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 출연에 대해 시청자들이 게시판을 통해 거세게 반발했다. 또한 <유퀴즈> 측이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출연 요청에 대해 프로그램 취지를 들어 거절한 것으로 알려져 윤 당선자 측의 외압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21일 오전 9시 기준 <유퀴즈> 시청자 게시판에 전날 저녁 방송 이후 약 1400여 개가 넘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시청자들은 "프로그램 폐지하라" "티빙 해지한다"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듯" "정권 나팔수 노릇" “질문이 대놓고 홍보성이다” “선전도구로 전락한 프로그램” “PD 정치 편향성이 그대로 드러났다” 등 수많은 비판을 쏟아냈다.

또 지난해 <유퀴즈> 제작진이 문재인 대통령의 출연 요청을 거절했다는 소식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하지만 CJ ENM 측은 청와대의 출연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유퀴즈> 온 더 블럭 시청자 게시판 화면 갈무리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이날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 CJ ENM 측의 해명을 반박했다. 탁 전 비서관에 따르면 청와대는 지난해 4월과 그 이전에 걸쳐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이발사, 구두수선사, 조경담당자들의 프로그램 출연을 문의했다. 당시 CJ ENM 측은 ‘프로그램 성격과 맞지 않는다'는 취지로 거절했으며 이에 청와대는 더이상 요청하지 않았다고 한다.

탁 비서관은 “윤 당선자의 ‘유퀴즈’ 출연은 문제가 없으나 청와대를 상대로 한 CJ의 거짓말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당시 프로그램 담당자와 통화한 기록이 있고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가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탁 비서관은 “CJ가 (출연을)요청 받은 바 없다고 언론에 거짓말을 한 것은, 그 거짓말 자체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며 윤 당선자 측의 외압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우리(청와대)가 제작진의 거절을 군말 없이 받아들인 것은 그 프로그램(유퀴즈)을 존중해서였으며 이전 정부에서는 그 당연한 것들이 지켜지지 않은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며 “어떤 프로그램이 외압으로 인해 제작에 영향을 받는 것을 원치 않았고, 그러한 태도가 문화예술을 배려하는 가장 올바른 태도”라고 강조했다.

이어 탁 비서관은 “지금도 윤 당선자의 (유퀴즈) 출연이 오로지 제작진의 판단이었다고 믿고 싶다”며 “어떠한 외압도 없었길 바라며, 앞으로도 오로지 제작진의 판단만을 제작의 원칙으로 삼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측과 CJ ENM 측의 주장이 배치되는 상황에서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미디어스는 사실확인을 위해 CJ ENM 측과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유퀴즈> 온 더 블럭' 촬영현장 (사진=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인스타그램)

앞서 윤 당선자는 20일 저녁 <유퀴즈>에서 “대통령은 고독한 자리라고 생각한다”며 “열심히 하고 거기에 따른 책임과 평판을 받으면 된다”고 밝혔다. 윤 당선자는 “트루먼 (미국 전) 대통령이 자기 책상에 ‘모든 책임은 여기서 끝난다’라는 팻말을 써놨다”며 “나한테 귀속된다는 얘기이다. 많은 사람과 의논도 하고 상의도 해야 하지만, 궁극적으로 결정할 때 모든 책임을 져야 하고 국민의 기대와 비난도 한 몸에 받는다”고 말했다. 이날 진행자 유재석 씨는 사전에 윤 당선자의 출연 사실을 몰랐다며 놀라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 윤 당선자가 출연한 <유퀴즈> 영상은 현재 공식 홈페이지, 네이버 TV, 유튜브 등에 게재되지 않았다. 그동안 <유퀴즈>는 프로그램 방송 직후 관련 방송 편집 영상, 클립 영상 등을 게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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