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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권 3대 인권탄압 사건, 'SKY Act'로 싸운다[인터뷰]김덕진 천주교인권위 사무국장
권순택 기자 | 승인 2012.06.25 02:51

한국 내 수많은 사회현안들 중에 왜 '쌍용'과 '강정', '용산'이냐?

“‘쌍용(S)’, ‘강정(K)’, ‘용산(Y)’이라면 MB정권에서의 인권탄압을 대변할 수 있지 않겠나. 쌍용자동차 사태는 해고자들과 비정규직 문제를, 강정마을은 평화와 환경을 대변할 수 있다. 용산은 쫓겨나는 서민들에 대한 상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세 단위가 공동투쟁을 모색해보면 어떻겠는가 하는 제안을 하면서 문정현, 김진숙, 박래군을 내세워 전국을 돌아다닐 작정이다”

   
▲ 김덕진 사무국장 ⓒ권순택
쌍용과 강정, 용산이 연대기구 ‘SKY Act’가 공식출범한다. 그 첫 걸음은 28일 오후 2시 시국회의가 될 예정이다. 9월 정기국회와 제주 세계자연보존총회에서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SKY Act’를 주도적으로 추진한 이가 천주교인권위 김덕진 사무국장이다. ‘쌍용’, ‘강정’, ‘용산’에서 그를 빼고 설명하긴 어렵다. 특히, 용산참사에 대해서는 서울시와 협상을 그야말로 “눈물로” 타결 지은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런 김 사무국장, 오늘도 “용산참사가 해결돼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SKY Act’ 출범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19일 김덕진 사무국장을 만나기 위해 명동에 위치한 천주교인권위를 찾아갔다. 그의 인터뷰는 두 차례나 연기됐다. 그가 바빴기 때문이다. 이날 역시 용산참사를 다룬 다큐 <두개의 문> 상영문제로 전화기를 붙들고 있었다.

‘SKY Act’, 문정현 신부님이 내어준 종자돈에서 시작

‘전국순회’라는 거대한 계획을 가지고 발족하는 ‘SKY Act’의 시작은 아이러니하게도 “딸리는 동력” 때문이란다. 

“총선이 끝난 이후, 강정주민들도 쌍용자동차도 다들 힘이 빠져 있었다. 또, 이전부터 쌍차와 강정은 같이 투쟁해야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를 심심찮게 들렸다. 길게 갈 싸움이고 직접적으로 공권력과 부딪히는 이명박 정부에서 가장 억압받고 있는 대표적 그룹이라는 이유였다. 그 와중에 문정현 신부님이 광주인권상을 받게 됐는데 상금이 5000만원이었다. 그 돈 가지고 뭘 할까 고민하던 중 5·18 행사에 용산범대위, 제주도 강정마을팀, 용산 진상규명위원회,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이창근 씨, 송경동 시인까지 다 모이게 됐고 각계전투로는 기력도 딸리고 동력도 안 되니 연대기구를 만들어 전국 순회투쟁을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이 돼 SKY Act가 추진, 대중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 1월9일 이른 아침부터 지난해 1월 용산 남일당 옥상에서 뜨거운 화염에 쓰려져간 고 양회성, 윤용헌, 이상림, 이성수, 한대성씨의 장례식이 거행됐다. ⓒ오마이뉴스 최윤석

2009년 여름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77일간의 옥쇄파업을 진행하면서 사측은 전기를 끊어버리고 식량은 물론 물, 의료품마저 차단시켰다. 최루액과 전자충격기(테이저 건) 등의 경찰장비 사용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인권활동가들이 바빠진 까닭이다.

인권단체들은 국가인권위에 긴급성명을 요청하는 한편 다른 한쪽으로는 노동들에 의료품과 물을 전달하는 데 앞장서야만 했다.

김덕진 사무국장은 “신부님들과 공장 앞에서 미사를 진행하고 물과 의약품을 집어넣는 일을 했으나 당시 용산참사가 해결되지 않았던 시점이라 쌍용자동차에 많이 결합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권단체활동가들은 범대위 일에 결합하는 정도다. 지원모임 ‘와락’이 있고 정혜신 박사도 아이들을 챙기면서 트라우마 치유도 하고 있는 상황”이라 “워낙 희생자들이 많다”고 한숨부터 내쉰다.

