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 ⓒ오마이뉴스
역사 인식 논란을 빚고 있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향해 “그 입 다물라!”며 매섭게 비판했던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24일 박근혜 후보의 ‘과거사 사과’에 대해 “국민의 힘에 떠밀려 (사과) 발언을 한 것일 뿐, (기자회견 내용 자체는) 오만불손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홍구 교수는 22일자 한겨레 토요판 ‘유신과 오늘’ 연재에서 유신을 역사적 평가에 맡기자는 박 후보에 대해 “그 입 다물라!”고 강도높게 비판한 바 있다.

한홍구 교수는 24일 오후 <미디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박근혜 후보의 사과가 보다 더 구체적이었어야 했다”며 “강기훈 유서대필사건, 장준하 의문사 등 진상이 규명되지 않은 사건들을 어떻게 하겠다는 이야기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이와 같은 조사에 대해 새누리당은 반대하지 않겠다’와 같은 구체적인 다짐이 필요하다”는 것.

2005년 국정원 과거사위에서 정수장학회의 전신인 ‘부일장학회 헌납사건’ 조사를 담당했던 전문가로서 ‘정수장학회 저격수’로 꼽히는 한홍구 교수는 박근혜 후보의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정수장학회’문제가 일절 언급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한홍구 교수는 “인혁당 재건위 사건 등은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문제이지만, 정수장학회는 아버지가 아닌 본인의 문제”라면서 박근혜 후보가 정수장학회 사태에 대해 사과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박근혜 후보가 오전에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과 자체는 긍정적이다’는 평가와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이 동시에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보나?

“박근혜 후보의 사과가 보다 더 구체적이었어야 했다. 향후에 자신이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겠다는 식으로 사과했어야 했다. 잘못된 것을 풀어간다는 의미에서 ‘진정성’이 더 필요했다는 말이다.

일례로 강기훈 유서대필사건, 장준하 의문사 등 아직도 진상규명이 되지 않은 사건들을 어떻게 하겠다는 이야기가 없지 않았나. ‘앞으로 이와 같은 조사에 대해 새누리당은 반대하지 않겠다’와 같은 (구체적) 사과와 다짐이 필요하다. 국민의 힘 때문에 (사과) 발언을 한 것일 뿐, (기자회견 내용 자체는)오만불손했다.”

- 박근혜 후보는 오늘 기자회견에서 과거사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정수장학회’는 언급하지 않았는데?

“그렇다. 위에서 이야기한 것은 아버지의 문제이다. 하지만 정수장학회는 본인의 문제이다. 사실 이 문제는 나에게 물어보기보다 기자들이 박근혜 후보에게 질문했어야 하지 않나? 나도 궁금하다.”

-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는 ‘아버지와 조국에 침을 뱉은 반 역사적 사과’라고 비판하고 있는데?

“극우의 의견일 뿐이다.”

- 사과도 했으니, 이제 ‘박근혜의 과거사 인식 논쟁’은 여기서 끝내는 게 맞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제부터 시작이다. 사과가 말 뿐이 아니라 진정성을 바탕으로 한 행동으로 나타나야 한다.”

- 박근혜 후보 측에서는 최필립 이사장 자진 사퇴로 정수장학회 사태를 마무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그건 본질이 아니다. 현재의 이사회를 해체하고 유가족에게 정수장학회를 돌려주는 것이 맞다.”

- 정수장학회의 전모를 알리는 책을 낸다고 했었는데, 언제쯤 완성되는 것인가?

“10월 초 예정이다. 늦어도 중순까지는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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