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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과 안철수의 만남이 가능할까?표류하는 통합진보당, '안철수 클릭' 가능할까
김민하 / 정치평론가 | 승인 2012.09.04 13:01

   
▲ 유시민과 안철수의 모습 ⓒ연합뉴스

결국 통합진보당이 분당 수순으로 돌입하는 모양이다. 예상된 바였으나 그래도 가슴이 아프다. 몇몇 유력 정치인들에게야 살 길을 찾는 자연스러운 행보이지만 새로운 진보를 꿈꾸며 이들의 프로젝트 정당에 희망을 실었던 수많은 일반 당원들이 겪을 정치적 실망이 냉소로 바뀌지 않을까 걱정될 뿐이다.

통합진보당의 표류, 제3의 길 갈까?

노회찬 의원은 구당권파 이석기 의원에게 동반사퇴를 할 것을 주문했고 강기갑 대표는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이러한 상황을 만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김제남 의원은 갑자기 신당권파와 함께 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구당권파 측에서는 이정희 전 대표를 대선후보로 추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까지 전개됐던 신·구당권파 협상에서 어떠한 합의사항도 도출하지 못한 결과이다.

이 와중에 유시민 전 대표가 안철수 원장에 대한 긍정적인 코멘트를 한 것에 대해 여러 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유시민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 CBS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안철수 바람은 대형 태풍’이라면서 ‘우리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안철수 원장 등과 힘을 합치면 잘될 것 같기도 하다’는 언급을 하였는데 이를 통해 제3지대 창당 등의 시나리오가 연상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시나리오가 가능하며, 그러한 시나리오가 실행되는 데에 있어서 걸림돌은 무엇이며, 걸림돌을 없애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미리 밝히자면, 지금부터 서술할 내용은 어떤 특별한 정보를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신문보도에 나온 것들을 통해 추론한 가정을 말하는 것이니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

가능한 시나리오의 전제는 통합진보당 신당권파와 안철수 원장이 처해있는 조건에서 출발한다. 안철수 원장은 현재 야권에서 박근혜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카드로 평가되지만 야권 내부의 복잡한 미로를 헤쳐 나갈 수 있는 조직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유시민, 심상정, 노회찬 등으로 대표되는 통합진보당 신당권파는 정당지지율이 1% 수준으로 추락한 상황에서 정치적 명분을 되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일 안철수 원장과 통합진보당 신당권파가 손을 잡을 수 있다면 이러한 서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유의미한 제3세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통합진보당과 안철수의 만남의 장애물들

그렇다면 이러한 시나리오가 실행되는 데 장애물은 없을까? 첫 번째로 꼽을 수 있는 장애물은 안철수 원장에 대한 지지가 대부분 이념적으로 ‘중간층’에 속하는 것으로 형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유시민 전 대표야 이러한 계층에 어필하는 것에 별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있지만 심상정, 노회찬 의원의 경우는 다르다. 이들은 오랫동안 진보정당 운동에 몸을 담아왔고 이것을 대중에게 어필하여 정치적 명망을 쌓아왔다. 이들이 안철수 원장과 정치적으로 결합을 할 경우 안철수 원장을 지지하던 중간층이 좌측 이슈의 강화에 불안함을 느끼고 부동층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오차범위 내외에서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는 박근혜 후보와의 지지율 경쟁에서 단 5%의 변동으로도 완전히 패배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두 번째로 꼽을 수 있는 장애물은 유시민, 심상정, 노회찬 등의 인사들에 대한 정치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심상정 의원의 경우는 민주노총 출신이라는 어드밴티지를 적극 활용해 대선에 독자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심상정 의원이 대선에 출마하는 것보다 안철수 원장과 손을 잡는 것이 정치적으로 유리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확신이 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안철수 원장 측이 굳이 이런 배려를 감행하면서 통합진보당 신당권파와 손을 잡아야 할 이유는 별로 없는 것 같다.

세 번째 장애물은 신당권파 내부의 정치 지형이 안철수 원장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는 것에 불리하게 조성되어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유시민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참여계의 경우 신당권파 내부에서는 가장 오른쪽 포지션을 잡고 있지만 민주당과 함께하는 결단을 내릴 수가 없는 조건에 처해있기 때문에 안철수 원장과 손을 잡는 것을 정치적 출구로 사고할 수 있다는 점이 분명하다. 하지만 인천연합과 통합연대계의 경우 과거부터 진보정당운동에 참여해왔던 관성이 있기 때문에 안철수 원장과 함께 정치세력을 형성하는 것을 일종의 투항이나 변절의 의미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그래서 나는 안철수 원장과 통합진보당 신당권파가 함께하는 경우가 현실화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하지만 그래도 생각을 하는 것은 자유이니 한 번 따져볼 수는 있을 것이다. 위에 설명한 장애물을 돌파하기 위해서 어떤 조건들이 필요할 수 있을까?

첫 번째 장애물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심상정, 노회찬 의원 등 진보정당 운동의 지도자들이 사실상의 우클릭을 감행해야 할 것이다. 이미 통합진보당의 창당에 함께한 것만으로도 민주노동당 시절에 비해 상당 부분의 포지션 변화를 감내한 것이지만 안철수 원장과 함께하는 것은 한 번의 변화를 더 동반해야 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를 통해 안철수 원장의 주요 지지층인 중간층에게 안정감을 줄 필요가 있다.

두 번째 장애물의 경우 안철수 원장 측에서 통합진보당 신당권파의 주요한 지도적 인사들에게 공동정부 수립 등의 제안을 하는 것으로 돌파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는 야권연대의 다른 파트너인 민주통합당에도 똑같은 수준으로 제안을 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림은 안철수 원장이 야권의 제세력에게 공동정부 구성을 위한 광범위한 제안을 던지는 것이 되고 이를 통해 대권을 매개로 한 느슨한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것은 한 번 쯤 생각해볼 만한 일이 된다.

세 번째 장애물은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이지만 오히려 가장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배트맨이 등장하는 영화를 보면 히스 레저가 연기한 조커가 나오는데, 이 캐릭터의 대사는 늘 인상적이다. 양심적인 지방검사였던 하비 덴트의 타락에 대해 조커는 “광기는 중력과 같아서 조금만 계기를 만들어 주면 혼란으로 치닫는 것은 시간문제이다.”라고 말한다. 통합진보당 신당권파의 처지도 비슷하다. 물론 그들이 광기와 혼란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식의 악담을 하려는 것은 전혀 아니다. 정치적 포지션이 사실상 없어졌을 경우 구성원들이 기존의 포지션에서 다른 포지션으로 이동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수 있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힘들 경우 신당권파 중 참여계만 분리해서 안철수 원장과 행보를 함께 하는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 있어서 그리 현명한 판단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이들이 이러한 행보를 한다면 결국 2012년 이후 도래할 정치적 재편기에서 지금의 민주당과 함께하게 되는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그것이야 말로 이들이 가장 원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김민하 / 정치평론가  mediaus@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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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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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이님 2012-09-04 15:29:56

    정치에 가능성 없는 일이 어디있겠냐마는, 1%의 가능성도 없어 보인다. 참여계만도 1%의 가능성도 없어 보인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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