오는 8월 4일이면 한상균 지부장이 만기 출소하는 등 2년이나 지난 일이지만 해고노동자 및 가족들의 연이은 자살로 인해 여전히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다는 점에서 나오는 한숨일 터였다. 쌍용자동차는 2009년 파업 이후, 22명의 희생자를 낳았다.

‘강정마을’과 관련해서는 민주통합당과 진보통합당, <한겨레>에 할 말이 많은 듯 했다. 

김덕진 사무국장은 ”강정싸움은 총선 이후에도 여전히 발파가 계속되고 있고 시멘트구조물 케이슨도 바다에 투하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치권과 언론에서 이미 잊혀버린 사건이라며 무관심에 쓴 소리를 던졌다. 어쩌면 SKY Act가 뜨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 2011년 8월 26일자 '중앙일보' 1면

그는 “민주통합당은 총선 패배의 원인을 한미FTA와 해군기지 반대라는 자체분석을 하고 있고, <한겨레>마저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씁쓸해했다. 강정마을에서 발 빼기 쉬운 조건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이해찬 대표는 해군기지건설을 추진하던 시절에 총리까지 했던 인물이라는 게 김덕진 사무국장이 아쉬움이 묻어나는 설명이다.

“강정마을 (신문에)진짜 안 실린다. 희한하다. 제주가 멀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말도 안 되는 ‘종북주의’ 이념 프레임 때문에 통합진보당 마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의 ‘3대세습’, ”문제 있다“고 비판할 수 있다. 보수단체들을 지원해 북에 삐라 뿌리자는 것이 아니라면 북한인권도 이야기할 수 있고 어찌 보면 진작 했어야 할 문제다. 북한 핵개발도 당연히 문제라는 의견을 낼 수 있다. 그런데 주한미군문제나 한미동맹문제에 대해 재검토한다던지 애국가를 부르겠다고 나선 것은 종북 프레임에 말려든 것이라고 보인다”

김덕진 사무국장은 “새로나기 혁신비대위가 당을 새롭게 바꾸겠다면서 자충수를 두고 있다”, “(보수)언론이 만든 프레임에 진보진영도 갇혀버린 꼴”이라고 쓴 소리를 던졌다. 이어 “국민들이 통합진보당을 뽑아준 이유는 소수자를 위해 일하라고 뽑아준 것이라는 것을 잊어버리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제주해군기지 문제와 관련해 그는 지난해 강동균 마을회장이 체포된 이후 경찰서장이 억류됐던 당시를 콕 찍어 언론에 대한 성토를 시작했다.

김덕진 사무국장은 “당시 언론들은 ‘무너진 공권력’이라며 주민들을 폭도로 몰았다”면서 “주민들이 던진 김밥을 경찰서장이 맞는 사진이 화제 됐고 보수진영에서 이를 달구는 일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런데 조금만 생각해보면 주민들이 오죽하면 먹으려고 싸온 김밥을 던졌겠나. 돌도 아니고 화염병도 아니다. 김밥에 맞는다고 전치 2~3주 나오는 것도 아니고”라면서 “언론은 강정에서는 잘못이 많다”고 쓴소리다.

   
▲ 천주교 문정현 신부가 4월 6일 오후 서귀포시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부근 서방파제에서 추락해 부상으로 119가 병원으로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용산, “보상금 이야기할 때 가슴아파”…협상장에 오세훈 시장이 나타났다?

2009년 12월 29일, 용산참사에 대한 서울시와의 줄다리기 협상이 시작됐다. 협상은 꼬박 하루를 넘겨 14시간 만에 타결된다. 용산참사가 발생한지 345일만의 일이었다.

