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편한 길이 있을까. 물론 있다. 바로 아래와 같은 길이다.

걷기에도 좋고, 주변 경치를 감상하기에도 적합하다. 그만큼 사람의 손길이 미친 결과다.
하지만 항상 좋은 길만 있는 건 아니다. 때론 계속 오르막 길만 나와서 힘에 겨울 정도로 힘든 길이 있다. 좀 평평한 길이 나오겠지 하면서 열심히 올라가는데 계단이 끝이 안보일 정도로 이어지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을 주는 길도 있다. 아래와 같은 길이다.

이럴 땐 고민하지 말고 잠시 쉬면 된다. 잠시 쉬었다 가더라도 인생에 별 영향 미치지 않는다. 고단하고 힘들 땐 잠시 쉬어가는 것도, ‘길을 걷는자’가 반드시 익혀야 할 덕목이다.

반면 정말 길 같지 않은 길도 많다. ‘이게 정말 길일까’ 잠시 생각해 볼 만큼 혼란스럽게 하는 길. 이 길을 보면 잠시 혼란에 빠진다. 내가 지금까지 제대로 온 것일까. 혹시 잘못 들어온 건 아닐까 등등.

다소 힘들겠지만 이럴 땐 그냥 건너는 수밖에 없다. 가서 아니다 싶으면 돌아오면 된다. 그게 길이고 인생이다. 길이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고, 더구나 같은 길을 선택해서 걷는다고 해도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풍경’은 달라진다. 중요한 것은 가고자 하는 의지이고, 그 의지를 풍요롭게 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다.

간혹 의지만 너무 앞세워 주변 풍경을 볼 줄 모르는 사람이 있다. 불행한 사람이다. 길을 걷는 가장 큰 이유, 물론 ‘가고자 하는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만을 위해 모든 사람들이 길을 걷는 건 아니다. 길을 걸으면서 주변 풍경도 보고, 오가는 사람 얼굴도 살피고 그리고 대화도 나누는 게 길이고 인생이다.

빠른 시간 안에 목적지에 다다르고 또 다음 코스를 향해 가는 길 - 효율적인 삶이긴 하지만 그렇게 ‘인간답거나 멋진 삶’은 아닌 것 같다.

지난 주 잠시 휴가를 얻어 한라산에 올랐다. 그 길을 걸으면서 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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