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지난해 네이버에서 많이 읽힌 기사 대다수가 어뷰징·연성 기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자협회보와 한겨레 미디어전략실은 지난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네이버 콘텐츠제휴 언론사의 랭킹뉴스 페이지뷰(PV)를 분석했다. PV 상위 50개 기사 대다수는 연예인·유명인 사건사고 보도, 온라인 커뮤니티 발 보도, 선정적 보도 등이었다. PV 1위를 기록한 보도는 중앙일보의 <이혼 후 '자연인' 된 송종국, 해발 1000m 산속서 약초 캔다>다. 213만 PV를 기록한 이 보도는 전 축구선수 송종국 씨의 사생활과 관련된 방송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네이버 언론사별 랭킹뉴스 PV 상위 10개 기사

PV 2위 보도(195만 PV)인 한국경제의 <[법알못] 대구 상간녀 결혼식 습격 사건…스와핑 폭로 논란>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을 소개하고, 변호사들의 법률적 판단을 추가한 내용이다. PV 3위 보도(192만 PV)인 중앙일보의 <한혜진, 코로나 확진 뒤 후유증 호소 “호흡 60%만 올라왔다”>는 연예인의 SNS 글을 인용했다.

PV 상위 50개 기사를 작성한 언론사는 중앙일보(17개), 한국경제(11개), 조선일보(5개), 데일리안(5개), 서울신문(3개) 등이다. 중앙일보는 디지털 대응부서인 EYE24팀을, 조선일보는 온라인 기사만 작성하는 자회사 조선NS를 운영 중이다.

한겨레·경향신문 등 어뷰징 기사를 지양하는 언론사에서도 ‘연성 뉴스’가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겨레에서 가장 많은 PV를 기록한 기사는 <이제껏 모든 가설이 깨졌다…4천년 전 타림미라의 정체는?>, 경향신문에서 가장 많은 PV를 기록한 기사는 <‘달인’ 김병만 “정글 떠나 칠봉산서 촌장 꿈꿔요”>다. 기자협회보는 “이들 뉴스는 해당 매체에서 가장 연성에 가까운 기사들”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일보·매일신문 등 지역신문은 [속보]라는 접두사를 사용해 지역과 관련없는 보도를 내고 있었다. 부산일보가 지난해 작성한 [속보] 기사는 1446개에 달했다. 매일신문의 [속보] 기사는 1077개다. 부산일보 [속보] 기사 중 가장 많은 PV를 기록한 보도는 <[속보] 태권도 '간판' 이대훈 은퇴선언…"선수 생활 끝내기로">, 매일신문은 <[속보] 세계유산 경관 망치는 인천 아파트, 도색·마감재만 바꾸겠다는 개선안 '보류'>다.

기자협회보는 “지역 매체이지만 코로나19처럼 전국권·수도권 이슈를 불가피하게 다룰 수밖에 없고, 수도권 뉴스독자를 자사 매체로 끌어오기 위한 채널로 네이버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차원에서 이해는 된다”면서 “하지만 월당 70여 개에서 150여 개까지 랭킹에 올린 [속보] 기사들이 ‘속보’ 성격에 부합하는지, 지역의 보도를 전국에 더 많이 알리고 유통한다는 입점 취지에 맞는지 답하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언론사별 랭킹’(PV가 높은 상위 5개 기사)에 [단독] 기사가 많이 올라간 언론사는 SBS(743개)다. 이어 JTBC 640개, 채널A 573개, 동아일보 568개, TV조선 554개 순이다. 61개 매체가 지난해 작성한 [단독] 기사는 1만 2815개로, 매체당 평균 210개다. 기자협회보는 “‘특종’이라 할 뉴스가 얼마나 될진 미지수로 남는다”며 “‘단독’ 보도가 많다는 건 바람직한 일이지만 우리 공동체에 정말로 도움이 되는 ‘특종’ 보도가 늘어난 게 아니라 [단독] 표기를 단 보도가 늘어났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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