당시 조중동을 비롯한 언론의 관심은 ‘보상금이 얼마인지’에 쏠렸고, 장례를 치르지 않고 있었던 이유를 돈으로 몰고갔다. 또, 반대편 진보성향의 시민사회단체에서는 너무 성급하게 합의해준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그 중간에 섰던 이 역시 용산범대위 측 협상대표였던 김덕진 사무국장이다. 그는 용산참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용산참사로 8명의 철거민들이 구속돼 있다. 그런데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 중 하나는 심한 부상자 2명의 이야기다. 이 분들은 실형 4년씩을 받았지만 심한 부상으로 인해 수술과 입원을 반복하고 있어 구속을 하지 않고 항소심에 계류돼 있는 상황이다. 사실상 10명의 구속자가 있는 것과 같다. 감옥에 갇힌 사람들도 징역이 많이 남았는데….(한숨) 사람들이 하루빨리 석방돼야 하고 진압의 부당함이나 불법성에 대해 다시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

다큐 <두개의 문> 배급위원이기도 한 김덕진 사무국장은 “이 영화를 많이 볼수록 용산참사에 대한 진실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홍보도 잊지 않았다.

김덕진 사무국장은 “<두개의 문>은 다른 현장다큐와는 달리 감정에 호소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화는 억울한 가족을 대변하는 게 아니라 공판기록을 중심으로 참사 사건을 재구성해 만들었기 때문에 절제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 영화를 보면 용산참사가 왜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지, 당시 경찰진압이 왜 무리이고 왜 잘못됐는지, 참사는 예견돼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그러면서도 쌍용차 사태와 같이 공권력에 피해를 입은 건 폭력에 가담할 수밖에 없는 일선 경찰특공대원이라는 딜레마와 아픔을 볼 수도 있다”고 설명을 늘어놓았다. 그리고 “그래서 국가폭력이 무서운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덕진 사무국장은 <두개의 문>을 “미스테리 스릴러 다큐”라고 규정했다. 이어 “반응이 좋으니까 상암CGV, 롯데시네마에서도 영화를 걸겠다는 전화가 오고 있다”고 싱글벙글 이다.

서울시와의 협상과정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는 “박래군·이종회 용산범대위 공동집행위원장들이 몸이 묶여 있던 터라 협상대표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당시 1년 동안 투쟁하면서 유가족들이 많이 지쳐있었고 더 이상 가는 것은 한계라고 봤다. 서울시 측에서도 해 넘기기 전에 끝내고자 달려들었을 때였다. 내부적으로 ‘돌아가신 분을 놓고 돈으로 흥정하는 게 맞느냐’, ‘너무 쉽게 협상해준 게 아니냐’는 평가도 있다. 원칙적인 말이고 동의하는 말이다. 하지만 ‘그러면 어떡할 건데’라는 생각이 들더라. 죽은 사람은 살아 돌아올 수 없지 않나. 그리고 남은 철거민 가족들은 먹고 살아가야 한다. 이런 생각이 들어서 (보상금) 액수를 이야기해야하는 상황이 됐다. 돈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 역할은 해야 해고 누구든 욕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물론 지금도 아쉬움은 많다. 이명박에게 사죄를 받아냈어야하는데 하는 생각도 들고 진압책임자였던 김석기 전 청장이 총선출마하는 모습을 보면서 씁쓸한 마음이 남는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여전이 그것이 최선이었다고 믿는다. 물론 비판하시는 분들도 충분히 이해한다. 당연한 이야기다. 그런 이야기가 안 나온다면 오히려 진보적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너무 매너리즘에 빠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 용산 참사 당시 현장 사진 ⓒ연합뉴스

협상 당시 상황을 속사정을 이야기를 하면서 김덕진 사무국장의 표정은 쓸쓸해보였다. ‘용산참사’라는 용어를 두고도 여러 차례 협상을 결렬시켰다는 그는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이 협상장에 나타났던 사연도 조심스럽게 털어놨다.

