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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는 ‘막말이 아니라 선거법 논쟁’"[신학림이 만난 사람①] 정청래 통합민주당 국회의원(2)
신학림·정영은 기자 | 승인 2008.04.21 10:33

 

4월 첫째주 인터넷 포털의 인기검색어 순위를 꼽으라면 빠지지 않을 ‘정청래 통합민주당 의원’. 이번 18대 총선에서 서울 마포을에 출마했던 정 의원은 ‘교감 자른다’는 폭언 관련 문화일보와의 진실게임이 계속된 가운데 결국 낙선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18대 총선 이후 가장 할 말이 많을 것 같은 사람인 그를 <미디어스> 신학림 기자가 만나보기로 했다.

예상대로 낙선자 정 의원은 속에 쌓아둔 할 말이 너무도 많았다. 최근 몇 주간 기막힌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그의 이야기는 참으로 길었다. <미디어스>는 4시간여에 걸쳐 진행된 인터뷰 내용을, 지면이 허락하는 한 다 싣기로 결정했다. 독자들의 가독성을 고려하여 4차례로 나누어 게재한다. <편집자주>

정청래 의원이 밝히는 ‘교감 막말 의혹’ 사건의 실체는 이렇다.

1. 선거운동 기간 중에는 일분일초가 아깝다. 4월 2일에 ‘ㅅ’ 초등학교 녹색어머니 발대식이 있었고  전날 저희 수행팀이 말하기를 ‘내일 녹색어머니회 발대식은 행사장에 들어갈 수 없다’ 하더라. 그래서 인사하려면 미리 와서 엄마들한테 인사하면 된다고 했다. 그리고 선거기간  공정성 시비 때문에 내빈으로 모실 수는 없다더라.

2. 그래서 4월 2일 오전 10시 10분에 입장하는 어머니들에게 인사하고 엘레베이터 앞에서 인사를 다 하고 나니 10시반이 됐다. 이제 다른 데로 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어머니회장한테 인사를 해야 할 거 아니겠냐? 그래서 15미터 걸어가서 작별인사하려고 손 흔들었다 그런데 어머니회 회장이 안 보이더라. 나중에 알고보니 당시 회장이 귤사러 가느라 없었다고 하더라.

 

   
  ▲ 좌측 정청래 의원, 우측 신학림 기자  

3. 그걸 모르고 어머니회 회장을 찾고 있는데, 그때 한 중년의 남자가 나를 가로막더라. 누군지 몰랐다. 그 남자가 바지 호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은 채로 처음 한 말이 ‘들어가면 선거법 위반이다’고 했다. 그때 내가 군소리 없이 나왔어야 하는데.. 당시 든 생각이 ‘정청래가 행사장 들어가려다가 쫓겨났다더라’는 얘기 돌 거 같아서 그냥 가려다가 답변을 했다. “선거법 위반은 아닙니다. 실내외에서 하든 선거법 위반은 아닙니다. 공식 선거운동기간에 어디서든 인사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금품 살포, 허위사실유포 등이 선거법 위반인 겁니다”라고 말해줬다. 그랬더니 그 사람 왈, ‘선거법은 모르겠지만 들어가면 안된다’고 하더라.

4. 그래서 논쟁이 시작된 것이다. 나는 설명했다 “다른 행사장에서 축사한 적도 있고 이 자리에서 노래교실 며칠전 있어서 제가 인사왔다. 이런 인사는 선거법 위반이 아니다”라고. 그때 엄마들이 열명쯤 모여들었다. 한참 설명을 하다가 나는 “도대체 누구세요?”라고 물어봤다. 그러니까 '교감이오'이러더라. 그래서 '아 교감선생님이세요? 다 좋은데요 호주머니에 손 빼고 얘기하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 말이 교감 입장에서는 엄마들 앞에서 언짢았을 것이다. 본인도 '자르겠다'라고 한 말 못 들었다고 했다. 그러니까 ‘폭언 막말이 아니라 선거법 논쟁’인 거다.

