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언론사가 네이버 모바일 구독화면에 송출한 기사 다수가 선정적인 '타블로이드 속성' 기사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김창숙 이화여대 연구교수와 이나연 연세대 교수는 지난해 12월 둘째 주부터 셋째 주까지 언론사가 네이버 모바일 구독화면에 송출한 기사 1,317개를 전수조사했다. 조사 대상은 네이버 구독자 300만 명 이상을 기록한 14개 언론사다. 19일 한국언론학회 저널리즘특별위원회가 주최한 <모바일 포털 저널리즘의 타블로이드화> 세미나에서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사진=중앙일보, 한국경제, 조선일보 4월 20일 네이버 모바일 구독화면 갈무리)

조사 결과에 따르면 네이버 구독화면에 송출된 기사 61.9%는 ‘타블로이드 속성’이 있는 제목을 달고 있었다. ‘타블로이드 속성’은 콘텐츠의 선정성을 말한다. ‘타블로이드 속성’이 담긴 기사 제목을 많이 사용한 언론사는 중앙일보(79.8%)·한국경제(72.9%)·머니투데이(71.4%)·매일경제(67.5%) 등이다.

구독화면에 송출된 기사 중 정치·경제 등을 다룬 경성기사는 18%에 불과했다. 37.7%는 사건·사고 등을 다룬 이벤트 기사, 30.4%는 타블로이드 속성 기사다. 타블로이드 속성 기사를 가장 많이 송출한 언론사는 중앙일보(44.9%), 가장 적게 송출한 언론사는 한겨레(15.7%)다.

정보 출처를 살펴본 결과, 자체 취재내용이 담긴 기사는 37.2%였다. 이어 일반적인 발생사건 기사 23.2%, 타 언론 인용 기사 19.5%, 커뮤니티 게시글 인용 기사 18.6% 순이다. 한겨레의 취재기사 비율은 49.4%에 달했다. 한겨레 기사 중 커뮤니티 게시글을 인용한 경우는 3.6%에 불과했다.

조선일보 기사의 정보 출처는 타 언론·커뮤니티 게시글이 주를 이뤘다. 조선일보 기사 중 타 언론과 커뮤니티 게시글을 인용한 비율은 각각 27.1%로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조선일보의 취재 기사 비율은 26%에 불과했다.

구독화면에 송출된 기사 중 사실확인이 완료된 기사는 6.2%, 사실확인이 없는 기사는 84.3%다. 머니투데이(95.0%), 서울경제(92.7%), 국민일보(90.0%) 기사 10건 중 9건은 사실확인이 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자체 취재에 의존하지 않은 기사가 절반에 육박하고, 타블로이드성 기사를 다수 발견할 수 있었다”며 “일부 주요 일간지와 경제지, 통신사가 이를 주도하고 있다. 모바일 포털 저널리즘에서 타블로이드화가 진행된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전통적 의미의 타블로이드와 권위지의 경계가 흐려지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자극적·선정적 기사가 네이버 구독화면에 배치되는 이유는 ‘클릭 수’ 때문이다. 기자협회보와 한겨레 미디어전략실이 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네이버에서 많이 읽힌 기사 대다수는 어뷰징·연성 기사였다. PV(페이지뷰) 상위 50개 기사 대다수는 연예인·유명인 사건사고 보도, 온라인 커뮤니티 발 보도, 선정적 보도 등이었다.

PV 상위 50개 기사를 작성한 언론사는 중앙일보(17개), 한국경제(11개), 조선일보(5개), 데일리안(5개), 서울신문(3개) 등이다. 중앙일보는 디지털 대응부서인 EYE24팀을, 조선일보는 온라인 기사만 작성하는 자회사 조선NS를 운영 중이다.

(관련기사 ▶ 지난해 네이버에서 많이 읽힌 기사는 '어뷰징·연성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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