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바로 살아라!”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이강택)이 정수장학회 측에 면담을 요청하자 돌아온 대답이다.

‘정수장학회 사회환원 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언론노조는 25일 오후 4시 서울 중구에 위치한 정수장학회를 찾아가 면담을 요청했다.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을 비롯해 10여 명의 언론노조 관계자는 정수장학회에 대한 요구사항이 담긴 문건을 들고 면담을 요청했으나 정수장학회 측은 이들의 출입조차 허락하지 않았으며 취재진들의 취재까지 저지하는 완고한 모습을 보였다.

▲ 25일 오후,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과 이호진 부산일보 노조위원장은 서울 정동 정수장학회를 찾아가 면담을 요청했으나 정수장학회 측은 출입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곽상아

▲ 25일 오후, 이창원 정수장학회 사무처장이 정수장학회 유리문 사이로 연좌농성 중인 이호진 부산일보 노조위원장을 향해 "이호진씨, 똑바로 살아라"고 말하고 있는 모습. ⓒ곽상아

언론노조가 정수장학회에 요구하는 것은 △부산일보 사장후보추천제 수용 △부산일보 이명관 사장 해임 △정수장학회 이사진 사퇴 등이다.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과, 그의 지시를 받는 경영진이 그동안 부산일보 정간사태, 편집국장 대기발령, 노조 지부장 해고, 정치부장과 사회부장 정직 6개월, 각종 고소 고발과 파행인사 등을 자행했다”며 “부산일보가 명실상부한 독립정론지로서 바로서기 위해서는 정치색 짙은 정수장학회와 독립적인 관계 설정을 해야만 한다”는 것.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은 정수장학회 사무실 문 앞에서 “우리는 언론노조와 대화할 필요가 없다”는 말만 남긴 채 사라진 정수장학회 관계자를 향해 “최소한 사람에 대한 예의를 갖춰 달라”며 “박근혜 후보도 과거사 발언에 대한 잘못을 시인한 마당에, (대화도 안하겠다는) 지금의 정수장학회의 태도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언론노조 관계자들은 사무실 문 앞에서 1시간 30분 가량 연좌농성을 진행한 끝에, 겨우 정수장학회 사무처 관계자에게 ‘요구서한’을 전달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은 사무실 안쪽에서 멀찌감치 밖의 상황을 바라보고만 있었으며, 이창원 정수장학회 사무처장은 자신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을 사무실 안으로 들이면서 이호진 부산일보 노조위원장을 향해 “이호진씨, 똑바로 살아라”고 ‘막말’을 하기도 했다.

▲ 24일 오후, 언론노조 측은 정수장학회 사무실을 찾은 지 2시간 만에 겨우 '정수장학회 이사회 요구서한'을 전달할 수 있었다. ⓒ곽상아

▲ 정수장학회 문틈 사이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휘호 '음수사원'(飮水思源: 물을 마실 때는 그 근원을 생각하라)이 보인다. ⓒ곽상아

한편, 미디어스와 뉴스타파 취재진은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으로부터 ‘부산일보 사태’와 ‘자진사퇴’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이사장실 문 앞까지 가서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 관계자들에 의해 출입도 저지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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