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김영미 분쟁지역 전문 PD가 외교부의 우크라이나 출입 지역 제한으로 국내 언론의 취재 제약이 크다고 비판했다. 앞서 유럽 주재 특파원들은 외교부에 우크라이나 취재보장 촉구 성명을 발표했다.

김 PD는 2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우리나라 기자들만 현지로 못 들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PD는 “(다른 나라 기자들은) 키이우만 해도 수백 명이 있고, 리비우에도 굉장히 많은 취재진이 있다”면서 “여권법 위반이기에 한국 기자들만 (현지에) 직접 들어가 취재를 할 수 없다. 지금 한 분도 불구속 입건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외교부는 지난달 3월 18일 한국 언론인의 우크라이나 방문 제한을 일부 풀었다. 그러나 외교부는 예외적 방문을 허용한 이후에도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가장 먼 서남부 체르니우치주 지역(루마니아 국경 도시) 취재만 허용하고 있다. 이마저도 한번에 4명 이내, 2박 3일 동안만 체류를 허용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폴란드 메디카 국경검문소를 막 통과한 한 우크라이나 여성이 언론과 인터뷰를 하다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앞서 지난 14일 외교부의 허가 없이 우크라이나에 전쟁 취재를 위해 출국했다 귀국한 프리랜서 사진가가 경찰에 입건됐다. 해당 사진가는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가 발령된 우크라이나 현지 상황을 취재하기 위해 지난달 초 폴란드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입국하고 2주간 체류한 뒤 돌아온 혐의를 받고 있다.

김 PD는 “(외교부가 허가한) 지역은 취재할 것도 없고 거기는 뉴스의 초점이 아니다. 전 세계 수백 명이 키이우 주변에서 취재하고 있고, 영국 총리도 길거리를 돌아다닌다"고 말했다. 이어 김 PD는 "그런데 (외교부는) 키이우가 위험하다고 취재를 못하게 하는 것”이라며 “현지 인력을 사용하려고 하면 비용이 엄청나다”고 지적했다.

전쟁을 바라보는 러시아의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김 PD는 “푸틴의 인기가 엄청나게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PD는 “며칠 전 러시아 언론인과 통화했는데, 그 사람은 푸틴의 프로파간다를 전하는 것을 되게 자랑스러워 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세계를 지배해야 한다’ ‘북한 통일도 러시아는 시켜줄 수 있다’라는 발언을 했다. 다들 집단 망상에 싸여 있다”고 비판했다.

푸틴이 궁지에 몰렸다는 내용의 보도와 관련해 김 PD는 “직접 전선에서 봤을 때는 절대 러시아가 불리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러시아의 프로파간다가 서구사회에까지도 조금씩 퍼지는 것 같다. 일방적으로 러시아를 탓하던 사람들도 ‘러시아가 어쩔 수 없지 않았겠느냐’는 논리도 보인다”고 말했다. 김 PD는 “러시아 쪽 프로파간다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고, 전쟁이 길어지다 보니 나타나는 현상인 것 같다”고 말했다.

2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유튜브 화면 갈무리

‘다른 분쟁지역과 우크라이나 전쟁의 차이점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가족의 해체가 가장 심한 전쟁 같다”며 “시리아나 리비아 같은 경우 무슬림 국가여서 보통 가장이 가족들을 다 데리고 나오는데, 우크라이나의 경우 아버지가 징집되거나 혹은 징집대상이 아님에도 자원입대를 하다보니 피란민 대부분이 엄마하고 아이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김 PD는 “예전부터 우크라이나는 아기를 많이 낳는 나라인데, 아이들의 희생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PD는 “피난에 성공하는 사람들보다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며 “인도적 통로가 있는데, 러시아가 거기도 공격을 하니까 피란을 나오는 것 자체가 모험이 됐다. 또 대피소 안에 사람들이 모여있는데, 물과 전기도 떨어져가고 제재도 되고 화장실 시설이 없다보니 전염병이 돌았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PD는 “헛갈리면 안 되는 것이 제네바 협약이 무시되고, 국제 평화를 지키기 위한 시스템이 망가진 전쟁범죄가 일어난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그렇기에 민간인의 피해가 최대한 적게 날 수 있도록 전 세계가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PD는 “전쟁 속에서 고통받는 민간인들에게 좀 더 귀 기울여봐야 한다“며 ”지금 우크라이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민간인 특히 아이들을 위한 방탄조끼와 헬멧이다.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이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