김덕진 사무국장은 “협상과정에서 ‘용산참사’라는 용어가지고 많이 싸웠다”며 “서울시 측에서는 ‘용산사태’라고 했고 우리는 ‘용산참사’에서 물러설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공권력의 자행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어야 했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는 ‘용산참사’라는 용어가 굉장히 중요했다”며 “결과적으로는 총리 사과문에는 ‘용산화재참사’로 담겼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죽일 마음이 없었다는 것은 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상황이 그렇게 되기까지의 잘못된 과잉진압이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모처 협상장에 약속도 없이 오세훈 시장이 초췌한 모습으로 나타났었다. ‘어떻게 된거냐’고 물었더니 ‘유가족들을 만나 뵙고 말씀 드리면 좋겠지만 안 되니까 찾아왔다’며 자신의 진심을 믿어달라고 하더라. 그 진실을 믿는다. 얼마나 지겹겠나. 시청 앞에서 매일 1인시위하고 있고 출퇴근하며 만나는데, 해결하고 싶지 않았겠나. 진심은 알겠는데 진정 당신이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지는 모르겠다고 이야기했다. 당시 오세훈 시장은 ‘마음이 아프고,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된다고 본다’, ‘그래서 서울시도 전체적인 재개발에 대해 재점검을 할 것’이라고 이야기를 했었다”

‘쌍용’, ‘강정’, ‘용산’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인연을 만나기도 했던 그였다. 김덕진 사무국장은 문정현 신부를 처음으로 언급했다.

그는 “종교적인 것과는 상관이 없다”, “솔직히 교회나 성당(장소)에는 예수님이 없는 것 같아서 안간지 오래됐다”며 최근 부상당한 문 신부에 대한 걱정을 드러냈다. 문정현 신부는 건설사업 현장에서 7m 높이의 서귀포시 강정포구 서방파제에서 추락하는 사고를 당한 바 있다.

그는 “문정현 신부, 인권운동사랑방 박래군 활동가, 문화연대 신유아 활동가 이 사람들이 없었다면 ‘용산’도 그렇고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싶다”는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SKY Act에 1개만 더 끼어 넣는다면…“언론파업?”

‘SKY Act에 1개만 더 끼어 넣는다면’이라는 질문을 던져봤다. 김덕진 사무국장의 대답은 “KBS가 파업을 철회하지 않았다면 ‘언론파업’을 넣었을 것”이라는 밝힌다.

그러고는 “공영방송이라면 사장 선임과정이 훨씬 더 투명하고 회사 구성원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구조가 되어야하는 것이 아니냐”고 되묻기도 했다.

그는 “MBC나 KBS, YTN 등은 조중동하고는 가치가 다르다”며 “그들은 정치적으로 옳고 그르냐를 떠나 팩트를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면, 언론이 애국가를 부르는 게 좋은지 아닌지를 언론이 판단할 수 없지만 토론을 붙일 수는 있다. 그것이 언론의 역할”이라면서 “<PD수첩> 때에도 그렇고 파업 영장 청구하는 것을 보면 어이가 없다. 지금 구조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덕진 사무국장은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이 쓰러졌다고 해서 걱정 많았다”면서 “언론파업이 승리해서 기자들이 자신의 의지대로 작품을 만들게 되길 바란다. 그것이 보수든 진보든 (권력의 개입이 없다면)상관없다”고 덧붙였다.

국가인권위 현병철 위원장이 연임소식이 반가울리 없는 그였다. 특히, 청와대가 연임이유로 밝힌 북한 인권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현병철 위원장은 인권을 이야기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지식과 경험 뿐 아니라 ‘깜둥이’, ‘독재라도 어쩔 수 없다’는 등의 언행에서도 매우 문제가 많다. 3년 동안 MBC <PD수첩>이나 한진중공업 사태, 쌍용자동차 사태 때 등 민감한 사건에 대해 회피하거나 인권에 반하는 결정으로 일관했다. 그런 그가 연임된다고 한다. 현 위원장은 ‘북한 인권’ 그것만 죽도록 했는데 성과는 사실 아무 것도 없다. 북한인권침해센터를 만들었는데 시정권고를 할 수도 없다. 북한에 갈 수도 없고 대화채널도 없는 상황에서 조사만 하면 뭘 하나. 인시청문회 때 그의 바닥이 드러날 것이다”

이래저래 바쁜 김덕진 사무국장, 오늘 그의 발길도 ‘인권’침해 당하는 현장을 향할 것이다.  

권순택 기자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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