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KBS 여의도 연구동 부지에 계획됐던 ‘미래방송센터 설립안’이 KBS 세종청사 설립안으로 새롭게 추진된다.

6일 KBS 이사회는 경영진으로부터 '미래방송센터 설계용역 계약 해지 과정'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고대영 전 KBS 사장 때 2만 평 연구동 부지에 지상 9층, 지하 3층 건물을 건립하는 미래방송센터가 계획됐다. 예산 2835억 원이 소요되는 대규모 사업으로 양승동 전 KBS 사장 집행부에서 폐기됐다. (▶관련기사 : 고대영 추진사업 KBS ‘미래방송센터’ 계획 폐기)

KBS미래방송센터 조감도 (사진=KBS)

2016년 10월 이사회는 미래방송센터 설립안을 의결했다. 2017년 6월 건축사무소와 70억 원의 설계용역 계약이 체결됐다. 하지만 5개월 뒤 감사원이 ‘미래방송센터 설립안’이 부적절하다는 감사 결과를 통보하자, KBS는 감사원 지적 사항을 실행하기 위해 2017년 12월 28일 설계 계약 기간을 1차 연장했다.

이후 건물 신축에 대한 인허가 관련법이 신설되며 추가 용역이 필요해지자 KBS는 계약을 2차 연장(2018년 5월 18일)했다. 양승동 사장 부임 후 재정 여건이 악화되면서 3차례 더 설계 계약이 연장됐다. 결국 2021년 수신료 조정안에 KBS 본사 세종 이전안이 포함되면서 미래방송센터 용역 계약 종료가 확정됐다.

박연 경영본부장은 “용역 기간이 5차례 연장되는 사이 계약금액 70억 원에 따른 설계는 77.69% 진행된 상태로 멈췄다”며 “1, 2차 연장은 외부 요인이었다면 3, 4, 5차는 내부 경영상황에 따른 연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초 2016년도 계획안은 서여의도에 연구동을 포함한 KBS 본사시설 전부를 집중하는 계획이었으나 2021년 세종정부청사 건립 이슈와 연계되면서 설계 진행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해 종료하기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설계 기집행 금액이 56억 3000만 원”이라며 “(미래방송센터 건립안은) 중단된 게 아니라 ‘KBS 본사시설 종합 공간 계획 수립안’으로 다시 추진할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이사들은 해당 사안을 '보고 안건'이 아닌 '의결 안건'으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찬태 이사는 “기존 미래방송센터 건립계획이 폐지되는 거냐, 아니면 세종청사 건립을 포함한 본사시설 종합 공간 계획으로 변경되는 거냐 성격 규정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종합 공간 계획으로 진행되는 거라면 이사회 의결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상요 이사는 "설계용역비 70억 중 56억을 사용한 ‘미래방송센터 설계용역계약 해지’안을 이사회 의결 없이 보고로 갈음하는 게 맞냐"며 “미래방송센터 설립안은 이제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가게 된 것 같은데, 새로운 건립안으로 정리해서 이사회 의결안으로 올리는 게 맞다”고 말했다.

조숙현 이사는 “용역계약 종료는 앞선 이사회에서 의결을 거치고 결정된 사안이니 이제 미래방송센터 건립안을 새로운 건으로 다루게 되는 건지 결정돼야 추가 논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영진 이사장은 “간담회로 전환해 논의한 뒤, 의결 사항으로 논의할지 결정하자”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의결 안건으로 올라온 ‘몬스터유니온 증자 및 현물 출자안’은 의결 보류됐다. KBS가 몬스터유니온에 현금 400억 원을 증자하고, KBS가 보유하고 있던 몬스터유니온 지분 25%(100억 원)를 e-KBS 지분으로 변경해 현물 출자하는 내용이다.

다수 이사들은 "경영이 부실한 몬스터유니온에 400억 원을 출자하는 게 의미가 있냐"는 부정적인 의견을 냈고, 1시간 동안 토론을 거친 뒤 다음 이사회에서 논의하는 것으로 의결 보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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