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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통당 모양새 빠진 '비문' 후보들의 이해득실민주통합당 경선 '파행 미수' 들여다보기
김민하 / 정치평론가 | 승인 2012.08.28 09:35

   
▲ 민주당 경선 파행으로 27일 오후 열릴 예정이었던 청주 MBC TV 토론이 취소된 모습 ⓒ연합뉴스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이 파행을 겪다 가까스로 정상화된 모양이다. 일요일부터 벌어진 이 논란은 월요일 오후가 지날 때까지 급박하게 전개됐다. 이 혼란은 어떻게 시작됐고, 어떤 과정을 거쳤으며, 여기에서 평가할 것은 무엇인가?

혼란은 제주 경선 결과 문재인 후보가 60%에 가까운 득표를 하면서 시작됐다. 애초의 경선 구도는 문재인 대 비문재인으로 짜여졌다. 국민적 지지가 가장 높은 문재인 후보의 대세론으로 경선이 끝나느냐, 문재인으로는 승리할 수 없으므로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내려지느냐의 문제였던 것이다. 일단 민주통합당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이 되기만 한다면 지금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은 뛰어넘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는 것도 공통된 판단이었다.

때문에 경선룰을 확정할 때에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느냐 여부가 쟁점이 됐다. 1위를 문재인 후보가 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결선투표제가 도입되면 결과적으로 비문재인 후보들 간의 단일화가 제도적으로 보장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포인트는 문재인 후보의 득표를 과반 아래로 끌어 내리고 결선투표를 시행할 수 있을 것이냐 하는 게 관건이라고 볼 수 있겠다. 결선투표는 모든 후보가 과반을 득표하지 못했을 경우 실시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역으로 보면 결선투표제의 존재는 문재인 후보에게 있어서는 국민적 지지를 가장 많이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내 경선의 압도적 승리를 위해 노력을 해야 하는 이유가 된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문재인 후보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과반 이상을 득표해 결선투표가 시행되지 않는 경우가 최선의 수이기 때문이다. 간단한 산수를 통해 말하자면 49대 26대 25의 싸움이라고 할 때 1, 2위의 격차가 23이면 큰 차이로 느껴지지만 결선투표를 통해 49대 51이 돼 역전을 허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49를 얻고 있는 상황이더라도 문재인 후보의 입장에서는 안전한 수준을 확보할 때까지 안심할 수 없는 처지인 것이다.

그렇다면 지고 있는 비문재인 후보들의 입장에서는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하겠는가? 지금 큰 차이로 지는 상황을 뒤집기 위해서는 ‘바람’이 필요하다. 바람은 초장에 불러 일으켜야 한다. 따라서 순회 경선의 순번 상 앞 차례인 제주, 울산에서 ‘의외의 결과’를 이루어 내 문재인 대세론을 차단하고 문재인 후보를 주저 앉혀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제주, 울산은 당 대표 경선에서 당시 김한길 후보가 승리했던 지역이므로 이런 시나리오가 작동하는 데 유리한 조건을 갖춘 지역이다. 또한, 결선투표가 시행될 경우 문재인 대 비문재인 구도에서 효과적으로 표를 단속하기 위해 현재의 비문재인 후보들이 공동으로 행보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예를 들어 손학규 후보가 결선투표에 진출했는데 김두관 후보의 지지자들이 손학규 후보를 찍느니 차라리 문재인 후보를 찍자고 생각하면 안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비문재인 후보들이 경선 초반의 선전을 통해 결선투표로 역전을 하는 시나리오이다.

그런데 바로 그 ‘초반의 선전’이 문재인 후보의 제주 경선 득표 60%로 좌절된 것이다. 벌써부터 스텝이 꼬인 것이다. 비문재인 후보들의 갑작스런 경선 보이콧 선언은 이 때문에 시작됐다. 일단 문재인 후보가 대세론을 몰아가는 것을 차단하고 시간을 벌었어야 했을 것이다.

