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역 유세에서 철 지난 ‘색깔론’을 들고나왔다. 대선을 보름 앞둔 상황에서 지역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대신, 이념 공세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윤석열 후보는 22일 충청남도·전라북도 ‘서해안 라인’ 유세에서 현 정부에 대한 막말을 쏟아냈다. 윤 후보는 충남 당진시에서 “이 정권은 좌파 사회혁명 이념을 공유하는 이권 결탁세력”이라며 “이재명의 민주당과 대한민국 자유민주 국민의 대결이라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윤 후보는 충남 홍성군에서 민주당을 “사회를 서서히 자유민주국가가 아닌 사회주의 국가로 탈바꿈시키려는 몽상가인 좌파 혁명이론에 빠져있는 소수”라고 규정했으며 충남 보령시에서 “생각이 평양과 똑같다”고 말했다.

윤석열 후보가 15일 오후 부산 서면 젊음의거리에서 열린 거점 유세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을 맹비난하던 윤 후보는 전북 익산에선 대뜸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켜세웠다. 윤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이 계셨다면 호남 주민들이 원하고 기업이 들어오겠다고 하는 복합쇼핑몰 유치를 아마 먼저 추진했을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계셨다면 도시개발사업에 3억5000만원을 들고 가서 1조의 시민 재산을 약탈하는 부정부패를 결코 좌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향신문은 23일 4면 <윤석열 “민주당, 생각이 평양과 똑같다” 또 색깔론 카드> 보도에서 “대선을 보름 앞두고 색깔론과 이념 공세를 꺼내든 모습”이라면서 “충청·전북 ‘서해안 라인’ 캐스팅보트 지역에서 이념을 부각했다. 김대중·노무현은 띄우며 여당 지지층 내부 균열을 노렸다”고 분석했다.

윤석열 후보가 색깔론을 들고나온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윤 후보는 지난 19일 울산 유세에서 민주당을 겨냥해 “50년 전 철 지난 좌파 혁명이론을 공유하는 사람들, 소위 ‘비즈니스 공동체’”라고 했다. 또한 윤 후보는 지난해 12월 전남 선대위 출범식에서 “(현 정부 인사들이) 외국서 수입한 이념에 사로잡혀 민주화운동을 한 분들과 같은 길을 걸었다”고 했다.

주요 신문들은 윤석열 후보의 망언을 두고 “정치 문화를 후퇴시키는 퇴행”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한겨레는 20일 사설 <윤석열의 선 넘은 막말, ‘증오의 대선’ 원하나>에서 “(윤 후보 주장은) 냉전 시대에 민주화운동 세력을 고립시키려고 퍼붓던 ‘철 지난’ 색깔론”이라면서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려는 퇴행에 다름 아니다. 2022년 대선에서 이처럼 시대착오적인 행태를 다시 보게 되다니 기가 막힐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일보는 지난해 12월 31일 사설 <尹, 네거티브· 색깔론으로 지지율 만회할 수 있나>에서 “윤 후보로선 최근 주춤해진 정권심판론의 불씨를 지펴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정책 경쟁은 뒷전으로 밀리고 진흙탕 싸움만 가열될 게 뻔하다”며 “구태 색깔론까지 들먹이는 이런 전략이 국정 비전과 정책을 알고 싶어 하는 중도 부동층의 유권자들에게 얼마나 통할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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