5. 그때 엄마들이 손을 잡으며 논쟁을 말리길래 “놓으세요. 저는 현역의원입니다. 현역의원은 축사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역의원을 떠나서 잡상인이나 일반인한테도 이런 식으로 무작정 가로막으면 안 되는 거 아닙니까” 라고 말했다. 그런데 행사장을 보니까 한나라당 시의원과 구의원이 운동원 유니폼 입고 그 장소에 내빈으로 초청받았더라. 그때 나는 모욕감을 느꼈다. 그래서 나오면서 ‘내가 이렇게 억울하게 당하지는 않겠다. 가만있지는 않겠다’ (‘가만두지 않겠다’가 아니라 ‘가만있지 않겠다’였다)라고 말하면서 나왔다.

6. 행사장 앞을 나가는데 교장이 교감을 데리고 나오더라. “의원님 잠깐만요 이 분이 안동분이라 고지식해서 그렇다. 3월 1일자로 부임해와서 잘 모르기 때문에 그렇다. 맘 푸세요.”라고 말하더라. 그래서 “그러면 사과하세요”라고 했더니 교감이 “죄송하게 됐다”고 사과했다.

7. 내려와서 차안에서 교육청에 전화했다. ‘교육자가 일반인이더라도 학교를 찾아온 손님인데 문전박대하고 이건 아니지 않느냐. 현역의원이고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혹시 공정성 시비 때문에 밖에서 인사하고 그런건데 작별인사도 못하게 하고, 그 교감 은 뭐하는 사람이냐’고 물었다. 전화상으로 교육청장이 대신 사과하면서 자기가 알아보고 전화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전화 끊었다.

 

   
  ▲ 조선일보 4월7일자 10면.  

8. 12시반쯤 교장이 다시 전화해서 만나자고 했다. 그날이 마포케이블에서 후보자 토론회가 3-5시에 예정돼 있었다. 그래서 지금 서강대로 토론회 가야 하니까 5시반에 뵙자고 했다. 5시 20분쯤 도착했는데 선거 사무실에 전체 학부모 회장과 운영위장 2분이 와 계시더라. “저희가 미리 학부모 대표해서 사과드리려 왔다”고 하시길래 “학부모가 잘못한 건 하나도 없다”고 발언했다.

9. 5시 40분쯤 돼서, 교장과 다른 여자 교감과 연구부장 등 학교 교직원 4분이 왔더라. 내가 근데 당사자인 교감선생님은 왜 안오셨냐고 묻자 ‘병원에 입원했다’고 하더라. 교육장님 전화를 받고 복통이 일었다더라. “그러면 당사자 안왔기 때문에 사과가 아니네요. 제가 병문안이라도 가야겠네요.” 했더니 교장선생님이 ‘이렇게 사과 받았으니 푸세요’했다.

10. 저녁 7시쯤 교장에게 교감의 상태를 물으며 심각하냐고 문의전화를 했다. 교장선생님이 “교육장 전화를 받아서 충격받은 것 같으니 통화 한번 하세요”하더라. 다음날 학부모회장과 통화했더니 병원가서 전화를 바꿔주길래 교감에게 말했다. “교육장에게 문책받을까봐 걱정한다던데 걱정하지 마라. 아무것도 아닌 일로 그러지 말고 툴툴 털고 나오세요. 불이익 없을거다. 다시 교육장한테 전화드릴께요”라고 통화하고 끊었다. 그리고 나서 교육장에게 전화하려 했더니 출장 중이라고 통화 안되더라.

11. 그 통화 이후 한 시간 지나서 문화일보에 기사가 났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이게 전부다.

- 문화일보에서 이와 관련 취재하러 온 사실이 있었는지?

“ 문화일보에서 저희 보좌진한테 연락이 왔대요. 그때 보좌진들은 굳이 응대할 필요가 있겠냐는 판단을 했다고 합니다. 조선일보는 연락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정청래 의원은 반론보도를 다루지 않고 외압 운운하며 왜곡보도를 한 것에도 항의했다.

“해당 초등학교 교장이 반론·정정보도요청서와 경위서를 작성했다고 합니다. 이것을 놓고 조선일보는 반론보도요청서가 외압으로 작성됐다고 보도하면서 정청래 의원이 교육청장에 전화해서 협박했다고 했지요. 그리고 조선일보는 ‘경위서가 진짜다!’라고 주장을 했는데요. 백번 양보해서 그렇다고 치더라도 그러면 경위서 내용을 제대로 다뤘어야 하는데, 경위서에도 나오지 않은 '자르겠다'라는 말을 인용했다는 겁니다.”

