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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출연자도 ‘사람’으로 대해달라” 눈물의 추모제각시탈 유족, ‘책임 외면’ 보조출연업체 앞에서 1인시위 돌입
김도연 수습기자 | 승인 2012.09.24 14:31

KBS 드라마 <각시탈> 이강토의 싸움은 끝났지만, 각시탈 보조출연자 죽음을 둘러싼 유족의 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24일 정오 서울 여의도 미원빌딩 앞에서 KBS드라마 <각시탈> 보조출연자 故 박희석 씨 추모제가 열렸다. 이날 추모제는 여전히 자신들이 고 박희석씨의 고용주가 아니라고 발뺌하는 보조출연업체 ‘태양기획’에 항의하고,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개최됐다.

   
▲ 지난 4월 KBS 드라마 <각시탈>을 촬영하러 가다가 숨진 고 박희석씨에 대한 추모제가 24일 정오, 서울 여의도 미원빌딩에 위치한 태양기획(보조출연업체) 앞에서 열렸다. 사진은 고 박희석씨의 아내인 윤모씨가 울먹이며 발언하는 모습. ⓒ곽상아

박희석 씨는 2012년 4월 18일 <각시탈> 촬영지인 경남 합천으로 이동하는 중 보조출연자 탑승 버스가 전복되는 불의의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유족들은 5월 15일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신청 접수를 했고 4개월 만에 산재가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태양기획은 여전히 “우리는 박희석씨의 고용주가 아니다”고 발뺌하고 있다. 산업재해보장보험법에 따르면 산업재해로 피해를 입은 근로자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으며, 산업재해보장보험법과 무관하게 사용자에 대한 민사상 책임을 요구할 수 있다.

한국노총 전국IT사무서비스노동조합연맹 전국보조출연자노동조합이 주최한 이날 추모제에서 박희석 씨 아내 윤 모씨는 “사고로 인해 남편을 보내고 난 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모습을 보고, 어린 딸들에게 더 이상 ‘세상은 따뜻한 곳’이라고 전할 수 없을 것 같았다”며 어렵사리 심회를 밝혔다.

이어 윤 씨는 “아픔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는 것을 알았다”며 “이런 분들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지만 고용사업주 태양기획만은 끝까지 절 괴롭혔다”고 울먹였다. 또 윤 씨는 “태양기획이 죽음에 대한 책임을 지는 날까지 남편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끝까지 싸우고 싶다”고 밝혔다.

   
▲ 24일 정오, 서울 여의도 미원빌딩에 위치한 태양기획 앞에 내걸린 플래카드. ⓒ곽상아

   
▲ 24일 정오, 서울 여의도 미원빌딩에 위치한 태양기획 앞에 내걸린 플래카드. ⓒ곽상아

조합원 60여 명이 함께한 추모제에서 문계순 전국보조출연자 노동조합 위원장은 “박희석 씨의 아내 그리고 어린 딸들이 싸워 KBS의 사과와 보조출연자 산업재해승인이 이뤄졌다”면서 “보조출연자들도 인간으로 대접받을 수 있는 환경과 세끼를 꼬박 먹고 일할 수 있는 여건, 그리고 보조출연자들도 다리를 뻗고 잘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동자들의 힘을 합쳐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전국보조출연자노동조합은 태양기획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를 위해 △고용노동부의 보조출연자 고용, 노동구조 관리, 감독 △용역업체의 불법하도급에 대한 방송사 규제 강화 △드라마 제작과정에 대한 방송사의 안전관리 대책 수립 △보조출연자 처우 개선을 위한 대책 수립 등을 요구했다. 유족들은 내일(25일)부터 태양기획 앞에서 1인 시위를 할 예정이며, 보조출연자노조 역시 동일한 장소에서 한 달 동안 집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 이날 추모제에는 최민희 민주통합당 의원도 참석했다. 최민희 의원은 마이크를 들고 이번 사망사건에 대한 소회와 국회 차원의 지원 계획을 밝힐 예정이었으나 감정이 복받쳐 말을 잇지 못하고 보좌관을 통해 자신의 뜻을 전했다. ⓒ곽상아

이 날 추모제에는 민주통합당 최민희 의원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보조출연자 처우 개선을 주장하고 있는 최민희 민주통합당 의원은 미디어스와의 인터뷰에서 “보조출연자의 열악한 처우와 인권은 개인적 문제라기보다 총체적 구조의 문제”라며 “그동안 보조출연자는 노동자로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사업자로 인정되고 있었기에 이번 산재 승인은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무엇보다 예술인복지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의무적으로 표준계약서를 쓸 수 있게 법을 개정할 것이며, 부당하게 사업소득세를 내고 있는 보조출연자를 위해 ‘불이익 환수 특별법’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태양기획의 책임과 관련한 질문에는 “보조출연자들의 권리를 무시하는 한 사회적 지탄을 결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진심어린 사과와 보상을 촉구했다.

   
▲ 24일 정오, 서울 여의도 미원빌딩 앞에서 열린 '고 박희석씨 추모제'에서는 고 박희석씨의 넋을 기리는 살풀이도 진행됐다. ⓒ곽상아

 

김도연 수습기자  riverskim@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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