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자신은 ‘성별 갈라치기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여성의 투표 의향이 남성보다 떨어진다”며 이번 대선에서의 승리를 자신했다. 그러나 성별 갈라치기를 한 적 없다는 이 대표의 주장은 그간 이 대표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정치 행보를 볼 때 납득하기 어렵다.
이준석 대표는 7일 CBS 라디오 <한판 승부>에 출연해 “여성의 투표 의향이 남성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며 “저는 그런 (여성들의 이재명 지지 성향이) 온라인에서는 보일 수 있겠지만, 실제 투표 성향으로 나타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패널로 나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이준석 대표께서 사실은 남녀를 갈라쳤는데 이러다 보니까 여기에 반발한 여성들이 또 남성을 또 갈라치고 있는 듯한 양상”이라고 지적하자 이 대표는 “그런 건 거의 우크라이나가 잘못된 판단을 해서 러시아가 공격했다는 거랑 비슷한 것이다. 이준석이 언제 갈라치기 했냐”며 “그건 진중권이라는 한 철학자의 주장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항상 어떤 안티 성향의 투표 같은 경우에는 생각보다 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며 “지금 각종 조사에서 여성의 투표 의향이 남성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오고 있는데, 그런 조직적인 움직임이라는 것이 온라인에서는 보일 수 있겠으나 실제 투표 성향으로 나타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대남이라는 그런 건 세대에 따른 구분”이라면서 “그런데 1번남, 2번남은 정치적 성향에 따라서 이야기를 하는 게, 사실 차별금지를 입에 담는 사람들 입장에서 하면 안 되는 행동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소위 얘기하면 스테레오 타이핑이다. 그런 것들은 과거에 지역감정이 있어서 호남 사람, 영남 사람을 갈랐던 것처럼 굉장히 안 좋은 그런 어떤 양태가 온라인에서 나타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성별 갈라치기를 언제 했냐’는 이 대표의 주장과 달리 국민의힘은 ‘이대남’을 중심으로 한 '여성 배제' 정치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 1월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갈등 봉합 이후 윤 후보는 적극적으로 20대 남성 표를 위한 정치 행보를 이어왔다.
윤 후보 직속기구 새시대준비위원회에 영입됐던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는 2주일 만에 사실상 해촉됐으며, 기존 윤 후보의 ‘양성평등가족부 개편’ 공약은 ‘여성가족부 폐지’로 후퇴했다. 윤 후보는 지난 1월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일곱 글자를 남기며 ‘여가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지난 2월 윤 후보는 직접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국민의힘은 시민단체의 여성·소수자·인권 관련 질의에는 ‘답변 거부’로 일관했다. 국민의힘 청년 선대본 양성평등위원회는 ‘성인지 예산’이나 ‘비동의 간음죄’ 등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왜곡한 정보를 카드뉴스 형태로 유포했다.
또한 여성의 투표 의향이 떨어진다는 주장에도 근거가 없다. 지난달 25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여성은 90%로 87%인 남성보다 높았다.
지난 대선과 비교해도 여성의 투표율은 남성을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20대 대선 당시 전체 투표율은 77.7%였다. 이중 여성 전체의 투표율을 80.9%로 남성(74.8%)의 투표율에 비해 6.1%p 높았다. 2020년 실시된 21대 총선 투표율의 경우 남성과 여성이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연령대별로 볼 경우 20~50대까지 모두 여성의 투표율이 남성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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