- 다른 신문 중에서  동아일보나 중앙일보는 어떠했나요?

“그날 동아일보 기자한테 교감선생이 통화를 해서 ‘정 의원은 그런 막말 한 적 없다’라고 발언했습니다. 그렇게 취재한 멘트를 받았으니 동아일보가 그래도 조선일보 문화일보보다는 공정하게 썼더군요. 교감선생님이 겁이 나서 잠적해버린 것도 문제였습니다. 동아일보하고만 통화하시고. (허허허)”

- 문화일보 등이 잘못된 행위를 있는 그대로 보도한 것이 아나라 정치보복꺼리를 찾던 중 왜곡해서 했다는 말씀인데요. 관련내용을 사설을 포함해서 문화일보가 11건이나 보도하는 동안에 문화일보 내부에서 내부 사정을 전달해 준 기자는 혹시 있었는지?

“없었습니다. 문제는 뭐냐면, 저희 선거팀의 수행팀장이 그러는데요, 제가 나간 이후에 한나라당 현역 시구위원도 쫓겨났다고 하더라구요. 그랬기 때문에 조선일보 문화일보에서 모든 진영이 공평하게 제지당했다고 썼지만 이 보도도 허위인 것이지요.”

“실제로 정청래 의원이 나간 후에 친박연대 후보가 입장했는데, 그 옆에 교감선생이 있었는데 아무 제지를 안했다고 하더라구요. 사실 선거운동기간에 학교 갤러리관 개관식도 있었는데 저는 순수 학교행사라서 안갔습니다. 그런데 그 행사에 한나라당 시구의원은 공식초청하고 한나라당 후보는 테이프 커팅까지 했지요. 그건 어떻게 된거냐면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교장한테 따졌더니 온 사람을 쫓아내기 뭐해서 참석시켰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정청래 사건’ 이후에 학교 홈피에 올린 사진이 삭제되기도 하는 해프닝이 있었답니다.”

4년동안 언론피해 고발에 전력… 관련 제작 다큐, 나레이션은 문성근

 

   
  ▲ 정청래 의원  
 

-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지?

“다행히 KBS 미디어포커스가 공정하게 내용을 다뤄주어서 감사합니다. 이제는 억울하게 정치보복 당했다는 여론이 나오고 있어서 일정 부분 누명은 벗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낙선인사 드리러 다녔는데, 미디어포커스를 본 분들과 안본 분들의 반응이 다르더라구요. 안본 분들은 ‘어쩌다 실수했냐’고 하시고 본 분들은 제 손 붙잡고 우시더라구요.”

KBS <미디어포커스>는 지난 12일 방송 '검증인가 보복인가, 정청래 보도의 진실은?'에서 “정 의원의 막말을 들었다는 사람은 문화일보가 취재한 익명의 목격자들 뿐이고 정작 교감은 애매한 태도를 보인 셈”이라면서 “실제로 문화일보와 인터뷰하여 인용된 학부모 A씨는 한나라당 소속의 마포구 구의원인 이모씨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정 의원은 KBS <미디어포커스> 방송 이후 받은 전화 한 통이 큰 힘이 됐다고 소개했다. 한 송파구민이이 ‘해당 방송을 보고 너무나 분개했다’면서 앞으로 정 의원은 4년동안 언론의 폐해를 고발하는 일을 의정활동이라고 생각하고 해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다. 또 그 사람은 필요하면 십시일반으로 돈도 내겠다고 덧붙였는데, 이 전화를 받는 순간 정 의원은 진실규명을 위한 대책위를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한다. 정 의원은 “앞으로 당 차원으로 건의해서 온오프서명운동도 할 예정이고 안되면 개인적으로라도 서명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제 문제를 포함해서 언론에 의한 정치 보복과 테러 행위 전반을 묶어서 다큐멘터리 작품도  제작하려고 합니다. 마이클 무어 감독의 작품처럼 말이지요. 벌써 나래이션 담당도 결정됐습니다. 문성근(영화배우) 선배가 해주겠다고 하더군요. 허허.”

