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연일 최다치를 기록하면서 정부가 방역에 실패했다는 보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일일확진자 수로 방역실패를 단정짓기 어렵다.

매일경제는 24일 기사 <"한국 신규 확진자 세계 1위 굴욕"..세계가 '엄지척' 했던 K방역 어디갔나>에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국내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세계 2위 수준까지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매일경제는 "100만명당 확진자 수는 1000만명 이상의 국가를 중에서는 1위”라며 “지난 22일 하루 국내 확진자수는 17만1452명으로 역대 최다이면서 전날보다 7만명 이상 폭증했다”고 썼다.

매일경제는 “문제는 앞으로”라며 “미국을 비롯해 유럽, 일본의 경우는 이미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추세지만 한국은 반대이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은 이날 9만9820명까지 내려갔다. 영국도 4만1353명, 일본은 6만9447명”이라고 지적했다. 매일경제는 “확산 속도도 방역당국의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며 “방역당국은 23일 13만명, 3월 2일 18만명 정도를 예측했으나 실제 23일 확진자 수는 17만명을 훌쩍 넘어섰다”고 썼다. 매일경제가 보도에서 인용한 도표는 ‘아워월드인데이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6만5890명을 기록한 25일 오전 서울역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사진=연합뉴스)

앞서 매일경제는 <"백신 맞고 식물인간…중환자실도 못 있어" 청와대 국민청원>, <"학원 보내려 백신 맞혔는데 뇌사 상태 빠진 중3 딸...제발 살려주세요">, <"30대 가족 얀센맞고 뇌출혈 사망, 주어진 운명인가"…백신 미접종자의 외침> 등의 기사를 통해 백신 불신을 조장한 바 있다.

헤럴드경제는 23일 기사 <오미크론 10만 넘자 스스로 지키기 나선 국민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정부의 의료공급 공백이 커지자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국민들은 자구책으로 자가진단키트, 해열제, 일반 감기약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헤럴드경제는 “확진자가 늘면서 특히 재택치료자 관리에는 정부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진다”며 “즉, ‘재택방치’ 상태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자가진단키트와 감기약 확보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헤럴드경제는 “재택치료자 관리가 사실상 방치 수준에 이르면서 자가키트와 감기약은 금방 동이 나고 있다”며 “실제 기자가 거주하는 동네 약국에서 자가키트와 감기약을 구매하려고 했는데 감기약만 살 수 있었다”고 썼다.

이러한 보도는 일일 신규확진자 수만 부각하고, 치명률과 사망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단순히 일일 확진자수만으로는 방역에 실패했다고 예단하기 어렵다. 매일경제가 인용한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한국의 인구 백만명당 사망자 수는 함께 비교 선상에 오른 독일, 미국, 영국, 일본 등에 비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치명률 또한 0.13%로 가장 낮다.

아워월드인데이터 홈페이지

병상가동률 역시 현재 30% 대로 오미크론에 따른 위중증 환자 관리에는 크게 문제가 없다는 것이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또한 이미 오미크론 확산의 정점에 도달한 바 있는 국가들과 정점을 찍는 과정인 우리나라와 단순비교 하긴 어렵다.

국내 코로나 확산 급증세가 장기적으로 긍정적일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KBS는 23일 리포트 <확진자 17만여 명, 1주마다 ‘더블링’…“장기적 관점 긍정적">에서 “정점을 찍은 미국과 영국, 독일의 경우 확진자 감소세가 뚜렷한 상황”이라며 “백신 접종자와 자연 면역을 획득한 사람들이 늘게 되면 정점에 도달하는 시간이 짧아지고 이후 확산세가 꺾일 것이라는 예측”이라고 보도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KBS에 “중장기적으로는 오미크론이 델타에 비해서 치명률이 상당히 낮은 상황에서 한 번의 유행 이후에 전체적인 안정기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일상회복을 위한 긍정적인 요인들도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백신불신을 조장했던 언론보도와 달리 백신 ‘3차 접종’이 치명률을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 당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이후 델타와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을 연령표준화 분석을 한 결과, 오미크론의 치명률은 0.18%로 델타의 0.7% 대비 4분의 1 이하로 나타났다. 이는 계절 독감의 2배며, OECD 주요국가와 거의 동일하다.

당국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변이 분석 완료자 13만6000명을 분석한 결과 3차 접종을 완료한 경우 오미크론의 치명률은 0.08%이며 이는 계절 독감 치명률 0.05~0.1%와 비슷하다. 미접종시의 오미크론 치명률은 0.5%로 분석됐다. 접종을 받지 않은 경우 오미크론의 치명률은 계절 독감의 5~7배에 달한다. 고위험군인 60세 이상 연령대에서도 3차 접종자의 오미크론 치명률은 0.5%에 불과하다. 하지만 미접종시의 오미크론 치명률 5.39%으로 3차 접종 완료자에 비해 10배 이상 높다.

또한 방역당국이 재택치료자에 대한 관리에 손을 놨다는 해럴드경제의 보도도 사실과 다르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는 확진자 대처방안 안내가 미흡하다는 지적에 대해 21일과 22일 이틀간 전국 256개 보건소를 전부 조사했다고 23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그 결과 중수본은 대다수 보건소 홈페이지에 확진자·동거인 안내문과 확진 후 대처방안 등이 공지되고 있으며 모든 보건소가 '확진 후 안내문'을 발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중수본은 재택치료자 급증에 중앙부처 공무원도 방역현장 일선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중수본은 재택치료자의 급증으로 보건소 업무가 과중해짐에 따라 중앙부처 공무원을 파견하겠다는 계획이다. 중앙부처 공무원들은 오는 28일부터 보건소 등에 파견돼 기초역학조사나 문자발송·증상유선확인 등 선별조사 지원업무를 맡게 된다. 또한 지방자치단체 인력을 재배치해 6천 500명가량을 우선적으로 확충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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