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윤석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경제 사건과 연루되는 등 친기업 성향 인사가 포함돼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24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인수위원들 구성을 놓고, 서오남(서울대, 50대, 남자) 얘기가 많은데, 본질적인 측면을 보면 관재남(관료, 친재벌, 남자)이라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인수위원들을 보면 이명박 박근혜 정부 관료 출신이 많고, 그동안 굉장히 친재벌 성향을 노골적으로 보였던 분들이 상당히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인수위원 중 경제 사건에 연루된 인사들이 포함돼 우려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의 경우 론스타 논란에서 굉장히 자유롭지 못하다”며 “추 의원은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때도 관련이 있었다. 특히 론스타가 금융 자본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해서 생긴 많은 문제에 대해 자유롭지 못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추경호 의원은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간사를 맡고 있다.

24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유튜브 화면 갈무리

또 박 교수는 “기획조정분과 위원을 맡는 최종학 서울대 교수의 경우 대표적인 친재벌 학자”라며 “삼성 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당시 김앤장의 의뢰로 ‘분식회계가 아니다’라는 의견서를 제출했고, 쌍용자동차 분식회계 문제 때도 ‘분식회계가 아니다’라는 의견을 낸 바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최상목 전 기재부 차관은 박근혜 정부 때 안종범 수석 밑에서 미르재단 설립 과정에 실질적인 심부름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인수위 경제2분과에 내정된 위원과 관련해 박 교수는 “위원 4명 중 3명이 SK와 굉장히 관련이 많아 우려된다”면서 “탄소중립은 경제2분과에서 다뤄줘야 할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데 전문위원들까지 보더라도 탄소중립 전문가가 전혀 없다. 이런 걸 보면 (윤 당선자가) 탄소중립 문제에 관심이 없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가 말한 SK 출신은 이창양 경제2분과 간사, 유웅환 위원, 왕윤종 위원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각각 SK하이닉스 사외이사, SK텔레콤 ESG혁신그룹장, SK중국경제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인수위는 인사 추천, 정부조직 개편 밑그림, 공약의 정책화 우선순위 등을 준비한다”며 “지금 청와대 집무실 문제보다 청와대 조직개편 문제가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교수는 “윤 당선자는 청와대 조직을 전면적으로 바꾸겠다고 했는데, 수석보좌관을 없애 민간위원회 중심으로 운영하겠다는 것 같다”며 “이러한 문제를 인수위가 가장 시급하게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총리, 장관 등이 인준될 때까지 기존 정권의 장관들과 동거를 하게 되는 어정쩡한 상황이 발생한다. 그때 청와대가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그런데 청와대 조직이나 기능적인 측면이 완전히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기를 시작하면 상당한 혼란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 교수는 “지금 (청와대) 조직을 어떻게 하겠다는 말도 분명치 않고, 인수위에서 조차 논의가 제대로 안 되고 있는 것”이라며 “인수위의 지금 가장 큰 과제는 청와대 이전 문제와 청와대 조직 개편 문제인데 사실상 거의 손을 놓고 있다는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박 교수는 “윤 당선자의 선거 캠페인이 ‘새로운 보수를 하겠다’였는데, 과연 지금 인사나 정책 측면에서 (새로운 보수를) 하고 있는지 한 번 되돌아보라는 말을 드리고 싶다”며 “기업과 재벌에게 잘해 주는 게 친시장적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 기술 탈취, 단가 후려치기 등에서 약자의 재산권 보호를 바로 세우는 게 가장 친시장적인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개혁연대, 금융정의연대, 민주노총 등은 22일 성명을 통해 론스타 사태,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 등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인사들이 포함돼 있다며 인수위 구성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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