신학림 기자는 '마이클 무어 감독은 영화인이 아니라 언론인'이라면서 '노엄 촘스키와 함께 존경하는 언론인 2명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또 “4년동안 마이클무어 감독의 고발다큐처럼 언론의 정치테러를 고발하는 영화를 제작하게 되면 정 의원도 언론인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만두속 사장처럼 죽지 않고 싸우겠다”

정 의원의 지난 14일 기자회견문 ‘나는 금뺏지 강탈당하지 않겠다’ 말미에 ‘정의의 칼날을 대한민국 위해서 싸우겠다. 나는 만두속 사장처럼 죽지 않겠다.’는 내용이 있다. 정 의원은 언론의 ‘치고 빠지는’ 무책임한 보도 행태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만두속 파동이 나중에 사실무근임이 밝혀졌지요. 이와 관련해서 언론사 전체를 통털어서 어떤 언론사도 만두 회사 사장을 죽음으로 내 몬 것에 대해 사과 한마디 없었습니다. 일단 치고 나서 문제가 발생하면 인정하지 않는 것이 언론의 속성인 것이지요. 이것은 원초적 본능이라고 봅니다. 여기에 <미디어스> 역시 포함될 수도 있겠지요. 악의적인 보도를 한 조선일보 문화일보에도 정정 사과를 받아야겠지만 이에 침묵한 언론들도 책임이 있습니다. 왜 침묵했냐고 아는 기자들한테 물었더니 ‘이건 이바구가 안된다. 기사거리가 안 된다’고 하더라. 아니, 기사거리 안되는 것으로 보도하는 것 자체가 뉴스거리 아닙니까?”

정 의원은 “4월 4부터 9일까지 ‘정청래 막말’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며 “4월 8일 홍대 전철역에서 인사하는데 그 앞에 비치된 문화일보 무가지인 'AM7'을 보니까 1,2,3면 전부 다 ‘정청래 막말’기사로 깔았더라”고 성토했다. 그는 “그런 기사를 읽고도 나를 찍은 유권자들은 ‘묻지마 투표’이거나 혹은 이상한 사람들 아니겠냐”면서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이어 정 의원은 “이번에 당하고 나니 온갖 창의적 상상력이 다 나온다”면서 우리나라에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보도로 인해 피해보는 사람들이 많다며 관련 모임을 결성할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법적 대응, 최후의 순간까지 최후의 1인에게 책임 물을 것

 

   
 
  ▲ 4월 7일 SBS <8뉴스>  
 

- 2005년 1월 1일 새벽에 신문법/언론피해구제법 등이 통과됐는데요, 이로 인해 언론중재위원회가 준사법기관이 됐습니다. 스스로 입법하는데 기여한 분으로서 이 제도에 호소할 계획은 없습니까?

“선거법의 경우는 6개월 이내 결판나게 되어 있어서요. 우선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과  선거법 위반 등으로 조선일보와 문화일보,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등 3명을 고소했구요, 미디어포커스에서 밝혀진 학부모 A씨인 한나라당 구의원도 바로 고소했습니다. 아직 언론중재위원회에 구제신청은 못했습니다만,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사람들도 다 찾아내서 최후의 순간까지 최후의 1인까지 모두에게 책임을 묻겠습니다. 다 처벌받게 할 겁니다.”

정 의원은 이번 소송을 놓고 ‘18대에도 언론사에 까불면 죽어 vs 오히려 되치기 당하는구나’ 와의 대결이라고 명명했다. 즉 ‘언론의 외피를 쓰고 범죄행위를 벌이는 자들의 정치테러를 막기 위한 노력’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정 의원은 “며칠 전 민통선 안에서 평화의 교회를 운영하는 목사님 일행이 찾아와서 자발적으로 진상규명위 운동을 해보겠다고 제안해왔다”면서 “선거방송심의위, 신문윤리위, 언론중재위원회 등 합법적인 모든 수단을 통해서 동시에 합법적인 시민사회운동을 통해 서명운동 등 전방위적인 활동을 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신문법 개악과 정청래 테러, 연관있다…언론관계법 개악 예견돼

- 문화일보는 '정치테러행위'를 한 것이고 조선일보는 덩달아서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보도했다고 하는데요, 조선이나 문화 같은 신문들이 끊임없이 신문법을 개악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신문과 방송의 교차 소유 내지는 겸영을 허용하는 쪽으로 가려고 하는데, 그것과 이번 테러가 관련있다고 보는지?

