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정연주 사장에 대한 '사퇴 권고 결의안' 논의 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KBS 임시이사회가 20일 오전 열렸으나 결의안 상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 민주언론시민연합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1인시위를 했다. 사진은 민언련 박진형 활동가. ⓒ민언련

정기이사회를 하루 앞두고 한나라당 성향의 일부 KBS 이사들이 소집해 열린 이날 임시이사회는 오전 10시부터 KBS 신관 회의실에서 2시간 가량 진행됐다.

애초 안건으로 상정된 'KBS 당면 현안 논의'가 간담회 형식으로 진행됐으나 논란이 예상됐던 정 사장 사퇴 권고 결의안은 상정되지 않았다. 이날 임시 이사회에는 해외에 나가있는 김금수 이사장과 사퇴 압력을 받아온 신태섭 이사를 제외한 9명의 이사가 참석했다.

KBS 이사회 대변인인 이기욱 이사는 임시 이사회가 끝난 직후 "(정 사장 사퇴 권고 결의안을) 안건으로 올려야 한다는 일부 이사의 주장은 있었으나 안건으로 상정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KBS 한 이사는 이날 임시이사회 성격과 관련해 "정연주 사장에 대한 책임 공방, 내부 노노갈등으로 KBS가 표류하고 무기력해지면서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풍토가 훼손된 것은 사실인만큼 이사들이 모여 미래의 KBS 위상을 걱정하고 논의한 자리"였다며 "이러한 맥락 속에서 정연주 사장 문제가 논의된 것일 뿐 이것을 결의안으로 채택할지, 이사들의 의견을 모아서 전달할지 등 구체적인 방법과 시기에 대해서는 결정된 것이 없다. 다양한 의견을 나누며 중지를 모아나가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21일 정기이사회에서 '정연주 사장 사퇴' 재론 가능성

따라서 21일 오후 4시에 열리는 정기이사회에서 정 사장의 조기 퇴진 문제가 또다시 재론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정기이사회에는 정연주 사장을 비롯한 주요 집행간부가 참석하고, 'KBS 경영평가 보고서 채택'이 안건으로 상정된 만큼 정 사장에 대한 경영평가와 그에 대한 책임 공방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21일 정기이사회에서는 지난 15일 KBS가 <뉴스9>에서 신태섭 KBS 이사의 사퇴 압력 내용을 보도하면서 "KBS 이사진 일부가 정연주 사장의 사퇴 권고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한 경위 파악과 책임 추궁도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뉴스9' KBS 이사회 관련 리포트 논란…보도본부장 출석 실랑이도 벌어져

일부 이사들을 중심으로 "이사회 활동을 비판적으로 보도한 것은 불쾌하다"는 반응이 나왔고 20일 임시이사회에서도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KBS 한 이사는 "집행기관인 KBS가 이사회 활동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기사를 쓴 것에 대해 이사들이 화가 많이 났다"고 전했다.

▲ 김희종 전국축협노조 대전충남지역본부장. ⓒ민언련
특히 임시 이사회가 열리기에 앞서 KBS 출신인 한 이사는 KBS 보도 내용을 문제삼으며 보도본부장과 해당 기자의 출석을 요청하기도 했으나 보도본부에서 이에 응하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KBS 이사회쪽은 이에 대해 "일부 이사가 그랬는지 모르겠으나 이사회 차원에서 (보도본부장 등의 임시이사회 출석 문제를) 논의한 바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20일 오전 9시부터 1시간 동안 KBS 본관 앞에서는 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와 회원 3명이 'KBS 이사회는 이명박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 음모에 들러리서지 말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KBS 이사회의 올바른 행동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반면 뉴라이트전국연합, 국민행동본부, KBS·MBC 정상화 운동본부 등은 임시 이사회가 시작된 오전 10시 KBS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영방송 KBS를 국민의 품으로 돌려주기 위한 첫걸음으로 정연주 사장을 퇴진시킬 것을 KBS 이사회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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