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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와 친박의 '동상이몽'김문수 경선 참여를 둘러싼 새누리당 각 계파의 이해득실
김민하 / 정치평론가 | 승인 2012.07.12 08:19

 

   
▲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새누리당 대권 경선참여를 결정하였다. ⓒ연합뉴스

김문수 지사가 끝내 경선 참여를 결정한 모양이다. 오픈프라이머리 시행이 되지 않으면 경선에 불참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인 비박 3인 중 유일하게 경선에 참여하는 셈이다. 좀 진작에 행보를 했으면 좋았는데 괜히 좌고우면 하다가 늦어지는 바람에 명분도 실리도 다 놓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는데, 이렇든 저렇든 출마를 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을 한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김문수는 '2위'를 차지할 수 있는가

김문수 지사 입장에서 출마를 고민할만한 상황이 있었다는 것은 지난 글에서 한 번 정리한 바가 있다. 다시 요약하자면 1951년생인 김문수 지사는 이번 대선 뿐 아니라 2017년 대선을 노려볼 만도 하다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이번 대선후보 경선에서 2위 자리를 노려볼 필요가 있다는 것, 김문수 지사가 경선에 불참한 상황에서 임태희 전 실장이나 김태호 의원이 2위를 접수할 경우 차세대 주자의 리스트에서 김문수 지사가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 등이다. 이런 연유로 김문수 지사는 이번 대선후보 경선에 불참하는 것보다 기존 입장을 뒤집더라도 참여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2위 경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있는 것일까? 이것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변수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것 같다.

첫 번째는 비박 2인이 과연 지원을 해줄 것이냐에 대한 문제이다. 정몽준 의원 보다는 이재오 의원 쪽이 김문수 지사에 우호적인 것처럼 보인다. 과거 민중당 활동을 함께 하기도 했고 여러 측면에서 정치적으로 친했기 때문이다. 정몽준 의원의 경우도 ‘비박3인’으로 통했던 김문수 지사를 지지하면 지지했지 김태호 의원을 지지할 어떤 계기가 없는 상황이다. 만일 정몽준, 이재오 의원이 김문수 지사를 지지할 수 있다면 일단 당 내에서 비박계 거의 전부의 지지를 가져와 박근혜 전 위원장과 1:1 구도를 만드는 시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다른 후보들과의 차별성이 생겨 2위 자리를 쟁취하는데 훨씬 수월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두 번째 변수는 김태호 의원의 경쟁력이 당 내 인사들에게 얼마나 평가받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2위 경쟁은 누가 뭐래도 김문수 지사와 김태호 의원이 하는 판이다. 김태호 의원은 소장수의 아들로 태어나 도의원과 군수를 거쳐 도지사에까지 오른 입지전적의 인물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일찍 김태호 의원의 가치를 알아보고 총리직을 맡기려 했지만 낙마했다. 김태호 의원이 경남 출신이라는 점은 야권의 또 다른 입지전적의 인물인 김두관 전 지사와 좋은 짝을 이루는 것처럼 보인다. 쉽게 말하면 ‘그림’이 된다는 것이다.

문제를 말하자면 총리 후보자 청문회 시에 너무 많은 의혹이 터져 나왔다는 것이다. 심지어 야권에서 김태호 의원을 두고 까도 까도 의혹이 계속 나온다고 양파 같다는 농담을 할 정도였다. 이명박 대통령이 미리 점찍은 총리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결국 낙마했다는 점은 앞으로 대선후보 경선 등의 큰 게임에 등장했을 때 어떤 네거티브 공세를 받을지 모른다는 점을 의미한다. 새누리당의 입장에서는 어차피 1등을 박근혜가 하는 입장에서 굳이 이런 부분까지 띄워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