“직간접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봅니다. 이건 상식입니다. 정청래가 국회 문광위에 들어가면 문화일보 입장에서도 피곤하겠지요. 설 건들고 그만두면 더욱 괴롭힐 것으로 보았겠지요.  현재 상황에서 18대 당선자 명단을 볼 때, 가장 광범위하게 가장 높이 가장 철저히 개악할 것은 바로 언론관계법입니다. 정권이 바뀌었으니 언론부터 잡아야겠다고 생각하겠지요. 개혁적인 방송 프로그램 없애고, 신문고시 규제 풀고, 신문법 불리한 조항을 삭제해버리고, 신문방송 겸영으로 조중동은 방송에 진출하겠지요.”

이어 정 의원은 얼마전 부인과 함께 본 ‘우생순 핸드볼 영화’ 얘기도 꺼냈다. 정 의원은 같이 영화를 본 부인에게 으쓱하면서 ‘내가 저 영화 국감 때 얘기한 거’라고 자랑했다는 것. 당시 정 의원은 조중동 마라톤 예산을 삭감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는데 정 의원의 얘기는 이렇다.

“‘조중동은 부자신문이고 협찬을 삼성에 받으면서도 참가비 받는데도 국민체육진흥공단은 매년 8천에서 1억2천씩 지원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럴 돈 있으면 핸드볼협회 지원해주라고 했다. 당시에 핸드볼협회는 격년에 한번씩 고작 5천만원씩만 지원받았다. 그래서 그때 내가 조중동 마라톤대회 지원비를 삭감했죠. 그런데 이 마라톤 예산 삭감에 대해 최근 동아일보가 다시 살려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걸 삭감했으니 다시 살려야한다고 하더라구요.”

- 문광위 4년 하고 나니까 스스로 돌아볼 때 이제 언론을 알 거 같다는 생각은 드는지?

“사람들이 '정청래가 4년 동안 똑똑한 척 하다가 바보처럼 당했다'고 말하더군요. '문화일보가 한번하고 말 것이다, 교감 선생님이 반론보도를 요청했으니 끝날 거다'라고 생각한 게 오판이었지요. 문화일보 기자가 보좌관 사칭한 거 가지고 기자회견 하려다가 주변에서 말려서 안 한 것이 후회되구요. 내가 상의했던 주변 사람들과 참모들 의견이 모두 하지 말라고 했었거든요.”

“아들들에게 당당한 아빠로 서고 싶다”

 

   
  ▲ 문화일보 4월7일자 사설.  

-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언론에 대한 시각이 달라진 것 있는지?

“크게 달라지진 않았는데, 직접 당해보니 만두속 사장의 심정을 알겠더군요. 자살 충동을 충분이 느낄 수 있겠더라구요. 현역 국회의원도 이렇게 억울하게 당하는데. 시쳇말로 빽 없는 사람들은 얼마나 더 서러웠을까. 연예인들이 악플로 자살하는 심정도 알게 됐어요.”

정 의원은 “지금도 초등학교 4학년, 6학년 아들들이 홈페이지에 올라온 댓글 보고 많이 운다”면서 “다른 걸 다 떠나서 아이들의 아빠로서 부끄럽지 않은 당당한 아빠가 될려고 노력했는데 …”라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아이들에게 당당한 아빠로 서겠다는 강한 의지가 현재 가장 솔직한 심정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 삼성문제로 내부고발을 한 김용철 변호사가 작년 가을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 떠오르네요. 그때 김 변호사가 “자기가 삼성 가서 돈 많이 받았고 돈 원없이 썼는데, 삼성에서 일한 7년 동안 자신의 가정을 잃었다”면서 “두 아들이 나를 아버지 취급도 안했는데 이제 다시 가족을 찾게 돼서 그게 너무 기분이 좋다”고 말하더군요. 정 의원 심정이 김용철 변호사 심정하고 좀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버지가 정당한 활동을 했는데도 아이에게 상처를 줬으니까요.

“ 아이들은 아빠가 텔레비전 나와서 토론하고 이게 너무 멋있었다고 하더라구요. 하긴 어린 애들이 뭘 알겠습니까? 어느 날 둘째아들이 ‘애들이 정청래 정청래 하면서 아빠 이름을 함부로 부른다’면서 화를 내더라구요.(웃음) 또 선거운동 기간에 큰애는 아빠 욕하는 애를 손 봐줬다고도 하구요. 그런데 요즘 홈페이지에는 무시무시한 악성 댓글이 워낙 많으니까.”

