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5월 6일자 4면
'광우병 우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식을 줄 모르는 가운데, 연예인들도 이 문제에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산발적이고, 정제되지 않은 언어로, 대부분 자신의 미니홈피를 이용해 스스로의 생각을 밝힌 것이다.

이 문제는 이명박 대통령의 말처럼 '정치적'일 수 없다. '정치적' 입장 표명을 꺼려하는 연예인들이 '함부로' 얘기하는 것도, 그 주장이 정치적이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바로 먹는 문제이고, 나아가 생명의 문제이기에 자기 목소리를 냈을 뿐이다. 그리고 '먹는 것을 가지고 장난치면 안된다'는 사회적 통념에 따른 분노도 한몫 단단히 했을 게다.

'뇌송송구멍탁'은 미국산 소일까, 연예인 주장일까?

배우 김혜수는 지난달 20일부터 미니홈피에 'FTA' 폴더를 만들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드러냈다. 탤런트 김민선은 지난 1일 새벽 "차라리 청산가리를 입 안에 털어넣는 편이 낫겠다"는 말로 연예인 '광우병 우려' 발언에 물꼬를 튼 이후, 같은 날 탤런트 김혜성 역시 "목숨 걸고 고기 안 먹겠다. 윗분들이 다 사서 드시라"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가수 하리수는 "(바이러스로 인간이 멸종하는) 영화 '나는 전설이다'의 내용이 현실이 될 수 있다"며 슬퍼했고, 슈퍼주니어의 희철은 "사람들을 채식주의자로 만들려는 고도의 프로젝트"라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 동아일보 5월 6일자 4면
지난 2일 청계천 촛불집회를 기점으로 연예인 의견은 봇물을 이뤘다. 가수 메이비는 "잠이 안 온다. 정말. 힘내요 다들"이란 게시물을 올렸다. 원타임의 송백경은 "소가 넘어갔다. 속았다"는 말로 배신감을 드러냈다. 가수 세븐은 "국민의 위대함을 보여주자"며 힘을 보탰다. 탤런트 최진실은 "설렁탕을 아이들에게 자주 먹이는데 엄마로서 참을 수가 없다"는 글을 남겼다.

박미선은 방송 녹화에서 "돈을 많이 벌면 뭐하나, 죽으면 끝나는 걸"이라며 걱정스런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DJ DOC의 이하늘은 "협상한 분들이 너무 이른 시간에 하는 바람에 졸려서 그런 것 아닐까"라는 뼈있는 농담을 남겼다.

무가당의 프라임은 "未(미)소 때문에 美(미)소가 사라졌다"는 말로, 배우 김지우는 "먹고 죽으라는 거야. 아니면 아무 것도 먹지말고 아사하라는 거야"라며 강한 톤으로 비난했다. 이 밖에 배우 김부선, 서우민 등도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그러나 국민적 공분인 '미국산 소고기, 광우병 우려' 목소리는 오피니언 리더인 신문 칼럼니스트 혹은 논설위원들에 의해 다른 곳으로 튀는 인상이다. 연예인들의 발언이 이어지자, 연예인과 광우병 소를 분간 못하는 신문 칼럼을 쏟아내고 있다. 연예인들의 주장은 '지각없는 발언'으로, 연예인들의 발언은 '학생을 부추긴다'는 가당치 않은 논리로 폄하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스스로 광우병을 모르는 만큼 연예인들이 목소리를 내는 이유도 모르고 있는 듯 싶다.

▲ 중앙일보 5월 5일자 4면
정부 당국의 해명은, 수준 낮은 주장이라 스스로 일축한 연예인들마저 설득시키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요즘 학생들, 철없는 주장에 부화뇌동하지 않는다. 먹는 것은 상식(常食)이다. 결국 상식(常識) 선에서 바라보면 되는 일이다. 결국 연예인들의 주장은 상식이고, 그들에 대한 맹공은 비상식이다. 문제의 핵을 못짚으니, '광우병 우려'의 해답도 오리무중이다.

'리포터'보다는 '포터'가 더 많아 보이는 세상, '날나리'라는 조사가 붙더라도 '리포트'하려고 노력하는 연예기자 강석봉입니다. 조국통일에 이바지 하지는 못하더라도, 거짓말 하는 일부 연예인의 못된 버릇은 끝까지 물고 늘어져 보렵니다. 한가지 변명…댓글 중 '기사를 발로 쓰냐'고 지적하는 분들이 있는 데, 저 기사 손으로 씁니다.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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