 즉 시민방송과 복지TV등에 권장해서 우회적으로 방송이 되도록 하는 방향이 있다"면서 "실질적으로 장애인들이 방송 프로그램에 접근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25일 공식 출범한 장애인미디어운동네트워크는 장애인 미디어교육, 미디어활동 등을 통해 장애인을 둘러싼 미디어환경과 사회적 문제를 공유하는 연대모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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