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더빙 방송을 자막으로 바꿔 시청자의 비판을 받은 EBS <위대한 수업-그레이트 마인즈>가 당분간 현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EBS 이사회에서 “제작 편의 때문에 시청자 요청을 무시하냐”는 질타가 나왔다.

24일 EBS 이사회에서 <위대한 수업>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온 요구 사항이 논의됐다. 시청자들은 2월부터 <위대한 수업>의 본방송 더빙이 중단되자 항의에 나섰다. 시각장애인, 고령층, 문맹인들의 경우 자막으로 방송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내용이다.(▶관련기사 : EBS '위대한 수업' 더빙 중단에 "시청 약자 목소리 안 듣나")

EBS <위대한 수업-그레이트 마인즈>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정미정 이사는 “‘위대한 수업’ 본방송이 더빙에서 왜 자막으로 바뀌었는지 시청자 질의가 나왔는데 EBS가 제대로 대응한 게 맞는지 궁금하다”며 “자막 방송으로 계속 갈 거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EBS 콘텐츠기획센터장은 “제작비, 제작 시간 등으로 2월 1일부터 사후 더빙을 하지 않기로 했는데, 사후 더빙을 안 하면 제작 기간이 1주에서 1.5주 정도 줄어 플랫폼에 영상을 올리는 것까지 고려하면 약 3주 정도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자막으로 바꿨다”며 “본방송에는 더빙을 안 하지만 웹사이트나 홈페이지에 올릴 때는 더빙을 담아 진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 이사는 “EBS 편의 때문에 더빙판이 가진 장점을 알면서도 자막 방송으로 진행한다는 게 시청자들에게 설득력이 있겠냐”며 “시각장애인분들에게 더빙은 굉장히 중요하고, 어르신 중에는 자막을 못 보시는 분도 있다고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오지 않았냐”고 따져 물었다.

김선남 이사는 “관련 기사를 읽어보면 시청자 상당수는 장애인분들이 의미 있는 프로그램에 제대로 접근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며 “모든 방송이 더빙을 입혀 나갈 순 없지만 특정 의미 있는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이 요청하는 부분을 제대로 해소해나가는 것이 공영방송의 사회적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콘텐츠기획센터장은 “방안은 고민해보겠지만 원래대로(더빙방송) 할 수 있는 건 제작여건을 확인해야 하기에 이 자리에서 답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EBS <위대한 수업>은 22일 전 세계 교양인들을 위한 ‘글로벌 지식 플랫폼’이 되겠다며 PC, 모바일 웹서비스 오픈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날부터 1개월간 멤버십에 가입하면 월 9.99 달러에 해당하는 구독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정식 오픈 이후에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등 다국어 자막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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