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성남시장 시절 첫 수행비서가 대법원에 로비를 했다는 녹취록이 JTBC를 통해 공개됐다. 한국일보는 김만배 씨가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에게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연결해 준 대가로 소개비를 받았다고 검찰에 진술한 사실을 보도했다. 20대 대선 막바지까지 '녹취록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7일 JTBC '뉴스룸'은 이재명 후보의 첫 수행비서였던 백모 씨가 2020년 2월 13일 은수미 성남시장 이모 정무비서관과 통화에서 "대법원 라인 우리한테 싹 있어. 우리가 대법원 하잖아. 그동안 작업해 놓은 게 너무 많아가지고"라고 말했다. 당시 이재명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 대법원에 계류돼 있었고, 은 시장은 2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받고 대법원 재판을 준비하고 있었다.

JTBC 3월 8일 <[단독] "대법원 작업 많이 했다" 이재명 첫 수행비서 녹취 입수> 썸네일

JTBC는 이재명 후보 성남시장 선거 캠프 출신이자 인수위원이던 임모 씨가 은 시장 비서관과 통화한 내용도 공개했다. 임 씨는 2020년 6월 24일 이 비서관과 통화에서 "지사님 (사건)은 (대법원 내부) 잠정 표결을 한 모양이야. 잘 됐다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 같네"라며 "7월 16일 결과가 나온 모양이야. 만장일치는 아닌 것 같고. 8대 5나 예를 들어서"라고 말했다. 대법원은 같은 해 7월 16일 이재명 후보에게 무죄취지 선고를 내렸다. 대법원 심리 결과 무죄 7대 유죄 5, 기권 1이었다.

JTBC는 김만배 씨와 정영학 회계사 녹취록에도 은 시장 재판과 관련한 대화 내용이 담겨 있다고 보도했다. 2020년 3월 13일 김만배 씨는 정영학 회계사에게 "은 시장은 당선 무효 아닐 정도로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같은 달 24일 김만배 씨는 정영학 회계사가 근황을 묻자 "대법관님하고 사람 봐서 일한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남욱 변호사는 검찰에 2019년부터 김만배 씨가 권순일 전 대법관에게 50억 원을 줘야 한다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고 진술했다. 권순일 전 대법관은 이재명 후보 사건에서 무죄 의견을 냈다.

민주당은 JTBC 보도에 대해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보도된 녹취록 내용은 백모 씨와 임모 씨가 각각 사인 간의 지극히 사적인 대화에서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허세성 발언을 한 것에 불과하다"며 "백모 씨는 성남시장 초선 당시인 2013년 하반기 사직했으며, 임모 씨 또한 성남지역 정당인으로서 성남시장 인수위 활동을 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김만배 씨가 권순일 전 대법관에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과 관련해 "소부(小部) 소속도 아닌 대법관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할 이유 자체가 없다"면서 두 인사 모두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일보 3월 8일 <[단독] 김만배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박영수 소개해주고 돈 받았다”>

8일 한국일보는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전담수사팀이 지난해 12월 김만배 씨로부터 "2011년 2월 조씨가 대검 중수부 수사를 받을 당시 박영수 변호사를 소개시켜 준 사실이 있다. 소개비 명목으로 금전을 수령했다"는 진술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앞서 6일 뉴스타파는 김만배 씨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박영수 전 국정농단사건 특별검사를 통해 부산저축은행 대장동 불법 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에 대한 수사를 무마했다고 밝힌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만배 씨는 소개비를 받은 건 인정했지만 돈의 출처는 함구하고 있다. 다만 김만배 씨는 박영수 전 특검을 조형우 씨에게 소개해 준 경위를 자세히 진술했다. 김만배 씨는 "2011년 2월 대검 중수부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은 조 씨가 천화동인 7호 소유주인 (전직 기자) 배모 씨와 함께 변호인을 선임하기 전 찾아와 주임검사는 박○○, 과장은 윤석열이라는 말을 했다"라며 "그래서 박영수 변호사를 선임하면 되겠다고 조 씨에게 추천해줬고,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만배 씨는 검찰 조사에서 "당시 윤석열 중수2과장을 직접 알지 못했고, 검찰에 직접 사건을 청탁하지도 않았다"며 윤석열 후보 연루 의혹은 부인했다. 뉴스타파를 통해 공개된 음성파일에서 김만배 씨는 자신이 '검찰의 혈관'을 다 알고 있었기 때문에 '통할 만한 사람'인 박영수 전 특검을 조우형 씨에게 소개했다고 말했다.

박영수 전 특검은 변호인을 통해 뉴스타파에 "오래된 일이라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했다. 윤석열 후보는 뉴스타파에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뉴스타파 보도 이후 "(봐주기 수사 의혹은) 명백한 허위일 뿐, 김만배 씨와 아무런 친분이 없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뉴스타파 보도에서 김만배 씨 대화 상대방인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을 문제 삼아 민주당과 언론노조의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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