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연금·노동·교육 개혁 등을 거론하며 초당적 협력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1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지금 우리가 직면한 나라 안팎의 위기와 도전은 우리가 미루어 놓은 개혁을 완성하지 않고서는 극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속 가능한 복지제도를 구현하고 빈틈없는 사회안전망을 제공하려면 연금 개혁이 필요하다”면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노동 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학생들에게 기술 진보 수준에 맞는 교육을 공정하게 제공하기 위해선 교육 개혁 역시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연금 개혁, 노동 개혁, 교육 개혁은 지금 추진되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성이 위협받게 된다”며 “더이상 미룰 수 없다. 정부와 국회가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보수당과 노동당의 전시 연립내각 구성을 언급하며 국회와 협력을 재차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대한민국에는, 각자 지향하는 정치적 가치는 다르지만 공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꺼이 손을 잡았던 처칠과 애틀리의 파트너십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는 21일 열리는 한미정상회담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 등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미국 바이든 대통령과 글로벌 공급망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이라며 “또한 디지털 경제와 탄소 중립 등 다양한 경제 안보에 관련된 사안이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북정책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안보 현실이 엄중해지고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시사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은 날이 갈수록 핵무기 체계를 고도화하면서 핵무기 투발 수단인 미사일 시험발사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며 “형식적 평화가 아닌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와 남북 간 신뢰 구축이 선순환하는 지속 가능한 평화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윤 대통령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협에 노출된 북한 주민에게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며 “북한 당국이 호응한다면 코로나 백신을 포함한 의약품, 의료기구, 보건 인력 등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가 심각하다며 국회에 추경안 처리를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금리 인상과 유동성 축소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금융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높은 물가와 금리는 취약계층에게 더 큰 고통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추경을 통해 진행할 사업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첫 번째로 추경을 통해 소상공인 손실에 대해 온전하게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2년간 코로나 방역 조치에 협조하는 과정에서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였고 우리 민생경제는 지금 위기에 빠져있다”며 “이번 추경에서 24조 5천억 원을 투입해 370만 개의 소상공인 업체에 대해 최소 600만 원에서 1000만 원까지 손실보상 보전금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방역과 의료체계 전환 지원에 추경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진단검사비, 치료비, 생활지원비, 유급휴가비 등에 3조 5천억 원을 지원할 것”이라며 “일상회복을 위해 먹는 치료제 100만 명분과 병상확보 등에 2조 6천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윤 대통령은 물가 등 민생 안정을 위해 총 3조 1천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설명하며 ▲저소득층 긴급생활지원금 ▲서민을 위한 저금리 대출 지원 ▲냉난방비 부담 완화를 위한 에너지 바우처 ▲근로 장려금 확대 ▲장병들 급식비 인상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소득안정자금 지원 ▲농축산물 할인쿠폰 지원 및 농어민 생산자금 지원 등을 언급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우리 국민 모두 힘들었던 코로나 상황 속에서 자신의 피해는 기꺼이 감내했다”며 “이제는 정부와 국회가 나설 때다. 민생 안정이 시급하다는 점을 고려하여 추경이 빠른 시일 내에 확정될 수 있도록 국회의 협조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기립 박수로 맞이했으며, 연설 중간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야당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는 것으로 화답했다.

지난 2017년 6월 열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첫 국회 시정연설 당시 야당이던 자유한국당은 문 대통령의 인사를 비판하는 피켓시위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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