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인수위원회가 청와대를 개방할 경우 연간 2000억원의 경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경제전문가는 계산 방식에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인수위원회 사회복지문화분과는 28일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이같은 내용의 업무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는 문체부 산하 한국문화관광연구원(문광연)이 진행했다. 청와대를 개방할 경우 인근 상권이 활기를 띠면서 연간 1490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나타나고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연간 565억원에 달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2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인수위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청와대 이전으로 예상되는 연간 편익이 2천억 원 정도 되니까 5년 재임 기간 최소 1조원의 수익은 나오지 않겠냐라는 생각인 것 같다”며 “그러면 집무실 이전에 1조원까지 들어도 편익이 1조원이니까 비슷하다는 논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 본관 모습(사진=연합뉴스)

우 교수는 연구보고서 계산, 인수위가 발표한 보도자료, 관련 보도들에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우 교수는 “보고서 전체를 보지 못했지만, 제한점이 많아 보인다”며 “해당 보고서의 연구 계산은 3단계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 교수는 “첫 번째로 외생적 수요를 계산했는데, 이는 청와대 개방을 했을 때 관광객들이 와서 돈을 얼마 쓰는지를 계산한 것”이라면서 “인수위 보도자료에 따르면 약 연간 300만 명 정도 온다고 설명하는데, 근거가 잘 적혀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우 교수는 “제 생각에는 청와대 바로 아래가 바로 경복궁인데, 보통 연간 600만 명 정도 방문한다”며 “청와대 면적이 경복궁의 반 정도 되니까 방문객을 300만 정도로 (잡은 것 같다)”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우 교수는 ‘이건희 미술관’ 설치 효과에 따른 ‘빌바오 효과’가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빌바오 효과는 도시에 미술관과 같은 문화시설 유치로 도시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말한다. 스페인 도시 빌바오는 1997년 구겐하임미술관을 설립한 이후 연간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우 교수는 “최근 문광연이 ‘이건희 컬렉션 관람의 효과’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며 “2018년 마르셀 뒤샹 특별전을 관람했던 사람들이 방문하지 않은 사람보다 지출을 얼마나 더 했냐를 추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 교수는 “보통 사람들이 하루에 2만 원 언저리 정도 카드로 지출하는데, 미술관에 방문했던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하루에 약 2300원에서 2400원 정도를 더 지출한다는 계수를 가지고 나온 것”이라고 했다.

우 교수는 “약 300만 명이 2300원 정도를 더 쓴다고 계산하면 생산유발효과 측면에서는 1500억 원 정도 늘어나고, 부가가치 측면에서 500억원 늘어난다는 가정을 합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대충 2000억 원 정도 경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인수위가 발표한 것)”이라고 했다.

‘과거 청남대 개방 효과를 분석한 자료는 없냐’는 질문에 우 교수는 “2015년~2017년 기준으로 보면 청남대 운영에 약 64억 원의 예산이 들어가는데, 청남대 입장료 수입과 주차비 수익을 합쳐도 매년 27억 적자가 생겼다”며 “‘적자를 보면서까지 운영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니 충청북도에서 문광연과 유사한 연구를 했다”고 말했다.

우 교수는 “청남도로 인해 생산유발효과가 558억 원가량 생기고 부가가치는 약 250억 생겨서 지역경제에 도움이 돼 청남대 자체는 적자지만 충북 전체에는 도움이 된다는 연구”라고 했다. 청남대는 1983년 5공화국 시절부터 2003년 국민의 정부까지 사용된 대통령 전용 별장이다. 2003년 노무현 정부는 청남도의 소유권을 충청북도에 이전했으며 현재는 관광지로 사용하고 있다.

청와대 개방의 직접적인 효과만 놓고도 검증할 것이 많다고 지적한 우 교수는 “앞으로 (윤석열 정부는) 어떤 정책을 추진할 때 이명박 정부처럼 ‘경제적 편익’ 논리를 내세우는 연구 자료를 많이 사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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