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KBS의 [단독]보도 표기 체크리스트 도입에 대해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언론계에 횡행해온 단독남발 관행 개선과 뉴스혁신 실험의 신호탄이 될지 기대된다”는 환영 논평을 발표했다.

민언련은 30일 “단독보도 혹은 특종보도는 언론계 명예의 상징이었지만 자의적 홍보성 문구로 전락한 지 오래”라며 “이는 포털뉴스 등을 통한 왜곡된 뉴스유통 구조와 언론 간 상업적 경쟁의 가장 큰 병폐인 ‘클릭수 장사’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사진=KBS)

KBS 미디어비평프로그램 <질문하는 기자들Q>가 지난해 9월 한 달간 네이버 상위 20위에 오른 기사 조회수를 분석한 결과, 일반기사는 평균 48,000여 회인데 반해 [단독]을 붙인 기사는 87,000회로 두 배 가까이 차이 났다. 2005년 한 해 동안 480건이던 [단독] 표기는 2020년 20,794건으로 늘었다. 2018년 [단독] 표기를 하지 않기로 한 JTBC가 2년 8개월 만에 방침을 철회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관련기사 : JTBC 2년 8개월만에 [단독] 보도 부활)

민언련은 “단독보도 표기 남발은 저널리즘의 황폐화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민언련이 2020년 4월 한 달 간 7개 방송사 저녁뉴스를 대상으로 [단독]이 표시된 보도 118건을 조사한 결과, 85건(72%)은 단독보도였지만 28건은 단독보도한 내용이 부분적이거나 사실관계가 불확실한 보도로 분류됐다. 심지어 5건은 단독보도가 아니었다.

민언련은 “공영방송 KBS가 이제라도 단독보도가 진짜 단독인지 점검할 기준을 만든 것은 긍정적이지만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다”라며 “포털 알고리즘이 단독을 붙인 기사에 더 많은 노출과 경제적 이득을 부여하는 뉴스유통구조가 지속되는 한 KBS의 실험도 좌초될 우려는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KBS의 단독보도 표기 체크리스트 도입이 언론계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저널리즘 혁신을 위한 의미 있는 출발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KBS 통합뉴스룸이 마련한 '단독' 기사 체크리스트

임장원 KBS 통합뉴스룸국장은 29일 취재·제작회의 및 사내 게시판에 KBS의 단독기사 현황과 단독 표기 체크리스트 원칙을 공유했다. 자료에 따르면, KBS가 최근 8개월(2021년 6월~2022년 1월)간 출고한 단독 표기 기사는 243건으로 하루에 한 번꼴이다. 단독보도 비중은 사회분야가 79%(191건)로 가장 많았고, 정치 10%(23건), 경제 5%(11건), 국제 4%(10건) 순으로 나타났다.

KBS는 단독 기사 체크리스트를 마련한 이유에 대해 “단독이라는 단어에서 이용자가 기대하는 수준에 부합하지 못하면 기자는 신뢰를 잃고 언론사의 가치는 떨어진다”며 “KBS에 대한 사회적 기대 수준은 다른 언론사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 ‘단독 기사’의 기준을 점검하고, ‘단독’이라고 명명하는 행위에 엄밀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KBS 단독 기사 체크리스트는 ‘독점성/독창성’, ‘중대성’, ‘명확성’ 3개 원칙에 따라 8개 세부항목으로 구성됐다. ‘독점성/독창성’의 기준은 ▲해당 사안을 다른 언론사보다 먼저 보도하는가 ▲취재원 또는 자료를 독점하는가 ▲독창적인 해석 또는 기획인가 등이다.

중대성의 항목은 ▲국가정책이나 사회에 의미있는 영향을 줄 수 있는가 ▲이해당사자 규모가 상당하거나 반복될 수 있는 구조인가 ▲사회 구성원들이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사안인가 등이며 명확성 항목으로 ▲정보의 출처와 취재원 정보를 제시하는가 ▲진위를 확인할 수 있는 정확한 표현을 사용하는가 등을 체크하게 되어있다.

기사에 단독을 표기하기 위해서는 독점성/독창성과 중대성 항목에서 각각 하나 이상의 세부 요건을, 명확성 항목의 모든 세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제작자와 책임자 사이에 요건 충족성 판단이 다를 경우 뉴스전문위원실(체크&체크팀)의 판단을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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