- 4월 9일 개표방송은 보셨는지?

“개표 출구조사를 보고는 바로 눈감고 잠 잤습니다. 설마 했는데. 참 제가 억울하게 당하고 있으니 유권자들이 밀어줄 거라 생각했는데요, 출구조사 보니 나는 접전지역에서 아예 빠져 있더라구요. 그때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내가 직접 만나는 유권자는 10%도 안되는데,  90%의 유권자가 나에게 등을 돌렸구나 하구요.”

- 출구조사가 충격적이었군요. 당시 정 후보는 출마 지역에서 상대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벌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MBC 여론조사 4월 2일자에서 제가 0.3% 뒤졌거든요. 그런데 MBC 4월5일 여론조사가 36:36이더라구요. 그때가 민주당 후보들이 역전 당하던 때였어요. 당시에 다른 데는 역전도 많은데 그대로 붙어있으니 이기는 거 아니냐는 분석이 많았죠. 4월 4일 문화일보 기사 나오고 나서 5일날 여론 조사했는데 동률이 나온 거지요. 그래서 문화일보를 누가 보겠냐, 가만히 있으면 소문 확산 안되고 이길 것이라는 판단이 선 겁니다. 당시에는 맞는 판단이었는데요, 지금 생각해보면 MBC의 여론조사 결과를 문화일보와 조선일보에서 입수했을 거고, 그래서 낙선시키기 위해 더 강하게 조져야겠다고 해서 융단폭격한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만약 제가 상대후보에게 지고 있었으면 더 이상은 추가 보도를 안했을 겁니다.”

‘아니 땐 굴뚝 속담’이 제일 싫다

- 정몽준 의원은 성추행 사건 보도가 있었는데도 당선됐는데요.

“선거가 끝나고, 정몽준의원의 성추행 의혹사건이 있고, 그걸 덮으려고 제 보도를 키웠다는 분석도 있더라구요. 성추행 그게 워낙 크게 번질 수 있으니. 그때 교총 이런 곳에서 저에게 사과요구를 했구요, 성추행보다도 교권유린이 더 선정적이라는 것이지요. 문화일보는 정몽준 한건 쓰는데 '동작을 선거 해프닝'으로 다루더라구요.”

- 정몽준과 문화일보는 법적 관계은 없지만 실질적인 지배관계라는 분석도 있는데. 문화일보의 실질적 지배자는 누구라고 생각하는지? 고 정주영 회장 대신 감옥 갔다 온 현대백화점 전 사장이 현재 문화일보 사장인 이병규씨다. 이를 놓고 문화일보는 현대가의 정몽준 의원이 실질적인 지배자라는 의견에 대해서는?

“실질적으로는 현대계열이 아니겠어요?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직접적인 권력행사가 아니더라도 이심전심이겠죠. 문화일보 보도는 코미디다. 정몽준을 해프닝으로 처리하고. 한겨레신문 4월16일자에 '문화일보가 정청래에 분풀이했다' 정몽준 이나 정청래 사건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고 보도했더라구요. 저는 이 보도도 역시 불만입니다. 엄연히 저와 정몽준 의원과는 크게 차이가 나거든요. 이건 손학규 대표가 뭉뚱그려 사과한 것과 마찬가지이지요. 난 폭언 안했고, 정몽준은 증거도 있는 사실 아닙니까.”

- 언론 입장은 물증이 없으면 심증이라도 확실해야 하는데, 정청래 의원의 경우는 물증이 부족하고 정몽준은 물증이 확실하지 않느냐는 말인가요?

“‘설령 근거가 있더라도’라는 변명은 말이 안됩니다. 이거는 반쯤은 굴뚝에 연기땠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가장 원망스런 속담이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 이겁니다. 이 속담에 당했습니다. 이건 마치 강간당했을 때 피해자에게 '당신이 옷을 야하게 입었거나 꼬리친 거 아니냐'면서 피해 여성에게 행실 똑바로 하라는 격인 거지요. 그 다음으로 싫은 속담은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지!’입니다.(웃음)” (인터뷰 이어집니다)

대담 = 신학림 기자 / 정리 = 정영은 기자

신학림·정영은 기자  hands@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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