'97년 정대철'이라는 전례

이것이 세 번째 변수일 것인데, 결국 친박계의 의중이 어느 후보에게 쏠릴 것이냐 하는 것이다. 친박계로서는 박근혜가 압도적인 1등을 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나마나한 경선 왜 했냐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일부러라도 2위 후보에게 지지를 배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 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여·야의 1997년 대통령 후보 경선을 다시 한 번 떠올려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 11일 자신을 정계로 이끌어준 김영삼 전 대통령을 예방한 김문수 지사가 건넨 책. '대도무문'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즐겨 쓴 휘호였다. ⓒ연합뉴스

당시 신한국당은 당 내에 이회창이라는 강력한 후보를 두고 있었지만 김영삼 대통령의 의지와 당 내의 사정에 따라 ‘대권구(九)룡’ 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며 당 중진들이 무더기로 경선에 참여하여 전국적으로 시끌벅적한 경선을 하게 됐다. 당시 야당인 새정치국민회의는 이에 경각심을 느끼고 경선을 치르게 되는데, 도대체 어느 정도의 차이로 이겨야 하는지를 고민했었다고 한다. 일방적으로 이기면 새정치국민회의가 김대중의 사당이라는 이미지가 강화될 것이고 너무 표차가 적어지면 김대중 후보의 본선경쟁력이 의심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당시 찾은 황금비율은 78:22 정도였다. 결국 하나마나한 경선이 되긴 했지만 김대중 후보로서는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을 잘 관리해서 넘어간 것이 됐다. 정대철 후보의 입장에서도 나름 강력한 기반을 가진 정치인이라는 점을 잘 어필했으니 나쁠 것이 없는 정도의 표차였다.

지금 상황을 보면 박근혜 전 위원장은 당시 김대중 후보의 경선 관리 전략을 따라가려는 것처럼 보인다. 문제는 정대철 후보의 역할을 할 사람이 김태호냐 김문수냐라는 것인데, 앞서 언급한 네거티브 공세에 강한 후보는 역시 김문수 지사일 것이다. 실제 김문수 지사는 나름 청빈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친박계가 김문수 지사 측에 경선 참여를 요청하는 시그널을 다각도로 보냈을 가능성이 크다.

김문수 지사의 비교우위는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김태호 지사는 경남을 기반으로 하는데 박근혜 전 위원장의 행보를 보면 부산을 제외한 경남에 대해서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음을 잘 알 수 있다. 어차피 경남의 표심은 적은 노력에 비해 많은 수확을 거둘 수 있는 상황이다. 전통적으로 그렇지 않았는가? 이번에 필사적으로 경남을 탈환하려 했던 민주통합당과는 처지가 다르다.

반면 김문수 지사의 기반은 수도권은 어떤가? 여전히 박근혜 전 위원장으로서는 수도권 돌파가 핵심 과제 중 하나다. 지난 총선에서도 선거의 여왕 박근혜 전 위원장의 위력이 수도권에서는 충분히 나타나지 못했다는 분석이 있었다. 때문에 김문수 지사가 경선에 참여해 2위의 성적을 거두고 박근혜 전 위원장을 지지하게 되는 그림을 잘 만들 수 있다면 친박계 입장에서도 나쁠 것이 없는 결과가 된다.

그러나 이런 생각도 한 번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친박계가 꼭 1인을 택해야만 하나? 김문수 지사와 김태호 의원에게 비슷한 정도의 지지를 나누어줄 수도 있는 것 아닌가? 6:2:2 정도는 어떨까? 그 정도면 당내 과반 이상을 박근혜 전 위원장이 점하지만 경선은 성공적으로 치렀고 김문수, 김태호라는 양대 차세대 지도자를 얻게 되며 수도권과 경남에서 추가적인 득점을 할 수 있게 되는 것 아닌가?

실현 가능성은 적겠지만 어쨌든 김문수 지사의 경선 참여가 친박계에게는 꽃놀이패를 한 장 더 쥐게 된 것이나 다름 없는 판이 된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김민하 / 정치평론가  mediaus@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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