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뒤면 표완수 사장이 YTN을 떠난다. 그리고 차기 사장 후보를 결정지을 <사장추천위원회>도 가동될 전망이다. 앞으로 3년 동안 YTN을 이끌어갈 차기 사장 선임이 목전에 온 것이다. 닥쳐올 3년은 우리에게 위기임과 동시에 기회가 될 중차대한 시기이다. 방통 융합과 디지털 전환 등 기술의 진보와 더불어 방송 시장의 근본적 변화를 몰고 올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일찍이 차기 사장의 조건을 정리하고, 차기 사장은 이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제시해야 한다고 줄기차게 주장해 왔다.

차기 사장은 급격한 미디어 환경 변화에 맞서 24시간 뉴스전문채널인 YTN의 위상을 지켜내고, 발전시켜야 한다. 라디오 등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창출해 종합 미디어그룹을 지향하는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마련함과 동시에 출신과 경력을 배격하고 능력에 따라 인재를 운용할 수 있는 합리성을 갖춰야 한다. 무엇보다 정치적 중립과 공정방송의 원칙을 고수하며 사회의 공기로서 YTN의 위상과 신망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의지를 갖춰야 한다.

따라서 사장 선임 과정은 이같은 현안에 대한 후보 검증 과정이어야 하고, 내부적으로는 새롭게 의지를 다지는 절차여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지상파 방송사 출신 구모씨가 내정됐다는 설이 사내외에 파다하다. 현실을 직시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도대체 그가 YTN 현안에 무슨 대답을 내놓고 있단 말인가? 오히려 그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강력한 낙하산’임을 자임하며 YTN 사장에 안착할 것이라는 망발을 늘어놓지 않았던가? 그것도 모자라 외부에서 사내 인사들을 끌어들여 벌써부터 줄 세우기에 나서고 있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우리는 이처럼 전근대적이고 시대착오적인 방법으로 회사를 ‘접수’하려는 기도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또 신문사 출신 이모씨와 자회사 사장을 역임했던 배모씨도 나선다 한다. 그들 역시 마찬가지다.

이제 왜곡될 대로 왜곡된 차기 사장 선임 과정을 다시금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한다. 사장추천위원회는 통과의례가 돼서는 안 된다. 실질적 공모를 통해 추려낸 후보자에 대한 혹독한 검증 과정이어야 한다.

외부에 의탁해 개인의 영달을 꾀하는 일부 사내 인사들에게도 명백히 경고한다. 혼란을 틈타 분파주의를 조장하는 행위는, 그 어떤 명분으로도 합리화될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대주주와 주요 주주들도 YTN이 공공성을 바탕으로 더욱 영향력 있는 언론사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차기 사장 선임에 더 큰 관심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노동조합은 사장 선임 과정을 끝까지 예의 주시하면서 필요할 경우 400여 조합원들의 뜻을 모아 행동에 나설 것임을 거듭 천명한다.

2008년 5월 2일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