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김영미 분쟁지역 전문 PD가 외교부의 우크라이나 출입 지역 제한으로 국내 언론의 취재 제약이 크다고 비판했다. 앞서 유럽 주재 특파원들은 외교부에 우크라이나 취재보장 촉구 성명을 발표했다.
김 PD는 2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우리나라 기자들만 현지로 못 들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PD는 “(다른 나라 기자들은) 키이우만 해도 수백 명이 있고, 리비우에도 굉장히 많은 취재진이 있다”면서 “여권법 위반이기에 한국 기자들만 (현지에) 직접 들어가 취재를 할 수 없다. 지금 한 분도 불구속 입건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외교부는 지난달 3월 18일 한국 언론인의 우크라이나 방문 제한을 일부 풀었다. 그러나 외교부는 예외적 방문을 허용한 이후에도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가장 먼 서남부 체르니우치주 지역(루마니아 국경 도시) 취재만 허용하고 있다. 이마저도 한번에 4명 이내, 2박 3일 동안만 체류를 허용하고 있다.
앞서 지난 14일 외교부의 허가 없이 우크라이나에 전쟁 취재를 위해 출국했다 귀국한 프리랜서 사진가가 경찰에 입건됐다. 해당 사진가는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가 발령된 우크라이나 현지 상황을 취재하기 위해 지난달 초 폴란드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입국하고 2주간 체류한 뒤 돌아온 혐의를 받고 있다.
김 PD는 “(외교부가 허가한) 지역은 취재할 것도 없고 거기는 뉴스의 초점이 아니다. 전 세계 수백 명이 키이우 주변에서 취재하고 있고, 영국 총리도 길거리를 돌아다닌다"고 말했다. 이어 김 PD는 "그런데 (외교부는) 키이우가 위험하다고 취재를 못하게 하는 것”이라며 “현지 인력을 사용하려고 하면 비용이 엄청나다”고 지적했다.
전쟁을 바라보는 러시아의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김 PD는 “푸틴의 인기가 엄청나게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PD는 “며칠 전 러시아 언론인과 통화했는데, 그 사람은 푸틴의 프로파간다를 전하는 것을 되게 자랑스러워 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세계를 지배해야 한다’ ‘북한 통일도 러시아는 시켜줄 수 있다’라는 발언을 했다. 다들 집단 망상에 싸여 있다”고 비판했다.
푸틴이 궁지에 몰렸다는 내용의 보도와 관련해 김 PD는 “직접 전선에서 봤을 때는 절대 러시아가 불리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러시아의 프로파간다가 서구사회에까지도 조금씩 퍼지는 것 같다. 일방적으로 러시아를 탓하던 사람들도 ‘러시아가 어쩔 수 없지 않았겠느냐’는 논리도 보인다”고 말했다. 김 PD는 “러시아 쪽 프로파간다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고, 전쟁이 길어지다 보니 나타나는 현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분쟁지역과 우크라이나 전쟁의 차이점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가족의 해체가 가장 심한 전쟁 같다”며 “시리아나 리비아 같은 경우 무슬림 국가여서 보통 가장이 가족들을 다 데리고 나오는데, 우크라이나의 경우 아버지가 징집되거나 혹은 징집대상이 아님에도 자원입대를 하다보니 피란민 대부분이 엄마하고 아이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김 PD는 “예전부터 우크라이나는 아기를 많이 낳는 나라인데, 아이들의 희생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PD는 “피난에 성공하는 사람들보다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며 “인도적 통로가 있는데, 러시아가 거기도 공격을 하니까 피란을 나오는 것 자체가 모험이 됐다. 또 대피소 안에 사람들이 모여있는데, 물과 전기도 떨어져가고 제재도 되고 화장실 시설이 없다보니 전염병이 돌았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PD는 “헛갈리면 안 되는 것이 제네바 협약이 무시되고, 국제 평화를 지키기 위한 시스템이 망가진 전쟁범죄가 일어난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그렇기에 민간인의 피해가 최대한 적게 날 수 있도록 전 세계가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PD는 “전쟁 속에서 고통받는 민간인들에게 좀 더 귀 기울여봐야 한다“며 ”지금 우크라이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민간인 특히 아이들을 위한 방탄조끼와 헬멧이다.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이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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