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일 11시 서울 신문로 인디스페이스에서 영화 <유신의 추억 - 다카키 마사오의 전성시대(이하 유신의 추억)> 제작발표회가 열린다.

올해는 1972년 10월 7일 ‘10월 유신’이 선포된 지 40년째 되는 해다. 아직도 5·16 쿠데타는 ‘구국의 혁명’으로, 유신독재는 ‘최선의 선택’으로 평가되는 지금, <유신의 추억>은 박정희의 겉과 속, 생각과 말, 행동과 실천을 생생하게 보여주기 위해 기획되었다. 영국의 역사학자 E. H. 카는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이며, 미래를 보는 거울”이라고 했다. 제작진은 이 명제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믿음 아래 영화를 세상에 내놓는다고 전했다.

<유신의 추억>은 여러 모로 특별한 영화다. ‘의미’를 중심에 두되 재미있는 영화를 지향한다. 진지하지만 무겁지 않게! 통렬하지만 저속하지 않게!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다큐 영화의 재미를 돋우기 위해 음악을 적극적으로 사용한 것이 한 예다. 에필로그에는 유신독재 희생자들의 혼을 달래는 ‘넋풀이 춤’이 들어가고, 전통음악인 판소리와 현대 대중음악인 랩을 접목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런닝 타임을 75분 49초로 맞춘 것도 숨은 의미가 있다. 박정희 정권의 고문 조작 끝에 대법원 판결 18시간 만에 사형당한 인혁당 재건위 관련자 8명의 넋을 기리고자 그들의 타살된 날인 1975년 4월 9일에서 숫자를 따 온 것이다.

김학민 M2픽처스 대표가 제작하고 장단편 극영화와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던 이정황 감독이 총감독을 맡았다. <아주 사소한 하루> 등을 연출한 김무삼 감독과 <꿈은 이루어진다>를 만든 김태균 조감독도 합류했다. 김지하 시인, 최순영 전 의원 등이 역사 증언을 담당했고 서중석, 안병욱, 한홍구 교수가 학술자문 역할로 나섰다.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은 법률자문을 했다.

이날 김학민 대표의 ‘왜, 이 영화를 만드는가’를 시작으로 제작발표회가 시작된다. 각계 인사들이 들려주는 유신 시절 이야기, 판소리 공연, 이정황 감독의 영화 소개가 이어진 후 질의응답으로 끝을 맺는다.

국민의 자발적 후원금으로 제작비를 충당하는 <유신의 추억>은 박정희가 계엄령을 선포한 10월 17일에서 따와 1,017명의 제작위원을 모집하고 있다. 변영주 감독, 조국 교수, 정연주 전 KBS 사장 등이 제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제작위원들은 모두 영화 엔딩 크레딧에 이름이 새겨지며 시사회 초대권 증정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9일 제작발표회 후, 23일 시사회와 10월 말 극장 상영이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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