그런데 일반 국민들이 보기에 이 보이콧 선언이 충분한 명분을 갖고 있었느냐 하는 점을 고려하면 최선의 선택은 아니었다는 평가를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모바일 투표의 공정성 문제는 사전에 후보들 간에 합의를 다 한 사항이라는 점에서 중간에 경선을 그만 둘만한 사유는 되지 못한다는 점이 그 첫째다. 모바일 투표의 공정성 문제는 모든 후보자 이름이 불려지기 전에 전화를 끊을 경우 무효표로 반영되므로 기호가 4번인 문재인 후보의 경우가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게 문제가 된 것인데, 기호는 룰을 정한 다음에 추첨을 통해 결정했다는 점, 문재인 후보에 표를 던진 경우도 투표 확인 메시지가 나오기 전에 전화를 끊을 경우 마찬가지로 무효 처리가 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경선에 불참할만한 불공정성이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이 별로 좋은 수가 아니었던 두 번째 이유는 민주통합당의 경선 파행이 결국 자신들에 대한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일반 유권자들의 경우 이러한 파행을 두고 특정 세력으로부터 책임을 찾기 보다는 구태한 정치 일반에 염증을 느낀다는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두 가지가 문제가 되는데 첫 번째는 이러한 반응의 수혜는 결국 안철수 교수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어 야권후보 단일화 국면에서 안철수 교수에게 유리한 고지를 내주게 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상대 후보인 박근혜 후보에게 공격의 실마리를 내어 주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측면의 책임은 비문재인 주자들을 비롯해 이러한 사태를 애초에 막았어야 할 민주통합당 지도부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비문재인 주자들의 경선 복귀는 이러한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지도부가 다소 혼란스러운 방식이기는 했으나 비문재인 주자들의 개선 요구를 대체로 받아들이면서 경선 불참을 지속할 명분도 없어졌다는 점이 컸다. 하지만 싸움을 끝내는 데에도 나름의 기술이 있는 법. 경선에 복귀하는 후보들의 모습에도 어느 정도 자신의 입지에 대한 고려가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정세균 후보의 경우 기본적으로 경선의 불참에는 동의했으나 경선을 정상화시키기 위한 것임을 누차 강조했고 사태를 수습하고 후보들 간의 불화를 조정하려는 듯한 제스추어를 취하며 경선에 복귀했다. 이는 갈등의 조정에 능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사람이라는 자신의 이미지에 걸맞는 행보를 보인 것이다. 범친노로 분류되면서도 친노직계 후보와 각을 세워야 하는 자신의 정치적 입장에도 잘 들어맞는 선택을 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김두관 후보의 경우 흥미롭게 볼만한 대목이 많은데, 우선 경선 불참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캠프를 통해 밝힌 30분 후 본인이 직접 등장해 경선 복귀를 선언하였다는 점이 그렇다. 이것을 통해 김두관 후보가 유권자들에게 전한 메시지는 ‘지금 상황이 내 뜻의 전부는 아니었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을 것 같다. 캠프는 더욱 강경한 입장이었지만 후보 본인의 결단으로 경선 파행을 수습한 것같은 모양새를 취한 것이다. 여기에 이어지는 ‘노무현을 이용한 세력과 결별하겠다’는 발언은 비문재인 진영의 상징성을 획득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되는데, 공학적으로는 올바른 판단일 수 있지만 ‘친노=총선 실패=경선 파행=문재인’으로 이어지는 프레임에 피로도가 쌓이고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 같다.

손학규 후보는 가장 존재감 없는 방식으로 경선에 복귀했다. 게다가 가장 늦게 경선에 복귀해 마치 경선 파행 사태의 흑막처럼 여겨질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는 데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경선룰에 대한 공정성을 계속 문제삼기 보다는 손학규 후보의 장점인 컨텐츠를 중심으로 한 전략으로 재빨리 전선을 옮기는 행보가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김민하 / 정치평론가  mediaus@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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