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네이버·카카오가 콘텐츠 제휴를 맺고 있는 중앙언론사 보도로 ‘지방선거 특집페이지’를 개설했다. 지역언론을 대신하는 중앙언론 보도가 우리동네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의 취지를 살릴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카카오는 20일 '지방선거 특집페이지'를 개설하고 "유권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높이는 동시에 정확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특집 페이지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3일 공지에서 “지방선거에 관한 다양한 선거 정보와 투·개표 상황까지, 이용자의 관심을 반영해 만족도 높은 최적의 서비스로 찾아가겠다”고 밝혔다.

20일 오후 2시 카카오 지방선거 특집페이지

네이버와 카카오 특집페이지는 전국을 17개 권역으로 나눠 최신순으로 선거보도를 배열하고 있다. 네이버는 특집페이지 첫 화면에 콘텐츠제휴 언론사의 ‘PICK’(주요 기사) 기사를 배치했다. 또한 뉴스1, 뉴시스 등 통신사 기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

네이버·카카오의 콘텐츠 제휴 언론사는 80여 개로 대부분 중앙언론사다. 지역언론은 11개사로 권역별 1개사가 기준이다. 다만 강원·영남 지역의 경우 복수 언론이 콘텐츠 제휴를 맺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인천 지역언론은 한 곳도 없다. 네이버·카카오 제휴평가위원회가 지난해 실시한 지역언론 특별심사에서 경기·인천 지역언론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모두 탈락했다. 특집페이지 ‘경기·인천’ 섹션이 중앙언론 기사로 채워진 이유다.

천용길 뉴스민 발행인은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광역·기초의원, 기초자치단체장 관련 정보는 지역언론이 아니면 거의 보도하지 않는다”면서 "지역언론 보도를 배열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결국 네이버·카카오 의지의 문제”라고 말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 후보자는 7589명이다. 기초의원 후보자는 5112명, 광역의원 후보자는 1768명에 달한다. 중앙언론이 소화하기에 무리가 있다.

20일 오후 2시 네이버 지방선거 특집페이지

이서후 전국언론노동조합 지역언론노조협의회 의장(경남도민일보 지부장)은 “특집페이지를 보면 단순한 후보 발언, 일정 보도만 있다. 이런 정보를 가지고 유권자가 어떻게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조성진 언론노조 경인협의회 의장(OBS 지부장)은 “경기지역 언론이 광역·기초의원과 기초자치단체장 관련 보도를 하고 있는데, 이는 유권자 실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정보"라고 강조했다. 전대식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네이버·카카오에 ‘진짜’ 지역 보도는 없다"며 "네이버·카카오는 자본과 기술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신들이 만든 (제휴) 기준에 갖혀 있다. 지방선거에 대해선 특수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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