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대선 주요 키워드로 떠오른 이대남(20대 남성)에 대해 국민 대다수는 “세대·성별을 갈라치는 프레임”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은 이대남이라는 용어의 확대·재생산 통로로 꼽혔다. 이대남을 다룬 언론보도에 대해선 부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대선 다음 날인 10일부터 14일까지 전국 20대~50대 1000명을 대상으로 이대남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방식은 온라인 설문조사다. 언론재단은 23일 발표한 '미디어 이슈-이대남 현상에 대한 인식' 보고서에서 "사람들이 이대남에 대해서, 그리고 이대남 현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조사는 별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조사 취지를 밝혔다.
응답자 대다수는 이대남을 허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대남 현상의 실체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83.2%는 “정치인·인플루언서가 관심과 영향력 확대를 위해 활용하는 갈라치기 프레임”이라고 답했다. “언론보도 등에 의해 확대·재생산되고 부풀려진 현상”이라는 응답은 82.3%였다. “실제 현실에 기반한 실체가 있는 사회현상”이라는 응답은 59.6%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대남이라는 용어를 접한 경로는 언론보도 73.4%, 방송 시사·토론 프로그램 45.6%, SNS·블로그 38.2%, 온라인 카페·커뮤니티 34.0%, 동영상 플랫폼 28.0%, 주변인과의 대화 14.8% 순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9월 1일부터 대선 당일까지 네이버에 송출된 기사 중 이대남이라는 키워드가 들어간 기사는 4000여 건에 이른다.
응답자들은 언론의 이대남 관련 보도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응답자 10명 중 7명은 ▲언론이 용어를 오남용한다(78.7%) ▲언론이 피상적으로 보도한다(75.2%) ▲언론이 입맛대로 보도한다(77.1%) ▲보도 내용이 편향돼 있다(75.8%) ▲보도 내용이 뻔하다(75.4%)고 답했다. 긍정평가 항목에 동의하는 비율은 최저 18.3%(보도 내용이 공정하다)에서 최대 36.2%(용어를 적절히 사용한다)에 불과했다.
이대남이라는 용어에 연상되는 이미지를 물은 결과 반페미니즘 45.5%, 갈등·반목 41.0%, 개인주의 32.7%, 선거·정치 31.9%, 한남·한남충 31.0%, 보수 성향 27.3%, 공정·기회 17.2%, 신자유주의 17.1% 등으로 조사됐다.
이대남 용어 사용이 가져올 수 있는 문제점을 조사한 결과 ▲세대·성별 갈등과 분열을 조장할 수 있다 88.9% ▲남성을 한 집단으로 묶어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85.8%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 85.0% ▲관심을 기울일 만한 타당한 이유가 없다 77.1% ▲여성 및 다른 연령대에 대한 역차별이 될 수 있다 74.9% 등의 응답이 나왔다.
“이대남 현상이 대선 정책 공약에 미친 영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65.8%는 “공약이 더 자극적이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공약이 더 많아졌다 55.0%, 후보별 차별화가 어려워졌다 47.8%, 공약이 다양해졌다 45.5%, 공약 실효성이 높아졌다 32.6%다.
20대 남성 중 스스로를 이대남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는 23.2%였다. “아니다”는 36.8%, “잘 모르겠다”는 40.0%다. “이대남으로 불리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물음에 20대 남성 68.8%는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긍정적으로 인식한 비율은 11.2%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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