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OTT 쿠팡플레이의 ‘SNL 코리아 시즌2’가 엉터리 수어를 웃음 소재로 사용해 비판받자 영상을 내리고 사과문을 올렸지만,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언론인권센터는 21일 “SNL 코리아 속 수화 통역사 희화화 장면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수화 통역사를 웃음거리로 삼고 희화하는 장면으로 수어를 사용하는 것은 청각장애인을 비하하는 것과 다름없다. SNL 코리아는 사회적 약자를 희화하고 비하하며 웃음을 생산해내는 행태를 당장 멈춰야 한다”는 논평을 발표했다.
언론인권센터는 “SNL 코리아 시즌2는 지난해 12월 방영 시작 이후 권력이 약하고 사회적 지위가 낮은 이들을 대상으로 비판과 조롱을 이어왔다”며 “SNL 코리아의 가장 대표적인 캐릭터 중 하나인 ‘인턴기자’는 사회 초년생을 희화화해 ‘MZ세대 혐오’, ‘여성 혐오’라는 비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위조품을 사용해 비판받았던 일반인 출연자를 향한 사이버불링 흐름에 편승해 그를 조롱하는 장면을 내보내기도 했다”며 “만만한 상대만 때린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언론인권센터는 “약자를 희화화하고 비하하는 것을 통해 웃음을 생산해내서는 안 된다”며 “특히 웃음을 목적으로 하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약자를 소재로 하는 개그는 어떤 이유로도 용인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SNL 코리아는 지난 12일 공개된 7화 ‘위켄드 업데이트’ 코너에서 배우 정상훈을 ‘AI 수어통역사’로 등장시켰다. 아나운서로 분한 모델 정혁이 뉴스를 전할 때 옆에 있던 정상훈은 수어 통역 연기를 하면서 과장된 동작과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편파 판정으로 국민들이 화가 났다는 내용을 전할 때는 손가락으로 머리에 뿔 모양을 만든 채 눈과 입을 크게 벌리는 표정을 지어 보이며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 벌어진 편파 판정을 풍자했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청각장애인이 사용하는 언어인 수어를 비하했다고 비판했고 SNL 코리아는 21일 온라인에 올린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SNL 코리아는 “제작 의도와 다르게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깊이 사과드린다”며 “해당 영상을 삭제 조치했으며, 본편에서도 삭제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 방송프로그램 제작 과정에 있어 소재와 표현에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사과 게시글 아래 “사과문에 수어라는 언급이 하나도 없네요, 농인의 언어인 수어를 희화하고 모욕했다고요”, “농인에 대한 사과는 없나요”, “누가 봐도 수어를 사용하는 농인들을 비하하는 몸짓과 표정을 개그랍시고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는 게 제일 코미디” 등 사과문을 비판하는 댓글이 100개가 넘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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