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신규식 CJB 청주방송 대표이사가 노동조합의 ‘불신임’을 수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 청주방송지부는 “단체협약의 가치를 무너뜨리는 자와 파트너로 함께 할 수 없다”며 주주들에게 신 대표이사 해임을 요구했다.

청주방송 노사는 지난해 사장·전무이사 신임 평가를 도입했다. 신임평가는 선임 1년 후 실시된다. 재적 조합원 50% 이상이 투표해야 하며 3분의 2 이상이 ‘불신임’을 결정하면 사측은 새로운 간부를 임명해야 한다. 청주방송지부는 17일부터 21일까지 투표를 실시했고, 신규식 대표이사는 ‘불신임’됐다. 투표율은 91%였다.

신규식 대표이사는 22일 구성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청주방송지부의 ‘불신임’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신 대표이사는 “주주총회(28일) 전 2노조원과 비노조원에게도 평가를 받겠다”며 “이분들도 같은 판단을 할 경우 주주총회의 결정과 무관하게 스스로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신 대표이사는 "이사회와 주주총회의 결정을 따르겠다"며 "임원의 선임과 해임은 주주총회의 권한"이라고 말했다.

이후 우리노조와 경영국 소속 직원 14명은 신규식 대표이사 지지를 표명하는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23일 사내 게시물에서 “청주방송이 흔들리는 것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며 “이번 기회에 회사와 임원이 청주방송지부의 일방적 주장에 휘둘리지 않고 전체 구성원의 뜻을 헤아리는 풍토를 만들고자 한다. 지부의 무리한 요구 철회와 현 대표이사·전무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는 서명운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청주방송지부에 따르면 우리노조는 단체협약에 있는 임원 임명동의제·신임평가제 폐지를 주장해왔다. 청주방송지부는 우리노조에 ‘모든 구성원에게 투표권을 줄 수 있는 제도를 만들자’고 제안했지만, 우리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청주방송지부는 23일 성명에서 “신규식 대표이사는 더 이상 일터를 나락으로 빠트리지 말라”고 촉구했다. 청주방송지부는 “(신 대표이사는) 이제 와서 주주 핑계, 복수노조 핑계를 대는데, 이것은 2노조와 비조합원들에게 본인을 지켜달라고 읍소하는 것 밖에 더 되는가”라면서 “노노갈등을 유발해 이 위기를 극복해보려는 심산일 것이다. 참으로 구차하다”고 지적했다.

청주방송지부는 “노조원이 몇 명이 되었든 노사가 맺은 단체협약과 합의서는 헌법과도 같은 것”이라면서 “경우에 따라 법적인 효력보다 우선하는 경우도 있을 만큼 노사관계에 있어서 단체협약이 갖는 가치는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청주방송지부는 “본인이 스스로 서명하고 약속한 (단체협약) 내용을 무시하는 대표이사를 어떻게 믿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겠는가”라면서 “앞으로 진행할 단체교섭 또한 이처럼 손바닥 뒤집듯 할 게 뻔한데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청주방송지부는 청주방송 주주들에게 “스스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 대표이사를 즉각 해임하고, 모두를 하나로 만들 수 있는 새로운 리더를 선임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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