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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희망을 꿈꾸는 모든 이의 동지, 시인 '송경동'쌍용차 해고자를 위한 희망 행진 제안…"16일(토) 1시 여의도로 오세요"
김완 기자 | 승인 2012.06.15 06:58

송경동 그는 시인이다. 그가 2009년에 냈던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이라는 시집은 꽤 묵직한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그 해 몇 개의 문학상도 수상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때까지 그를 잘 알지 못했다. 시인이 유명해지는 세상은 이미 한참 전에 지나간 후였다.

   
▲ 송경동 시인 ⓒ참세상
시인 송경동이 뉴스 메이커가 된 건 다른 이유였다. ‘희망버스’를 통해서였다. 시인이 극렬 폭력 시위의 주동자로 수배를 받는 부조리한 상황이었지만, 사람들은 그가 송경동이기에 그러려니 했다. 그는 시인보다는 운동가가 더 어울리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 때 송경동은 참 시인 같은 말을 했다. 왜 희망버스를 기획했냐는 물음에 그는 “시인은 꿈꾸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아직 오지 않은 것, 덜 밝혀진 것”을 말하는 용기가 시인에게 필요하다고도 했던 것 같다. 그 용기가 두려워서였을까, 이명박 정부는 참 오랜만에 시인을, 그가 품었던 애틋한 희망을 감옥에 가둬버렸다.

그는 보통 사람들을 ‘동지’라고 부른다. 개인적으로 그와 알고 지낸지 꽤 여러 해가 흘렀다. 몇 번의 직업 변천을 겪었지만, 그는 여전히 나를 그냥 ‘동지’라고 부른다. 생각해보면 늘 그랬다. 다리가 떨어지지 않아 마냥 서있던 어느 집회에서도, 누군가의 결혼식에서도 그는 나를 ‘동지’라고 불렀던 것 같다. 꽤 오랜만에 전화를 걸었지만, 그는 여전히 나를 ‘동지’라고 불러주었다. 뭐랄까, 잊고 있었던 어떤 감정이 그 살뜰한 호칭에서 온연히 살아나는 느낌이었다.

생각해보면, 그는 모두와 동지인 사람이다. 평택에서 그는 바람과 들판의 동지였다. 콜트콜텍 투쟁에선 이름 모를 기타의 동지였다. 변두리 기륭전자 노동자들의 동지였고, 버림받은 도시 빈민들의 동지이기도 했다. 그리고 끝내 ‘희망버스’를 통해 희망의 동지, 희망을 꿈꾸는 모두의 동지가 되었다. 그렇게 모두의 동지인 탓에 그는 등산스틱이 없으면 걸을 수 없게 되었다.

모두의 동지, 송경동은 지금 또 다른 희망의 동지가 될 것을 제안하고 나섰다. 오는 16일 ‘함께 걷자, 함께 살자, 함께 웃자’란 제목으로 또 다른 희망이 서울에 쏘아 올려진다. ‘쌍용차 해고자 전원 복직’과 ‘희망버스 승객에 대한 사법탄압 중단’을 요구하는 희망행진이 16일 1시에 여의도를 출발해 덕수궁 대한문까지 걷는다. 대한문에 도착해서는 ‘집회할 자유와 연대할 권리’를 외치며 부당한 권력에 ‘돌려차기’를 날릴 예정이다.

송 시인은 “쌍용자동차 노동자 22분의 죽음은 정리해고자들이 져야 할 몫이 전혀 아니다”고 말한다. 그가 희망행진을 제안한 까닭은 “사회적 죽음의 문제를 함께 짊어지기 위해선, 많은 사람들의 참여와 연대”외엔 마땅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희망버스에 오른, 이를 모를 무수한 시민들의 희망으로 김진숙 지도위원이 크레인에서 내려오고, 한진중공업 사태는 파국을 막을 수 있었던 것”처럼 “사회적 연대를 통해 사회적 아픔을 치유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과 만나 활짝 웃고 있는 송경동 시인ⓒ연합뉴스

그가 제안했던 희망버스는 희망 발걸음을 거쳐 희망 광장으로 그리고 희망 캠프로 또 희망 행진으로 이름을 달리해왔다. 하지만 줄곧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아픔에 동지가 되길 주저하지 않았단 점에서 그 모두는 또 같은 것이었다. 희망을 향해 광폭하다 하는 것은 불경한 것이겠지만, 이 유쾌한 광폭함에 대해 송 시인은 “비정규직 문제는 어떤 회사, 단위 사업장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이기에 가능했던 것 일뿐”이라고 덤덤히 말했다. 왜 틀린 말이겠는가, 희망이 특별히 가야할 곳이 그리고 가지 말아야 할 곳이 있을 순 없는 것일 테니 말이다.

행진을 하루 앞두고 있지만 송 시인조차 얼마나 참여할 지 장담하지 못했다. 다만, 많이 와줬으면 좋겠다고만 했다. 희망버스가 그러했던 것처럼 수만 수십만의 사람들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참여할 수 있다. 조직된 운동, 정돈된 흐름에서 온전히 개인의 몫으로 운동을 돌려준 이 불투명한 기획의 담대함이야 말로 우리가 희망을 말할 수 있는 무한한 원천인지도 모르겠다.

송 시인은 끝으로 “집에서 나온 지 보름째다”고 했다. 행사 준비에 그야말로 존재를, 온 정열을 바치고 있는 셈이다. 얼마 전 개원한 19대 국회는 심상정, 은수미 의원을 중심으로 쌍용차 문제를 공론화해나가고 있다. 분명, 진일보한 흐름이다. 하지만 이 흐름이 결실을 맺기 위해선 수많은 사람들이 더 적극적으로 연대하고 참여해주어야 한다.

사회적 연대는 거창하지도 어렵지 않다. 그저 가벼운 차림으로 16일 토요일 여의도광장에 나가면 된다. 함께 걷자, 함께 살자 그렇게 함께 웃자.

   
 

김완 기자  ssamwan@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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