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 의대 편입학 특혜 논란과 관련해 현직 의과대학 교수가 신문 칼럼을 통해 ‘의대 교수 자녀에 대한 전수조사'를 제안했다. 이형기 서울대 임상약리학과 교수로 그는 “윤석열 당선자의 화두인 공정과 상식에 어긋난다고 보고 문제제기를 했다”고 밝혔다.

이형기 교수는 22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문재인 정권의 내로남불에 화난 국민이 윤석열 당선자를 새로운 대통령으로 뽑았고, 윤 당선자는 공정과 상식을 화두로 던졌다”며 “공직자에게 요구된 첫 번째 원칙은 이해충돌의 회피로, 정호영 후보자는 이 원칙을 어겼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정 후보자가 일개 필부라 하면 그렇게 볼 여지가 없지 않지만 적어도 공직에 나서는 분으로서 옳지 않다”며 “정 후보자가 도덕적으로 법적으로 떳떳하다고 말한 데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지금까지 썼던 글 중에 이번 전수조사 주장 칼럼처럼 좌우를 떠나 고른 동의와 지지를 받은 게 없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 20일자 오피니언 지면

이 교수는 20일 중앙일보에 기고한 칼럼에서 경북대 의대 면접관이 병원장 자녀를 엄격하고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었겠냐며 명백한 불법 행위가 없었다고 해도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되는 사안이라고 짚었다.

그는 정 후보자에 대해 “공정유지의 기본인 ‘이해충돌의 회피’ 원칙도 지키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공직을 맡겠다고 나서는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조국 딸 조민 씨의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언급하며 "고위공직자는 물론, 모든 대학교수 자녀의 입시 전반을 전수조사하는게 현 상황에 가장 적절한 긴급조치"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입시철이 되면 저희 대학 본부에서도 교수 또 교직원의 자녀·친지가 지원하는 경우를 모두 조사해 이해충돌을 회피하려고 노력하지만, 자발적인 보고에 의존하기에 실효성이 의문시돼 강제성이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의원실이 최근 5년간 10개 국립의대 학사 편입생들의 부모 현황을 확인한 바에 따르면 부모가 같은 의대 교수인 사례는 총 8명이었다.

이 교수는 “급한 조사를 통해 드러난 게 이 정도니까 의심을 받을 만한 사례가 더 있을 개연성이 있다”며 교수 부모가 대학 동문에게 서로의 자녀를 맡기는 일명 품앗이 스펙쌓기도 왕왕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불요불급한 어떤 특혜나 우회를 통해 입학하는 경우가 없도록 제도를 준비하고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 달 3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게 자녀의 경북대 의대 학사편입 특혜 의혹, 아들 병역 의혹 등이 제기되고 있다. 정 후보자의 딸과 아들은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에서 부원장과 원장을 하던 시절에 한시적으로 허용된 편입과 특별전형을 통해 경북의대에 입학했다.

정 후보자는 “불법은 없었으나 국민의 눈높이가 도덕과 윤리의 잣대라면 거기로부터도 떳떳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정 후보자의 자녀 특혜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한다. 경찰청은 21일 정 후보자 고발 건을 대구경찰청에 이첩했으며 대구경찰청은 지휘부 회의를 통해 수사 부서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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