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조선일보가 전국언론노동조합을 '홍위병'에 비유하며 맹비난에 나섰다.

신동흔 조선일보 기자는 15일 <“정권은 바뀌어도 방송은 안 바뀔 것”> 칼럼에서 언론노조를 ‘홍위병’으로 규정하고 “친문 경영진·언론노조는 그대로 정치편향 방송을 계속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이제 대선은 끝났고, 5월이면 대통령이 바뀐다”면서 “하지만 방송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방송사 경영진과 지배구조가 그대로이기 때문”이라고 썼다. 김의철 KBS 사장 임기는 2024년 12월, 박성제 MBC 사장 임기는 2023년 2월까지다.

조선일보 15일 칼럼 <“정권은 바뀌어도 방송은 안 바뀔 것”>

신동흔 기자는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때도 시작은 비슷했다”면서 “하지만 당시 집권 여당은 언론노조와 시민단체를 앞세워 이를 타개했다. KBS와 MBC에서 각각 전 정권이 추천한 이사 두 명을 사퇴시키고, 자신들이 추천한 인물로 그 자리를 채웠다”고 했다. 신 기자는 “자신들이 다수인 이사회를 만든 뒤, 양대 공영방송 사장을 교체했다”며 “모두 언론노조 출신들이었다. 당시 여당 일각에서 돌았던 ‘시나리오’대로 차근차근 진행된 것”이라고 썼다.

또 신 기자는 “언론노조가 보여준 행동은 홍위병을 연상케 했다”며 “이른바 ‘축출 타깃’이 된 이사들의 직장이나 집을 찾아가 시위를 벌이고, 동네에 벽보를 붙여 망신을 주는 등 소동을 일으켰다. 강규형 전 KBS 이사는 수업 중인 강의실 입구로 언론노조원들이 찾아와 소란을 피우는 일까지 겪었다”고 했다. 신 기자는 “그는 테러에 가까운 집단행동에도 버티다가 해임되는 길을 택했고, 이후 해임 무효 소송을 벌여 승소했다”며 “하지만, 나머지 이사들은 언론노조의 위세와 압력에 못 이겨 모두 자진 사퇴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칼럼과 관련해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정권이 바뀌었다고 또다른 진영논리가 가해지고 있다”며 “일일이 대응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동아일보도 대선 당일인 9일 언론노조를 비판하는 칼럼을 게재했다. 송평인 논설위원은 칼럼 <문재인 정권에서 ‘완장’ 찼던 언론인들>에서 “KBS MBC YTN은 국영이나 다름없는 공영방송사이고 공기업이 대개 그렇듯이 민노총 언론노조가 헤게모니를 쥐고 있다”며 “직원들은 보수 정권이 잡으면 곁눈질로, 진보 정권이 잡으면 정면으로 언론노조의 눈치를 본다”고 썼다.

송평인 논설위원은 “공영방송사 노조가 민노총에 장악된 상태에서 정권이 진보에서 보수로 바뀔 때 MBC 광우병 보도가 터져 나왔다”며 “가짜뉴스로 혹세무민하면서 나라를 뒤흔드는 보도가 다시 나올 수 있다. 그렇다고 이명박 정권처럼 조급하게 사태를 바로잡으려 해서는 불법파업-해직-인민위원회식 보복의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했다. 송 논설위원은 YTN·연합뉴스 민영화, KBS 보도기능 축소 등을 주문했다.

조선일보·동아일보의 언론노조 비판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주장과 궤를 같이한다. 윤 당선자는 대선 막바지인 지난 6일 언론노조를 근거 없이 비난했다. 윤 당선자는 “이 사람들(정부여당) 집권하고 연장하기 위해 국민을 속이고 공작하는 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면서 “민주당 정권이 강성노조를 앞세우고 그 강성노조를 전위대로 세워서 가장 못된 짓을 다하는데, 그 첨병 중의 첨병이 바로 언론노조”라고 말했다. 언론노조는 윤 당선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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