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우크라이나 침공과 올림픽 피겨 선수 도핑 의혹을 계기로 한국에서 활동 중인 러시아인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는 기사가 나오고 있다. 위키트리, 인사이트 기사로 일부 한국인들이 작성한 악플로 혐오를 조장했다.

유튜브 ‘소련여자’(크리스티나 안트레예브나 옵친니코바)는 24일 ‘러시아 전쟁, 올림픽 도핑 해명합니다’ 영상에서 위키트리, 인사이트를 정조준했다. 우선 ‘소련여자’는 “내가 위키트리에서 기사가 나왔네요”라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소련여자'는 위키트리 기사 중 “특정 네티즌들은 러시아 논란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소련여자를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는 내용에 대해 “내가 로시아인이니까 남이 도핑해도 불똥이가 튄다”는 사행시로 응수했다.

‘러시아 전쟁에 대해 해명하라’는 기사 댓글과 관련해 “어떤 이유에서든 전쟁은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영상 말미에서 “위키트리랑 인사이트 기자 학생들은 오늘 해명한 것도 기사 부탁합니다”라고 꼬집었다.

재한 러시아인인 ‘소련여자’는 한국의 문화를 재치있게 패러디해 인기를 얻었다. 이번 영상의 경우 사과 형식을 취했지만 기자를 ‘기자학생’이라 칭하고, 두 매체를 직접 언급하는 등 비판적인 입장을 숨기지 않았다. '소련여자' 유튜브 영상에 2만 6천 개의 댓글이 달렸으며 “나라와 사람을 동일시하며 그 나라 국정인 것 빼면 전혀 관계없는 사람을 공격하는 게 너무 역겹다”, “기사 보고 우리나라 사람들 수준에 이마를 치며 들어왔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위키트리와 인사이트는 우크라이나 침공과 피겨 선수 도핑 의혹으로 ‘소련여자’가 러시아인이라는 이유로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18일 위키트리는 <‘러시아 도핑 논란’으로 사면초가 상태에 빠진 유튜버 ‘소련여자’>, 24일 <우크라이나에 미사일 발사한 러시아, 그런데 유튜버에게도 ‘불똥’ 튀었다> 등을 게재했다. 대부분 악플을 나열하는 내용이다.

인사이트는 19일 <“러시아 피겨 도핑엔 왜 침묵하냐”...일침 전문 유튜버 소련 여자에 집단 항의중인 누리꾼들>, 24일<러시아 전쟁 소식에 ‘악플 테러’ 당하기 시작한 ‘113만 유튜버’ 소련여자>란 제목의 기사를 썼다.

두 매체는 ‘소련여자’의 영상을 다루면서 자신들에 대한 지적은 제외했다. 24일 인사이트는 <“어떤 이유든 전쟁 절대 안된다”...러시아 침공에 일침 날린 ‘ 113만 유튜버’ 소련여자>, 25일 위키트리는 <“내 잘못이냐?” 유튜버 소련여자, 우크라이나 사태에 크게 ‘발끈’했다>는 제목으로 기사를 작성했다.

신미희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28일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SNS를 기반으로 한 위키트리와 인사이트는 독자 시선을 끌고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선정적 연성뉴스를 남발해온 대표적 황색언론”이라며 "주로 유명인들의 블로그, 인터넷 커뮤니티, SNS 등을 뒤져 흥미성 기삿거리를 찾는데, 문제는 사실이 아닌 내용 또는 명예훼손 및 사생활 침해 우려가 높은 기사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처장은 “이들 언론은 당사자 인권과 명예는 안중에도 없으며 이러한 보도는 우리 사회 갈등을 조장하고, 혐오차별 등 온라인 폭력의 온상이 된다”고 비판했다.

2019년 민언련 모니터링 결과, 인사이트는 기업 홍보성 기사, 연예인 기사, 인터넷 가십기사, SNS·커뮤니티발 기사가 80%인 반면 직접 취재한 기사 비율은 9.5%에 불과했다. 2020년 기준으로 언론중재위원회 시정권고 결정건수 인터넷언론 1위는 45건의 인사이트 , 2위는 25건의 위키트리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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